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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

예배와 노동, 그리고 이웃 사랑 예배와 노동, 그리고 이웃 사랑 출애굽기 9:1의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의 원어는 עָבַד로 섬긴다는 뜻으로 예배한다는 문맥에서 사용된다. 이 단어와 같은 어원을 가진 단어로 출애굽기 1:14의 "노동"으로 번역되며 원어는 עַבֹדָה로 예배와 동일한 어원에서 나왔다. 그래서 예로부터 베네딕트 수도회 수사들은 '노동하는 것이 기도요, 기도가 곧 노동이다'라는 생각했다. 바울의 파루시아에 대한 설교를 3주밖에 못들었던 데살로니가 교인들은 노동을 그치고 기도와 예배만 하려 했고 이에 대해서 바울은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살후 3:10)고 권면 했다. 우리 예배는 우리 노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데살로니가 교인과 같이 세상에서 분리되기를 원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있는가.. 더보기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 정신과 의사이며 UCLA의 교수인 마크 고울스톤은 도저히 의사소통이 불가능할 때조차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는 ‘비법 코드’를 30가지로 명쾌하게 정리한다. 그는 인간에게 ‘3개의 뇌’, 곧 가장 원시적인 뱀의 뇌, 중간층의 토끼의 뇌, 가장 바깥층의 인간의 뇌를 말한다. 각 뇌는 감정상태에 따라 작동하는데 가장 파괴적인 것이 바로 ‘뱀의 뇌’다. '뱀의 뇌'가 작동할 때, 비교적 이성적인 뇌들이 작동을 멈추는데 그 순간은 공포, 불안, 위협을 느낄 때다. 그러므로 상대가 ‘뱀의 뇌’가 작동할 때는 설득이 먹히지 않는다. 만일 그런 순간을 만날 때는 상대가 ‘뱀의 뇌’에서 벗어나 ‘토끼의 뇌’나 ‘인간의 뇌’의 상태가 되도록 유도하고 설득을 진행해야 한다. 최고의 설득을 위.. 더보기
다중 인격과 인격 출현 다중 인격 같은 현상을 짧게 경험한 적이 있다. 초등학교 4-5학년 쯤이었다. 부산 살 때인데 아버지가 동생과 나를 차별하는 것과 정서적 학대가 너무 노골적이었고 그 날 따라 초저녁에 깊이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가족들이 식탁에서 나보고 "어제 왜 그랬냐"고 물었다. 난 전혀 기억이 없는데 자다가 일어나 나와서 의자를 들고 내리치면서 여동생에게 "까불면 죽여 버리겠다"고 하고 방에 들어가 잠 들었다고 가족들이 전해주었다. 그때 사람이 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하면 이런 일도 발생하는구나 하며 마음에 담아둔 적이 있다. 나중에 심리학을 배우면서 해리나 다중인격은 학대가 배경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대학 때 우연히 읽었던 프랑스인의 학대로 인한 다중인격 장애에 대한 자전적 보고서는 이 현상에 대한 이.. 더보기
삼위일체론과 욕동 삼위일체론에서 성자는 "나심" 성령은 "나오심"으로 설명한다. 이 때 성부가 인격적 주체가 되어서 성부의 "낳으심"이며 성부와 성자의 "내심"이다. 성자는 성부로부터 "나심"이 되고 성부는 성자를 "낳으셨"다. 성령은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오심"이 되고 성부와 성자는 성령을 "내셨"다. 이 때 성부는 본질로부터 분리된 인격체만을 의미하지 않고 그의 본질로부터 성자의 인격을 낳으셨다. 따라서 성부와 성자는 그 본질에서 "동일본질"이 되신다. 성부와 성자의 성령을 "내심"도 어떤 능력이나 에너지를 내심이 아니라 인격을 "내심"이며 그렇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구별되는 인격과 동일 본질을 지닌다. 만물은 그 창조로부터 창조주의 영광을 지향하는 "분출" 혹은 "산출"의 힘이 있다. 12세기 이슬람 철학자, 아베.. 더보기
신학과 동양학 사서 중 중용의 "서"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하늘의 마음은 미약하고 사람의 마음은 위태로우니 오직 하나로 정진하여서 그 가운데를 붙들라 그것이 중용이다. 뭐 대충 이렇게 의역이 가능할 듯 하다. 하늘의 마음이라고 번역해 둔 것은 사실상 성리학의 문맥상 하늘 그 자체의 마음이라기보다 인간 내면에서 만나게 되는 하늘의 마음 곧 선한 마음은 미약하고 그 흔적이 희미해서 사람들이 알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그런가하면 사람의 마음은 위태로운데 치우치기 쉽고 죄로 기울기 쉽기 때문이다. 성리학자들은 하늘의 마음을 성(性)이라고 하고 사람의 마음을 정(情)이라 했다. 그리고 미미하여서 알기 어려운 하늘의 마음의 끝트머리를 사단(四端)이라 하여 인의예지(仁義禮智)를 들었고 위태로운 사람의 마음을 칠정(七情)이라고 한다.. 더보기
서양인 조선 평 인용문 조선의 아이들은 밤이고 낮이고 책상머리에 앉아 책을 읽었다. 아이들이 책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이 얼마나 뛰어나든지 경탄스럽다 #하멜표류기 이곳에서 감탄하면서 볼 수밖에 없었던 것, 우리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도 어디든지 책이 있다는 사실이다. #앙리쥐베르_조선원정기 더보기
머리에 꽂은 꽃의 의미 미친 여자가 머리에 꽃을 꽂은 것은 그 병증이 이쁨 받지 못해 생긴 증상이라는 단적인 예시다. 더보기
그리움과 편가르기 그리움은 편 가르기를 하는 편이다. 그 편가르기는 불안에게 의심을 안긴다. 그리움이 담아두려는 것은 온전히 내것이지 않은 것 같음에 대한 시기이지만 불안은 그것을 의심이란 유보적 방식으로 받는다. 무언가 주고받았으나 그들은 자기 세계에 갇혀 있다. 바벨탑은 이런 종류의 것이다. 미안하다를 착한 척이라고 받는 사람들은 자신이 미안해야 할 상황에 착한 척을 하므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렇게 자기의 시기와 적대를 누군가에게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걸 받는 사람은 또 각자의 세계로 그걸 받는다. 더보기
소통과 적개 적개심으로 떠 있는 사람과 사랑으로 소통하는 사람이 있는 거 같다. 사랑하는 사람은 듣게 되지만 미워하는 사람은 항상 상대에게서 자신을 본다. 분노나 짜증의 본질은 화풀이 곧 자기 것을 남에게 해대는 데 있다. 정신증으로 갈수록 소통의 지수는 낮아지고 세상의 소리와 타인의 태도는 모두 자기로 해석된다. 답정녀처럼 이미 듣고 싶은 게 정해진 채로 그의 원함을 무한 반복한다. 더보기
억울함의 특징 억울함의 특징은 무한 되새김이다. 평소에 감정 표현을 잘 못한다. 해야 할 말은 주로 혼자 있으면 생각이 나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뇌 회로가 되새김을 계속한다. 억울함은 그래서 논리로 무장되어 있는 편이지만 그다지 설득적이지 못하고 설득이 필요한 순간에는 강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억울함의 하소연은 이해받기를 원함이 자리하고 있지만 택도 아닌 일에 자의식이 과잉이어서 상처를 자초하는 경향이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