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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신학/구약주석

새로운 구약 주석의 기초

새로운 구약 주석의 기초


1. 텍스트(text)와 텍스쳐(texture/)
텍스트(text)는 텍스쳐(texture/짜임새,구조)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고백하는 성서는 잘 짜여지고 배열되고 모양을 이룬 구조물이다. 일종의 옷감처럼 자기의 고유한 색깔과 모양을 지니고 있는 텍스트이다. 성서본문은, 하나님의 말씀은 곧 글로 "짜여져 있는" 작품이다. 주석의 핵심은 텍스트가 어떻게 해서 기록되어 있는지, 그 기원을 분석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이 어떻게 해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고정되어 있는지, 그 역사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아니다. 그 속에 어떤 자료가 언제, 어떻게 새겨지게 되었는지, 그 요소를 판별하는 작업이 아니다. 주석의 핵심은 최종 형태의 본문을 텍스쳐로 보고 텍스쳐가 간직하고 있는 모양을 이해하는데 있다. 
  주석에서 중요한 것은 텍스트를 하나의 작품으로 보고 해석하는 일이다. 여러 자료, 요소, 단위, 단락들이 모여 짜여진 성서본문이 과연 최종적으로 어떤 모습을 지니고 있는지를 해석하는 일이다. 텍스트를 통해 무엇인가를(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어떻게 쓰여지게 되었는가를) 들여다보려고 시도하지 않고 텍스트 자체를 응시하는 일이다. 텍스트를 더 이상 정보를 얻기 위한 창문으로 여기지 않고, 텍스트 자체를 감상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텍스트를 주석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텍스트가 바로 주석의 대상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성서해석은 성서를 역사적 산물로 보는 측면에만 지나치게 치중했다. 이로 인하여 성서본문의 역사적 상황을 밝혀 냄으로써 성서 본문이 본래 무엇을 의도했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성서자체를 보지 못하고 마는 누를 범하게 되었다.
그런 까닭에 새로운 성서해석은 "텍스트의 마지막 형태"를 이해하는 일을 연구의 과제로 삼는다. 해석하되 종합적으로, 총체적으로, 공시적으로 접근한다. 해석하되 텍스트를 하나의 유기체로, 통일체로 보고 시작한다. 우리는 이것을 공시적 해석이라는 용어로 불렀다. 새로운 성서 해석은 바로 텍스트의 마지막 형태란 최종형태의 본문, 곧 현재 우리가 읽고 있는 본문이다. 우리가 지금 일고 있는 본문이 무엇을 전달하고 있는지를 해명해야 한다는데 성서해석의 궁극적 과제가 있다.

새로운 성서해석에는 여러 모델들이 있다.
   * 정경비평적인 해석(Canonical Criticism)     * 민속학적 접근(folklore)
   * 수사학적 분석                            * 미드라쉬(Midrash)적인 해석
   * 구조주의적 해석                          * 이야기 비평(Narrative Criticism)
   * 사회과학 비평(Social-Scientific Criticism)
   * 포스트 모던적 성서비평(Postmodern Biblical Criticism)
컬리(Robert C.. Cully)는 이런 이론들을 크게 두 부류의 구분한다. 하나는 성서본문을 언어로 이루어진 하나의 구조물로 보고 그 구조물 자체를 해석하는 일에 초점을 둔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본문의 맥락에 해당되는 사회, 역사, 문화를 새롭게 이해함으로써 본문의 의도가 무엇이지를 다시금 파악하는 일에 초점으로 둔 모델이다.
이외에도 신비평(New Criticism), 여성신학적 비평(Feminst Criticism),이데올로기 비평(Ideological Criticism), 정신분석학적 비평(Psychoanalytic Criticism) 독자반응 비평(Reader Response),  해체주의 (Deconstruction)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있다.     

