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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

실존과 본질(1) 실존주의에서 실존은 존재를 말하고 본질은 존재하는 것의 목적을 의미한다. 보통 자연은 본질이 실존을 앞선다. 예컨대, 시계는 시간을 가리키는 본질이 있기에 존재하고 책은 읽기 위한 목적이 있기에 존재한다. 하나님의 모든 창조는 이 본질로부터 존재 곧 실존을 유발한다. 자연 만물은 스스로의 본질을 바꿀 수가 없다. 외부적 요인이 아니고서는 그 본질을 스스로 바꿀 수 없다. 그런데 샤르트르가 말한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l'existence précède l'essence"_1945년 샤르트르의 실존주의는 인문주의일까라는 강연에서 최초로 등장)라는 표현은 자연의 이런 구성과는 정반대의 인간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인간은 그가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본질이 먼저 있지 않고 그저 태어나 존재한다. 어떤 역할이나 목.. 더보기
창조와 진화 곤충 곰팡이 목에 속하는 엔토모프토라 무스카에(entomophthora muscae)라는 곰팡이가 있습니다. 이 곰팡이가 집파리와 집파리를 감염시켜 파리의 신경계를 조정함으로 번식하는 생화학적 메커니즘이 밝혀졌습니다. 2018년 캐롤린 엘리야(Carolyn Elya)를 비롯한 여러 연구진들이 "Robust manipulation of the behavior of Drosophila melanogaster by a fungal pathogen in the laboratory"라는 논문을 통해서 초파리의 배에 곰팡이를 감염시킨 후 행동 변화를 관찰한 결과물을 내놓았습니다. 감염 후 96시간이 지나면 곰팡이에 감염되어 파리의 몸과 뇌가 곰팡이에 정복당해서 이상행동을 하게 됩니다. 파리는 높은 곳을 찾아서 올라.. 더보기
나와 큐티 저는 큐티하는 방법이 그다지 문제인 거 같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저의 주관적인 경험의 반영입니다. 그래서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저는 고 1-2 즈음에 큐티를 처음 배웠습니다. 사실 정확히는 배운게 아니라 큐티책이란 걸 처음 받았습니다. 고신측 교회를 다닌 저는 SFC에서 나온 "날마다 주님과"라는 큐티책을 교회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것을 받았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고 1 때는 그냥 던져만 놓았던 거 같고 고 2 때는 가끔씩 보았던 거 같습니다. 그러다가 고3이 되어서야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을 사모해서 이 책으로 열심히 큐티라는 걸 했던 거 같습니다. 그때는 제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몰랐지만 성령께서 조명하셔서 성경이 읽히도록 도우셨던 거 같습니다. 당시 좋았던 것 중 하나는 본문.. 더보기
과학과 신앙 1930년, 에드윈 허블은 별들이 점점 멀어지는 것과 별과 별들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관측하게 됩니다. 이는 우주가 팽창한다는 것에 대한 처음 발견한 직접적인 증거입니다. 이렇게 팽창하는 것을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우주의 나이를 138억년 정도로 추정합니다. 이것 역시 추정일 뿐이죠. 그러나 팽창이라는 관측에서부터 시작된 추정임으로 상당한 신빙성을 갖게 됩니다. 흔히 빅뱅이론이 탄생하게 된 기초가 형성된 것이죠. 1980년 물리학자 엘런 거스와 헨리 타이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초기 우주의 입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중력에 대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뉴톤의 물리학에서 중력은 천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입니다. 그런데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물질이 존재하지 않는 빈 공간에 에너지만 균일하게 .. 더보기
영화 내 이름은 튜니티 1971년작 서부영화 "내 이름은 튜니티"라는 작품이 있다. 나도 어린시절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근데 이 영화의 원제가 They call me Trinity다. 영화 장면에서 보면 트리니티는 튜니티로도 발음이 되는 거 같다. 잘 아는대로 트리니티는 삼위일체를 가리킨다. 이것을 일종의 메타포 같다. 트리니티가 돕는 서부 정착 원주민들이 몰몬교도들이며 몰몬교도들은 삼위일체를 믿지 않는다. 영화에서 튜니티는 이 몰몬교도들의 구원자로 나오며 그 공동체에 말을 선물하기도 하지만 그 공동체에 정착하지 않고 홀연히 떠나는 스토리를 그리고 있다. 삼위일체를 믿지 않는 공동체 몰몬인들의 구원자 튜니티 그 자체로 풍자적 성격이 가득하다. 실제 영화의 악당들과 몰몬교도들의 결투씬은 슬랩스틱 코메디로 그려져서.. 더보기
