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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한국교회사

[교회사 Q & A] 한국인은 셈족인가?

Q.

노아의 세 아들에서 세 인종(흑인종, 백인종, 셈족과 황인종)이 유래했다는 이론의 의미는 무엇이며, 한국인이 셈족이라는 최근 이야기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A.

예, 아주 재미있는 주제이지만 두 이론 모두 근거가 없습니다. 두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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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삼인종설: 성서의 창세기 설화를 바탕으로 한 삼인종설은 과거 인류를 분류하는 지배적인 틀이었으나, 현대 과학은 이를 상징적 서사로 재해석한다. 삼인종설의 유래, 비판, 현대적 해석을 정리하자.

1. 삼인종설의 유래와 의미

삼인종설은 대홍수 이후 노아의 세 아들인 셈(Shem), 함(Ham), 야벳(Japheth)이 각각 인류의 조상이 되었다는 믿음에서 시작했다.

1) 유래: 창세기 9장과 10장의 '민족들의 표(Table of Nations)'에 근거한다. 중세 유럽인들은 이를 지리적 세계관과 연결하여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셈: 아시아인 (중동 및 동양), 함: 아프리카인 (흑인), 야벳: 유럽인 (백인). 18세기에 독일에서 이를 이론화했다.

2) 의미: 전 인류가 한 조상에서 나왔다는 '단일 기원론'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시대에 따라 특정 인종의 우월성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쓰였다. 특히 '함의 저주' 담론은 근대기 노예제와 인종 차별을 신학적으로 정당화하는 논리로 악용되었다.

2. 인류학 및 고고학적 비판

현대 인류학적·고고학적 성과는 삼인종설의 생물학적 타당성을 부정한다.

1) 유전적 연속성: 현대 분자 인류학은 인류가 노아의 세 아들처럼 세 갈래로 깔끔하게 나뉘지 않음을 증명했다. 현생 인류(Homo sapiens)는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기원하여 여러 차례에 걸쳐 전 세계로 확산했으며, 이 과정에서 끊임없는 혼합이 일어났다. 한 아버지 노아에게서 세 인종의 아들이 태어날 수 없다. 그들은 인종이 아닌 당시 구약 시대의 지역을 대변한다.

2) 형질 인류학의 한계: 피부색이나 골격 같은 외형적 특징(표현형)은 환경 적응의 결과일 뿐, 이를 기준으로 인류를 세 그룹으로 고정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

3) 고고학적 증거: 성서의 연대기보다 훨씬 이전 시기의 인류 유적이 전 대륙에서 발견되므로, 기원전 수천 년 전의 홍수 사건을 인류 인종 분화의 기점으로 보기는 어렵다.

3. 최근 인종 이론에 따른 창세기 설화 설명

최근의 인류학적 담론은 인종을 '생물학적 실체'가 아닌 '사회적 구성물'로 인식한다. 이 관점에서 창세기 설화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1) 인문학적·상징적 해석
오늘날 학계는 창세기 10장의 계보를 생물학적 보고서가 아니라, 고대 근동의 지정학적 관계를 반영한 지도로 이해한다.

2) 민족 간 관계의 투영: 당시 이스라엘 주변국과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유대 관계를 '가족 관계'로 치환하여 설명한 문학적 장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3) 다양성의 일치: 삼인종설은 인종적 차별보다는, 인류가 서로 다른 모습으로 흩어져 살지라도 근원적으로는 '한 가족'(아담과 노아의 후예)이라는 인류의 보편적 동질성을 강조하는 서사로 재조명받고 있다.

4) 현대 과학과의 조화 (비유적 접근)
일부 신학적 인류학자들은 노아의 세 아들을 특정 인종의 조상이 아니라, 농경, 목축, 도시 국가 형성 등 초기 문명의 발달 단계나 문화적 확산을 상징하는 인물들로 해석하여 고고학적 사실과 연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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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한국인의 조상은 이스라엘의 사라진 열지파에서 온 셈족일까?
이 문제는 내 책 <다시 쓰는 초대한국교회사>(2016), 476-482쪽과 <이야기 한국교회사 1>(2025), 129-131쪽에서 상세하게 다루었다. 맥레오드에게서 시작된 추정이 1980-90년대 한국이 잘 살고 한국교회가 흥왕하자 만들어진 허황된 자부심의 한 발현이 단군의 단 지파 후손설이었다. 여기에 창조과학회 소속 아마추어 아시아학 학자들이 한자의 셈족 창제설을 비판없이 수용하면서 그 이상한 썰이 한국교회에 퍼지게 되었고, '아리랑'이나 '무궁화' 등에 대한 근거없는 설이 유행하게 되었다.