2. 공시적 해석의 세 기둥 / 수사학, 구조분석, 이야기의 형식

성서에 관한 역사-비평적(historical-critical) 연구 방법(본문비평, 문서비평, 양식비평, 전승사비평, 편집비평 등)은 지난 한 세기 동안에 성서해석학의 주된 전통으로 자리를 잡았다. 역사적 연구의 과제는 ‘성서 본문이 어떻게 현재의 모습을 이루게 되었는가?’ 하는 역사적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다. 역사적이라는 말은 최종 형태의 본문이 형성되는 과정을 통시적으로 ― 연대별로, 세대별로, 단계별로 ― 관찰한다는 뜻이다. 성서의 역사적 연구는 역사의 시공간 안에서 발생한 본문의 의도, 의미, 영향 등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역사-비평의 공헌은 본문의 구절들을 그 역사적인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게 하고, 본문 어구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해석을 피할 수 있게 하며, 본문의 편집과 정경화 작업에서 드러나지 않은 성서 전승의 활력과 전승의 성장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비평은 본문이 지닌 과거의 의미를 추적하는 일에 몰두하다가 오늘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을 간과하고, 성서본문을 분석하다가 본문을 분해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오늘날 성서 해석학의 과제는 역사적 연구의 유산을 이어받으면서 그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성서 해석의 패러다임은 通時的(diachronic) 해석과 共時的(synchronic) 해석으로 나눌 수 있다. 통시적 해석은 본문 이전에 관심을 가지고, 본문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역사를 고찰하여, 저자 및 배경에 관하여 역사적이고 분석적인 해석에 치중한다. 역사-비평은 통시적 해석으로 분류된다. 공시적 해석은 본문 자체에 관심을 집중하고, 본문 전체의 문학적 모습, 본문 전체의 구조, 문체, 본문의 메시지를 전하는 수단 등을 통하여 본문을 이해하고자 한다. 전체적(holistic) 이해를 추구하는 정경비평과 문학비평(수사학 비평, 구조주의 및 이야기 형식 등)은 공시적 해석에 속한다. 이제 성서해석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그리하여 성서 해석에서 역사-비평적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문학비평적 방법이 등장하였다.
거기에는 크게 세 요소가 있다. 수사학, 구조 분석, 그리고 형식주의이다. 뮬렌버그 이래 오늘날에 이르는 성서해석의 흐름이 수사학을, 구조분석을, 그리고 이야기의 형식에 대한 규명을 공시적 관찰을 달성하기 위해 취하는 수단으로 자리잡게 하였다.
역사비평적 성서해석에 대한 도전은 1960년대에 대두된다.
뮬렌버그(James Muilenburg)가 1968년에 행한 “Form Criticism and Beyond”라는 강연을 기점으로, 성서 해석은 통시적 해석에서 공시적 해석으로 넘어가고 있다. 공시적 해석은 성서를 해석의 대상으로 보고, 본문 자체를 감상하고 이해해야 할 작품으로 여긴다. 문학적 방법은 본문의 독립성과 해석자의 주관성을 인정하고 성서 본문에 접근한다. 공시적 해석은 주석과 선포의 간격을 줄이고자 한다.
뮬렌버그의 강연을 통하여 성서학계는 양식비평에서 수사학으로 넘어가는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 다시 말하면 수사학이 구약성서에 대한 해석학적 도구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뮬렌버그가 수사학적 성서해석의 창시자는 아니다. 뮬렌버그가 역사비평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성서해석방법으로 이미 존재하고 있는 수사학을 응용한 것이다.
수사학이 발전해온 과정을 추적해 보면
     1) 고전 수사학의 영향
        :4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수사학. 그레코 로망시대에는 이미 문법, 논리와 함께          "트리비움"(TRIVIUM) 이라는 세 개의 기초학문에 해당하리만큼 중요하게 여김.  
     2) 성서의 문학적 해석
        :필로 ,요세프스, 중세기, 르네상스 근대 현대에 이르러 성서를 문학적으로 해석을             시도.
    3) 양식비평이나 구조주의 같은 학문들이 수사학적 해석에 영향을 미침.
       : 양식비평이 성서를 역사적인 문헌으로 전제하면서도 그 문헌의 "문학성"(문학의            양식)을 진지하게 다루었다.
성서를 문학으로 이해하는 관점의 변화가 새로운 성서해석의 세계를 열게 되었던 것이다.
폴 하우스(Paul R. House)는 문학비평이 성서해석의 한 장르로 자리잡게 되기까지 세 단계로 구분되는 한 흐름이 있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첫 번째  단계는 뮬렌버그의 강연(1968년) "양식비평과 그 넘어"(Form Criticism and Beyond)에서부터 미국 성서학계의 흐름을 대변하는 학회지 {쎄메이야}(Semeia)가
그 첫 호를 발간하게되는 1974년까지이다. 이 단계는 수사학적 성서이해의 씨앗이 성서학계의 토양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시기이다.   
    두 번째 단계는 1974년부터 로버트 알터의 책 {성서이야기 예술}(The Art of Biblical Narrative 1981년)이 등장하기 전까지의 시기이다. 
    세 번째 단계는 1981년부터 오늘에 이르는 시기이다.
폴 하우스(Paul R. House)에 의하면 문학비평적 성서해석의 흐름을 수사학적 방법론이 정착하던 시기- 언어학적 ,철학적, 문학비평과 함께 본문의 형식과 문체가 관찰되던 시기- 성서문학의 예술성과 그 형식에 대한 규명 등을 통해 성서해석의 새 장이 열린 시기로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무작정 폴 하우스(Paul R. House)의 주장만 따라 가서는 안된다.  성서의 역사적 해석에서 공시적해석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양식비평이 기여했던 역할을 간과하고 있다. 수사학적 성서해석의 정립에 가장 가까이 서 있는 대화의 파트너가 양식비평이다. 크니림(Rolf Knierim)과 터키(Gene Tucker)가 주도하고 있는  새로운 양식비평은 최종형태의 본문에 대한 해석을 주안점으로 삼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최종형태의 본문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그것을 해석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수사학, 문학비평과 공통분모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수사학과 다른 점은 수사학이 최종형태의 본문이 어떻게 짜여져 있는지를 수사학적으로 관찰할 때 이 새로운 양식비평은 그것을 양식비평의 언어로써 파악한다는 사실에 있다. 크니림(Rolf Knierim)과 터키(Gene Tucker)의 구조분석은 양식비평을 공시적인 관점에서 조율하여 정착시킨 새로운  형태의 성서해석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수사학, 구조분석, 이야기의 형식을 "같은 시간대에(공시적으로) 활용되는 공시적 해석의 기둥으로 파악하려고 한다. 이때 수사학적 성서 해석에는 두 요소가 들어간다. 하나는 본문의 구조의 기교를 파헤치는 수사학이고 , 다른 하나는 본문의 주제와 소제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전달되는지를 관심 갖는 설득의 수사학이다. 전자는 "키아스무스"(chiasmus)와 "인클루지오"(inclusio) 의 형태로 균형을 이루거나 동심원을 이루는 성서분문의 짜임새에 관심하는 작업이다. 다른 하나는 발톤(John Barton) 과 같은 학자들에게서 나타나는 본문의 주제가 어떻게 성서본문의 단위, 문장, 어구 속에 설득력 있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노력이다. 본문의 구조에 새겨진 수사학은 본문에 대한 구조분석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본문의 전달이 드러내는 설득력(수사학)은 본문 본문의 형식과 이야기의 형식이라는 세 기둥이 우뚝 서 있다. 그리고 바로 이 세 기둥을 연결하는 토양은 본문의 짜임새/구조/ 구성에 대한 관찰이다.