멀러 교수의 개혁파 정통신학 이해 멀러 교수의 개혁파 정통신학 이해 개혁파 정통신학에 대한 멀러 테제에 대한 교의학적 성찰 1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의 뒤를 이어서 16세기 말에서 18세기 초까지 이어진 개혁파 정통신학(reformed orthodoxy) 또는 소위 “칼빈 이후의 칼빈주의(Calvinism after Calvin)라고 좀 부정확하게 언급되기도 하는”1) 신학 사상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정통주의 신학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를 원하는 학자들은 일관성 있게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왔으나, 19세기와 20세기의 일부 학자들은 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며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면서 논의하는 일이 많았었다. 이에 대해서 아직도 서로 대립되는 다른 논의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으나,2) 근자에 개혁자들과 개혁파 정통신학의 연속성/비연속성 문제 대.. 더보기
아미랄두스(Amyraldus) [요즘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Four-Point Calvinist와 관련해서, 아미랄두스 얘기가 나와서 찾아 봤다. 프랑스어로는 모이즈 아미로(Mouse Amyrault), 라틴어로는 아미랄두스(Amyraldus), 영어로는 모세스 아미라트(Moses Amyrat)라 불리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사람의 사상을 아미로주의라 부른다.] 1. 소뮈르 학파(the School of Saumur)의 아미랄두스(Amyraldus)는 보편적이고 조건적인 작정(decree)과 제한적이고 무조건적인 작정을 구별하였다. 전자를 통해서,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를 통해서 보편적 구원을 마련하고서 모든 사람을 똑같이 믿음을 조건으로 한 구원으로 초청하기로 작정하였고, 후자를 통해서는 그 누구도 스스로는 믿지 않으리.. 더보기
성찬과 속성 교류 정리 알렉산드리아 학파가 주장하던 본성 간의 직접적인 속성 교류(communicatio idiomatum in abstracto)는 칼케돈에서 부정되었다. 신성과 인성은 혼합되지 않으시고 변화되지 않으시며 분리되지 않으시고 나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었다(in duabus naturis inconfuse, immutabiliter, indivise, inseperabiliter agnoscendum). 따라서 성찬 논쟁에서의 속성 교류는 고대교회에서 말하는 직접 교류가 아니라 위격 안에서의 간접적인 속성 교류(communicatio idiomatum in concreto)를 의미한다. 이 교류 방식은 다시 3가지 영역으로 설명되었다. 1. genus idiomaticum, 2. genus maiestaticum.. 더보기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이란 신학의 탄생 배경 아퀴나스와 둔스 스코투스의 신학을 대표적인 중세 스콜라 신학이라고 합니다. 아퀴나스는 주지주의적 전제를 스코투스는 주의주의적 전제에서 출발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스콜라 신학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신학적인 전용입니다. 신학을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체계를 원용해서 전개했다는 의미입니다. 아퀴나스는 그리스도의 의가 우리에게 "주입"이 되면 지성이 우리를 이끌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여기서 주입된 의란 하이델베르트 요리문답이나 개혁파 주요 신앙고백서들에 등장하는 참 지식과 의와 거룩(골 3:10, 엡 4:24)을 의미하며 원의라고 불립니다. 이것의 부재로 인해서 하등한 인간의 구성인 몸과 그 정욕에 의해서 인간이 죄에 빠진다고 본 것입니다. 즉, 타락을 단지 이 원의의 부재로 본 것이죠. 아퀴나스의 이 신학 사색.. 더보기
화란 개혁 교회의 영성과 경건 화란 개혁 교회의 영성과 경건 - Gisbertus Voetius를 중심으로 - 변종길 (고려신학대학원, 신약학) I. 서론 본 논문에서 필자는 화란 개혁 교회의 영성과 경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그러나 그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에 17세 기의 푸치우스를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그러나 푸치우스를 살펴보는 것도 쉽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의 글들은 거의 다 라틴어로 쓰여졌으며, 이것마저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의 글들 중에서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몇 편이 화란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으며, 그에 대한 연구가 화란에서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이러한 것 들의 도움을 받아 푸치우스의 경건에 대한 견해를 조금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 교회에서는 아직 그에 대한 소개나 연구 가 미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