1. 한국인 셈족 유래설과 창조과학의 시각
창조과학과 일부 보수적 기독교계에서는 인류의 분산을 창세기 11장의 바벨탑 사건으로 설명하며, 노아의 아들 셈의 후손 중 하나인 '욕단(Joktan)'의 무리가 동방으로 이동해 한국인의 조상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주로 문화적 유사성(흰 옷을 즐겨 입음, 제천 의식 등)과 언어적 추정을 근거로 내세우며, 성서의 기록을 문자 그대로 인류사에 대입하려 시도한다.

2. 한자(漢字) 속 대홍수 및 셈족 창제설 비판
창조과학자들은 한자가 대홍수 이후 셈족에 의해 창제되었으며, 그 글자 속에 창세기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예로 다음과 같은 한자 풀이를 제시한다. 배 선(船): 배(舟) + 여덟(八) + 입(口) = 노아의 방주에 탄 8명을 의미. 금할 금(禁): 나무(木) 두 개 + 나타냄(示) = 에덴동산의 생명나무와 선악과를 금함.

1) 비판적 고찰: 갑골문과 금문의 고고학적 사실을 무시한 설이다. 현대 한자 자형은 수천 년간의 변천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다. '船'자의 경우, 갑골문이나 금문에서는 '八'이 숫자 8이 아니라 물결이나 배의 부속품을 형상화한 것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문자학계의 정설이다. 즉, 현대식 자형을 자의적으로 분해하여 성서에 끼워 맞춘 '사후 해석'에 불과하다.

2) 이런 해석을 창시한 자들은 17-18세기 중국에서 활동한 천주교 선교사들로 색은파(索隱派, 보사학파, Figurists)라고 한다. 대표적인 인물은 요아킴 부베 (Joachim Bouvet, 白晉)--강희제의 총애를 받았던 인물로, 『역경』의 64괘가 기독교의 진리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복희씨를 아브라함이나 에녹과 동일 인물로 보기도 했다.--와 조셉 드 프레마르 (Joseph de Prémare, 馬若瑟)--한자의 구조를 분석하여 기독교적 교리를 도출하는 '파자(破字)' 방식의 기초를 닦았다--가 있다.

3) 한자는 황하 문명권의 독자적인 산물로, 수메르나 히브리 문명과의 직접적인 교류나 계통적 연관성이 고고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셈족이 동방으로 와서 한자를 만들었다는 주장은 문자의 발생 시기와 이동 경로상 시차가 맞지 않는다.

3. 인류학적·유전학적 관점에서의 비판
현대 인종 이론과 과학적 데이터는 '한국인 셈족설'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정한다.

1) 유전적 거리 (Haplogroup 분석): 한국인의 부계 하플로그룹은 주로 O(O-M175)와 C(C-M217) 계열이다. 반면 중동 지역의 셈계 민족은 J나 E 계열이 주를 이룬다. 유전적으로 한국인은 동북아시아의 고립된 혹은 혼합된 계통이며, 중동의 셈족과는 생물학적으로 매우 먼 거리에 있다.

2) 언어학적 고립: 한국어는 알타이 제어와의 연관성 혹은 고립어적 특성을 보이지만, 굴절어인 셈어파(히브리어, 아랍어 등)와는 문법 구조나 핵심 어휘에서 계통적 공통점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3) 문화적 아전인수: '흰 옷'이나 '고인돌' 같은 문화적 특징은 특정 민족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문화권에서 독립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를 특정 종교적 서사와 연결하는 것은 확증 편향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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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사회적 기억'으로서의 신화
최근 인종 이론은 창세기의 족보를 '인종적 기원'이 아닌 '정체성의 서사'로 본다. 한국인이 셈족의 후예라는 주장은 과학적 사실이라기보다, 한국 기독교가 서구 중심의 성서 세계관 속에서 민족적 자부심과 종교적 정체성을 결합하기 위해 만들어낸 '근대적 신화'이다.

현대 고고학은 인류의 이동을 수만 년 단위의 점진적 과정으로 설명하며, 특정 시기에 세 형제로부터 인종이 갈라졌다는 단순 논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Sung-Deuk O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