3. 방법론

1) 수사학적 성서해석
    (1) 수사학의 고전적 전통 
성서학자들은 일찍부터 성서본문을 번역하고 주석 하는 일에 성서 고전어의 문법, 의미, 구문론, 수식어, 형용어구, 관용어, 문체변화 등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 필요불가결 하다고     여겨왔다. 성서본문의 문장과 구절이 수사학적으로 치밀하게 짜여져 있음을 감지한 것이다.
수사학의 고전적 전통은 본래 말의 전달, 곧,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 체계에 대한 이론이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와 시세로(Cicero)는 커뮤니케이션에는 세 요소가 있는데 話者곧 저자, 연설/본문, 청중/ 독자이다. 그러면서 수사학은 모두 다섯 분과가 있다고  보았다.
    * 인벤티오(Invento) /소재의 창안(상황에 적절한 자료의 발견)     
    * 디스포지티오(dispositio) /구조(자료를 전체적으로 조직된 틀 속에 배열함)
    * 엘로쿠티오(elocution) /문체( 적절한 단어의 선택과 비유적 표현, 미사여구의 사용)
    * 메모리아(memoria) /기억(구두전달을 위한 준비로서 기억을 돕는 장치 계발)
    *엑티오(pronunciatio/actio) /전달(구두표현의 특징)
오늘날 수사학적 성서해석은 고전 수사학이 지정한 다섯 분과 중 주로 본문의 짜임새를 규명하는 작업과 본문에 사용된 말/글의 특징적인 모습을 규명하는 작업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 수사학적 성서해석이 방법론상 크게 둘로 구분된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 부류는 본문의 구조와 짜임새(구성의 예술)를 규명하는데 초점을 둔 수사학적 해석이고 다른 한 부류는 문체와 표현, 전달과 효과(설득의 예술)를 파악하는데 초점을 둔 수사학적 해석이다.

