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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신학/예배학

목사의 복장과 복식

현재 로만 칼라로 불리는 목회자의 평상복은 유럽에서 개신교 목회자들과 법조인들의 드레스 코드였다. 그들은 말을 타기 위한 편의상 검은 옷에 흰색의 목테두리(sweatband, cravat)를 했다.

로만 칼라로 알려졌지만 원래 클러지 칼라(clerical collar)는 이후 유럽에서 개신교 목사의 일상복이었다. 20세기 제2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 로마 가톨릭에서는 아직 이런 복장이 신부들의 평상복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현대 근본주의 개신교인들 사이에서, 로만 칼라가 가톨릭 성직자 예복의 전형이고 그것을 개신교로 가져왔다는 오해와 무지가 난무하고 있다.

영국성공회 조사센터(Glasgow Herald, 1894.12.6일자: The Times, 2002.3.14 : 1909년 글래스고우에서 발행된 Who’s Who에 실린 도날드 맥클라우드에 대한 글)에 의하면, 현재 형태의 클러지 칼라는 글래스고우에서 목회하던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의 도널드 맥클라우드(Donald Mcleod) 목사가 처음 고안해서 착용했다.

1840년 경, 영국 목회자들은 세속과 자신을 구별한다는 의미에서 그 외적 상징으로 이 드레스 코드를 채택했다. 그 당시 사용된 검은 옷에 흰색 스카프나 타이를 하는 추세는 수십년간 지속되었고, 1880년대에 와서 목사의 예복으로 클러지 칼라(clerical collar)가 애용되었고 19세기가 끝나갈 때 즈음 목사들의 평상복으로 보편화되었다. 흰색 목 라운드는 이후 검은색 깃에 목젖 부분을 트고 흰색으로 간이 라운드를 두는 오늘날의 형태로 개량되었다.

소위 개혁주의 전통에서도 이 의복을 패용했는데, 장로교회에서 개량된 이 클러지 칼라는 성공회, 감리교, 정교회, 침례교, 루터교 등에서 사용되었고 후에 로마 가톨릭에서도 사용되었다.

1967년에만 해도 로마 가톨릭 성직자들은 평상복으로서 발목까지 내려오는 캐삭(cassock)을 입었었는데 이 옷은 예전복이 아니라 가톨릭 성직자들의 평상복이었다. 예전에서는 알브를 입고 그 위에 캐슈블, 스톨을 패용하는 것이 전형적 형태였다. 그러다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클러지 칼라를 가톨릭 성직자들의 평상복으로 공식적으로 수용했다. 이 때부터 로만 칼라로 불리기 시작했다.

원래 클러지 칼라는 성공회, 장로교, 루터교 전통과 같은 교파 성직자들의 전형이었고 후에 감리교, 오순절파 그리고 비교파교회들에서도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로마 가톨릭에서는 부제로 서품되기 전의 고학년 신학생들이 학교나 교구에서 이 복장을 입는 것이 허용되었다.

성직을 구별하는 복식이라고 오해를 받는 것과 다르게 이 클러지 칼라가 영국과 여타의 영연방 국가에서 19세기 중반까지 ‘개 목걸이’(dog collars)로 불려지기도 했다. 그리스도연합교단 소속의 케네스 콜린스(Kenneth W. Collins) 목사는 ‘예전복과 목회자 의복’(‘Vestments and Clericals’, Hemera Technologies, Inc)이란 글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의 도날드 맥클라우드 박사가 목을 두르는 셔츠 스타일을 고안했고, 장로교 목사들이 얼마 후부터 흰색 밴드를 패용했다. 맥클라우드는 자신이 고안한 셔츠 스타일에 목 둘레에 탭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현재 형태로 조화시켰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한참 후까지 이것을 성직자들의 일상복으로서 채택하지 않았다.”(http://en.wikipedia.org/wiki/Clerical_collar)

클러지 셔츠는 예전복이 아니라 평상시의 의복이고, 목 전체를 흰색밴드로 감싸는 형태(neckband shirts)와 목젖부분이 트인 셔츠에 흰색의 탭을 추가하는 형태(tab-collar)가 있는데, 현재는 후자가 주로 애용되고 있다.

주의할 점은 장로교회는 목회자의 복장을 평상복으로 본다. 그 평상복이 바로 오늘날 양복인 셈인데, 클러지 칼라를 차용한 양복을 예전복이나 성직자의 특별한 복장으로 이해하는 것은 난센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