   (2) 구성의 예술과 설득의 기교
뮬렌버그가 제안한 수사학적 성서해석은 주로 성서본문에 대한 "구성의 예술"을 파악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성서를 저자의 창의력을 파악해야하는 문학작품으로 보고 그 문학작품의 외형상의 특징을 분석하는 작업으로 구체화 되었다. 성서해석은 성서의 문학형태를 충분히 밝혀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성서본문을 구성하는 언어학적 방식과 예술적 짜임새에 대한 철저한 검증만이 본문이 무엇을 의도하고 있으며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드러내 준다고 생각하였다.  


뮬렌버그의 수사학적 해석 방법
첫째, 본문을 문학적 단위들로 나눈다.
둘째, 본문을 구성하는 단위들이 모여서 이룬 모습을 식별한다.
셋째, 저자의 생각이 한 단위에서 그 다음 단위로 어떻게 발전되고 있는지를 도표로              나타낸다.
넷째, 지금가지 살핀 모든 결과들을 종합해서 저자의 의가 무엇인지를 또한 각 단위 속에         주어져 있는 의도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본문을 엮어가는 기교를 파악하는 예술에는 수사학적 장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거기에 자주 언급되는 공식들이 "인클루지오"(inclusio), "키아스무스"(chiasmus), "대칭"(symmetry)과 "비대칭"가 같은 용어들이다.
"인클루지오"는 본문의 단위를 나열했을 때 그 처음과 마지막이 단어, 소재, 주제 등에서 의도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형태를 가리킨다. 본문 전체가 그런 모습을 Elf 수도 있고, 본문에 담긴 시/ 산문이 그런 형태를 지닐 수도 있으며 ,시의 연(聯)이 그런 형식을 갖출 수 도 있다. 
"키아스무스"는 말/글, 중심단어, 주제 등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수준이 뒤집혀짐으로써 드러나는 구문론상의 구조를 의미한다. 
"대칭구조"란 텍스트의 외부적인 모습이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리듬과 대조, 강조와 연속성을 자아내게 되는 "디자인"을 말한다. 반대로 "비대칭구조"는 이런 균형 잡힌 흐름을 파괴시킴으로써 단절과 대조를 강조하려는 수사학적 장치를 나타낸다.

   (3) 수사학적 해석의 가이드 라인(guidelines)
수사학적 성서해석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 본문에 대한 "세심한 읽기"(close reading)로 이루어진다.
* 본문 안에 있는 수사학적 단위를 발견하는 일로 출발한다.
* 여러 단위들로 구성되어 있는 텍스트가 어떤 모습으로 "짜집기"(composition)되어           있는지를 수사학적 장치를 통해서 표시한다.
* 텍스트의 의미에서 세 요소가 있음을 중요시 여긴다.
     (저자의 의미, 텍스트의 의미, 독자의 의미)

수사학적 해석을 위한 트리블의 제안
(1). 수사학의 해석은 텍스트에서 시작한다.
(2). 본문에 관련된 자료를 얻기 위해서 다양한 학문적인 글을 읽는다.
(3). 본문의 해석과 관련된 배경적인 지식을 파악한다.
(4). 수사학적인 해석에 대한 지식, 방법, 용어 등을 미리 파악해 둔다.
(5). 텍스트의 생김새를 세밀하게 관찰한다.
       a. 텍스트의 시작과 끝을 점검한다.
       b. 단어, 구문, 문장의 반복에 주목한다.  
       c. 담화(discourse)의 형태를 식별한다.
       d. 본문의 구조와 외부적인 형태를 규명한다.
       e. 이야기의 줄거리(plot)가 어떻게 시작하여 끝나는지를 추적한다.
       f. 등장 인물의 묘사에 관심 한다.
       g. 구문론(syntax)을 살핀다.
      h. 히브리어 접속사 사용에 주목한다.
(6). 텍스트에 사용된 그 단어를 그 순서대로 사용해서 구조를 보여준다.
(7). 히브리어 본문을 번역한다.
(8). 텍스트에 나타나는 두드러진 현상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일련의 부호를             시용하도록 한다. 
(9). 수사학적 구조를 만들어서 표시하였으면 그것을 문장으로 설명하고 풀이한다.
(10).지금까지의 작업에서 발견한 결과들을 서로 연결 지어 생각한다.

   
2) 텍스트와 구조 
    (1) 양식 비평의 새 패러다임
양식비평은 궁켈(Hermann Gunkel, 1862-1932)과 함께 시작되었다. 궁켈이 등장하기 전까지 구약성서 해석은 본문의 단락을 문서별로, 자료별로 구분하고 거기에 연대(dates)를 부여한 다음 그것들을 다시 연대 순으로 배열하는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궁켈의 양식비평은 이런 풍토를 바꾸어 놓는 계기를 이룬다. 궁켈은 본문의 양식을 파악함으로써 구약 텍스트가 문서로 이루어지기 전 "구두전승"(oral tradition)의 단계를 밟아왔음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궁켈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의 문학들이 구약의 이야기와 내용상 유사한 것이 많음을 간파하고 구약성서가 문서의 형태로 고정되기 이전 어떤 과정을 거쳐왔을지를 추적하러 나선 것이다. 그래서 각 문서/ 자료의 문체적 특징을 따라 본문을 구분하던 기존의 연구(문헌비평)에서 벗어나 여러 자료, 단위들의 공통적인 양식의 유사성에 기초해서 구약본문을 연구해 들어갔다. 그 결과가 곧 "구전", "장르"(genre), "삶의 자리"(Sitz-im-Leben), "성서 밖의 평행구"(extrabiblical parallels) 라는 네 갈래로 정리되는 구약성서의 "문학유형의 탐구"(Gattungs-forschung)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궁켈이 닦아놓은 구약해석의 기초는 20세기의 폰라드, 포러, 코흐(K.Koch), 베스커만(C. Westermann), 렌토르프(Rolf Rendtorff)등에 이르기까지 양식과 유형, 텍스트와 장르, 삶의 자리와 의도를 중심으로 구약본문을 해석하는 패러다임을 이룩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1970년대에 들어서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양식비평의 학자들의 관심이 텍스트가 형성하기 이전 단계(구전)에서 구전 이후 형성된 텍스트에 대한 쪽으로 변화된 것이다. "텍스트 형성"을 규명하는 일에 쏟았던 열정을 "형성된 텍스트'를 해석하는 일로 돌이게 된 것이다. 오늘날 텍스트의 구조에 관심을 갖는 양식비평은 수사학적비평과 문학비평의 방법들과 접목하여 이루는 새로운 페러다임을 창출하고 있다.
크니림(Rolf Knierim)과 터키(Gene Tucker)는 이러한 양식비평 연구의 실제적인 과정을 크게 다음 네 단계로 요약하다. 


         터키                                  크니림
     1. 구조분석                            1. 텍스트와 구조
     2. 장르의 묘사                         2. 텍스트, 텍스트의 형태
     3. 배경의 규명                         3. 텍스트의 배경, 텍스트를 탄생시킨 기반  
     4. 의도 또는 기능확인                  4. 텍스트와 의도

이들은 더 이상 텍스트가 고정되기 이전의 단계에 관심을 쏟지 않는다. 텍스트가 구두로 전승되면서 이루어졌던 과정에 대한 추적에 몰두하지 않았다. 텍스트의 작은 문학단위의 양식에 대한 분석에서 텍스트 안에 정리된 전승단락에 대한 분석으로 해석의 방향이 확대되었다. 

    (2) 구조라는 용어: 수사학에서, 구조주의에서, 양식비평에서
구조란 단어는 쉽게 말해서 세우고, 짓고, 조직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모여서 전체를 이루게 되는 부분들이 서로 짜여져 있는 관계나 배열되어 있는 체계를 구조라고 한다.
구조라는 용어를 가장 심도 있게 사용해온 분야가 구조주의가 말하는 본문의 구조이다. 
구조주의가 제시하는 구조는 심층구조(deep structure)라는 말로 이해될 수 있다. 본문표면에 제시된 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얻은 구조가 아니라, 본문과 독자가 독서행위 중에 서로 나누고 얻은 커뮤니케이션을 부호와 기호로 정리하여 얻은 것을 구조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창조된 독서의 열매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을 구조라고 부른다.   
구조주의는 "본문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과제를 언어과학과 언어소통의 관계에서 파악하고 있는 본문해석의 과학이다. 성서본문의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를 캐내는 것은 구조주의에서는 전혀 관심 밖의 것이다. 구조주의는 성서본문이 독자인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캐낼 뿐이다. 구조주의자들은 본문해석에서 "무엇이 전달되고 있는가를 우선하여 다르지 않는다. 또한 본문의 문체가 지닌 아름다움이나 수려함에 대하여도 아무 관심이 없다. 구조주의의 구조는 본문의 모든 언어들을 지배하고 있는 내면의 원칙에 기초하고 있다.   
  수사학적 해석이 다루는 구조는 이와 다르다.
구조주의 구조가 본문의 심층구조, 즉 독자와 본문언어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기호와 도표로 표시하는 체계임에 비해 수사학적 해석의 구조는 본문 "표면의 구조"(surface structure)를 다룬다. 수사학적 해석은 본문에 사용된 말 등의 흐름과 그 관계를 구조라고 이해하였다. 본문의 단락, 문장, 구절, 단어 속에 존재하는 관계의 패턴을 보여주는 장치를 구조라고 생각한다. 구조주의의 구조가 해석자의 주관성에 서서 시도되는 작업이라는 쪽에 서 있다면, 수사학적 해석은 텍스트의 표현과 짜임새에 객관적으로 기초하는 작업 쪽에 서 있다.
개정된 양식비평이 사용하는 구조는 이와 다르다.
양식비평이 새롭게 주목하는 구조는 " 하나의 유기체를 이루는 언어의 실체적 텍스트에 등장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언어의 형식"(linguistic patterns)이다. 양식비평의 구조는 크니림이 지적한대로 역사비평적 해석의 경계를 뛰어넘어 저쪽으로 치닫는 구조주의 자들의 구조와는 달리 "본문에 표현된 것"(external expression)과 "본문 안에 담겨 있는 것"( internal signification)을 양식비평 안에서 서로 관련시키려는 의도로 구도를 말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본문의 구조를 기호학적(semiotic) 현상으로 보지 않고 의미론적(semantic) 현상으로 보는 쪽에 가깝다.

   (3) 본문의 구조 분석-제안과 가이드 라인 
크니림(Rolf Knierim)과 터키(Gene Tucker)에 의하면 본문의 구조 분석은 크게 두 단계의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첫째 단계는 본문의 단락들을 양식과 내용을 기준 삼아 구분하는 단계이다. 둘째 단계는 구분해 좋은 단락들을 하나의 구조물 속에 층별로, 순서대로 배치하는 단계이다. 
우선 첫째 단계인 본문의 단락을 구분하는 작업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가장 먼저 할 일은 본문을 세밀하게 읽는 일이다. 그러면서 글의 양식과 형식을 기준으로 본문을 구성하는 단락/단위(unit)들을 파악한다. 즉 본문에서 한 덩어리(단락) 씩으로 구분될 수 있는 단락이 얼마나 많은지, 각 단락은 어디에서 시작하여 어디에서 끝나는지, 각 단락은 얼마나 많은 소 단락으로 세분될 수 있는지를 분석한다. 단락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본문의 글을 떠 바치는 언어학적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 이야기나 연설의 시작과 끝을 나타내는 어구상의 표시가 있는지, 본문 속에 이어지는 말씀의 양식이 한 가지로 통일된 것인지, 글의 흐름 속에 문법적인 변화(성, 수 ,인칭, 시제)는 없는지 등을 살핀다. 한마디로 본문의 수사학적 장치(rhetorical devices), 제도적인 패턴(institutional patterns), 조직적인 관점(systematic viewpoint) , 이야기 줄거리 등 여러 가지 단서들이 텍스트의 단락을 구별하는 원칙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수사학적 장치, 혹은 문체성의 장치란 詩의 경우, 각 행의 처음과 끝 글자를 맞추면 어구가 되는 형태, 평행구(parallism), 단어의 조합, 어순의 전도(顚倒) , 운률, 교차대구(chiasm) 등을 말한다. 산문체 문장의 경우에는 제도적인 형태가 단락을 구분 짓는
기준이 된다.  이를테면 십계명에서 십(十)이라는 틀(출20), 재판/소송의 과정(호2; 렘2),
순회여행문의 양식(신1-3), 전령자 어투 체결의 공식, 제의의 소재(레1-7), 건축 청사진
(출25-27) 등이 그러한 경우에 속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구조분석을 위한 단락/단위란
글의 양식과 내용에서 "하나로 일관된 성격"(integrity)을 띠고 있어야 한다든 점이다.
그 중에서도 주석자가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양식상의 일치이다.
내용상의 통일성은 양식상의 일치를 고려한 다음 부차적으로 다룬다. 무엇보다도 단락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단락은 물론 대단위일 수도 있고, 소단위일 수 도 있다.
소단위의 단락은 대단위의 단락 속에서 반드시 체계별로 소속되어야 한다.   단락은 구두
전승 단계나 문서화 단계의 단원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단락의 구분은 이런 식으로 해서 대 단락-소 단락의 구성을 파악해야 한다.   구조분석의 둘째 단계는 구분 해 놓은 각 단락들을 한 구조물 속에 재구성하는 단계이다.   양식비평의 구조분석은 본문의 표면에 나타나 있는 단락들을 하나의 체계(구조) 속에 배치하는 작업이다.   그 체계가 수행하는 의미론상의 현상을 분석하는 작업이다.   본문을 본문과 비슷한 유형의 텍스트와 비교할 때 무엇이 본문의 전형적인 형태이고, 무엇이 본문의 개성적인 특징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은 마치 집을 짓는 과정과도 흡사하다.   큰 구조물 속에 여러 공간
들을 체제별로 구성하고, 그 공간 속에 계획된 가구들을 배치하며, 다시 그 가구 속에
필요한 물품들을 채워 넣는 과정을 연상하라.   구체적으로 말해 여러 단락들을 하나의
구조 안에 배열하기 위해서는, 그래서 단락과 단락을 연결짓는 일을 위해서는 각 단락들
사이의 의미상의 관계를 점검해야 한다.   본문의 단락들을 하나의 구조물 속에 재배치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관점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조직적인 관점에 맞춰 재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점층(climax, 漸層)과 점강(anticlimax, 漸降)의 대조, 사건(case)과 처리/
결과의 관계, 연설/말씀과 해석의 배열, 원인과 결과의 인과관계, 몸체와 부록의 연결 등
이 그런 것들이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산문체 텍스트일 경우 사건의 줄거리에 따른
이야기의 전개, 사건의 발생 순서(sequence), 사건 개요와 사건 보도, 이야기의 기 - 승-
전- 결이나 서론- 본론 - 결론 등도 이런 구조화 작업에 도움을 준다.
   
    (4) 텍스트와 뜻(concept)
주석은 텍스트의 의미를 규명해야 한다. 그러나 텍스트의 의미는 텍스트의 표면에  
표현되어 있기는 하지만 "텍스트의 바닥"(underneath the text)에 깔려 있는 생각이나 뜻이 훨씬 더 많고 중요할런지 모른다. 텍스트를 설명하기를 원하는 자는 누구나 텍스트의 구조를 설명하지 않으면 안된다. 텍스트는 결코 여러 독자적인 단어들을 나열해 놓은 목록만은 아니다. 텍스트는 어떤 구조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제시되어 있다. 텍스트는 단어와 문장들을 문법적으로, 구문론적으로 그 표면에 하나로 뭉치게 할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하나로 결합되는 "뜻"을 지닌 작품이다. 
공시적 양식비평이 추구하는 본문비평은 대략 네 단계로 정리되는 방법론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첫째, 해석해야 될 본문이 우선 하나의 단락인지를 확인한다.
둘째, 본문에 대한 구조분석을 터키나 크니림의 구조 분석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도표            형식으로 구성하다.
셋째, 만들어 놓은 구조를 주석의 언어로 바꾸어 설명한다.
넷째, 본문의 구조와 본문의 장르와의 관계를 파악한다.


3) 이야기라는 형식
   (1) 이야기라는 용어
구약성서라는 문학의 "이야기 양식'(narrative form)속에는 넓게 보아 세 그룹으로 구별되는 이야기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첫 번째는 원인과 결과라는 도식으로 서 일어나 사건들을 순서대로 기술하는 이야기이다. 말하자면 일화, 보도, 일대기, 자서전, 역사기록 같은 것이다. 두 번째로 말하는 사람이 특정한 관점에서 사건들을 묘사하는 이야기이다. 이야기, 짤막한 소설, 짧은 이야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세 번째는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전달되는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해서 구약성서의 이야기가 반드시 이런 식으로 갈라지는 것은 아니다. 

   (2) 성서 이야기의 문학적 접근
성서는 문학이다. 성서 이야기는 가장 정교하게 짜여진 산문체 소설 형태로 전해지고 있다.
성서본문에 대한 문학적 해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그것은 역사 비평이 관과하고 지나간 그 자리부터 시작된다. 역사적 해석이 "의미론적이고, 구문론적이며, 엑센트가 있는 리듬"을 지닌 성서 본문을 보지 못하고 지나간 바로 그 자리에 성서본문에 대한 문학적 접근이 개시되는 것이다. 알터(Robert Alter)는 "문학적 분석이란 솜씨 있는 말의 사용과 관념, 관례, 말투, 소리 심상 문장 이야기의 관점 구성단위 그리고 그 외 많은 것들의 역할 이동을 세심하게 식별할 수 있는 가지각색의 처리를 의미한다." 말했다.

   (3) 성서 이야기의 문학적 해석을 위한 제안
첫째, 성서 이야기의 의미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성서 이야기의 의미는 과정에서 발견된다.   "의미는 과정이다."(meaning as process) 성서의 문학적 해석은 성서 이야기를 연속적으로 읽을 것을 요청한다. 성서 이야기의 의미가 한 곳에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과정이다. 성서 이야기의 의미란 "연속적인 개정의 과정"(meaning as process of continual revision)으로 파악되어야 한다. 창세기 37-39장의 이어짐에 주제상의 보복과 앙갚음이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둘째, 문학작품을 의미하듯 성서이야기를 읽어라.
셋째, 작고 세세한 단어에서부터 거시적인 구성까지를 관찰한다. 성서이야기는 신학적으로 중요한 사상이나 교훈을 이야기의 흐름 속에 배치해 놓고 있다. 성서이야기를 해석하는 사람은 누구나 단어에서 단락까지, 소제에서 주제까지를 관찰하고 그 결과를 이야기의 해석에 활용해야 한다.   
넷째, 이야기 전개의 관례적인 장면을 이해하면서 본문을 해석한다. 
다섯째, 해설과 대화사이, 그리고 해설과 반복의 관찰한다.
여섯째, 등장인물의 묘사, 플롯, 시간과 공간적 배경 등 문학적 요소에 주의를 기울인다.

성서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은 누구나 단어, 행동, 대화, 해설을 통해서 성서 이야기가 무엇을 전달하고 있는지를 인식하지 않으면 인된다. 성서의 메시지는 문학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전달되고 있다. 성서의 문학적 해석이란 성서 안에 나타난 문학적 기법들과 문학적 관례들을 우리들이 알아챌 수 있는 언어로 재구성하고 재발견하는 작업이다. 성서의 문학적 해석은 결코 기존 문학이론이나 문학적 방법론을 가지고 성서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작업이 아니다. 기존의 방법론을 가지고 성서 이야기를 읽는 것이 아니라 성서 이야기의 문학 기법을 이야기 형식으로 되풀이하는 것이 문학적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