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더프리미엄택시협동조합'은 전형적인 '플랫폼 협동조합'이라기보다 '플랫폼 가맹 협동조합'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례와 달리 조합원이 플랫폼을 소유하지 않고, 타다(브이씨엔씨)가 핵심 인프라를 소유·운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 플랫폼 노동자 조직화의 계기 마련, 2) 근무표 없는 자율 운행으로 워라밸 개선, 3) 플랫폼과 드라이버가 수평적인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플랫폼은 수도권 전역의 광역 호출 수요와 배차 시스템을 제공하고, 조합원은 자율적인 운행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직접 관리하는 구조이므로, 플랫폼 알고리즘·배차 시스템에 대한 민주적 통제권이 조합원에게 없다는 점은 큰 한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1) 플랫폼 지분에 대한 공유 구조 도입을 검토하고, 2) 배차·수수료 결정에 조합원 참여하여 공동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하며, 3) 취약계층 우선 고용, 지역사회 연계 서비스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제도적으로도 이러한 모형을 지원할 수 있도록 연계한다면 좀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편, 타다 사례는 역설적으로 우리나라 협동조합 운동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했던 질문을 플랫폼 기업이 먼저 제기한 셈이기도 하다.
'방어적 연대'에서 '공격적 혁신'으로의 전환 실패
우리나라 협동조합 운동의 성과는 분명하다. 한살림·아이쿱 같은 소비자생협의 규모화, 안산의료사협 등으로 대표되는 의료협동조합, 위스테이 같은 주택협동조합, 에너지전환 운동과 결합한 햇빛발전협동조합 등... 그런데 이 성공 사례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시장 실패' 영역에 대한 방어적 대응이었다는 점이다. 공공성이 약한 곳, 시장이 외면한 곳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필요를 해결한 것이다.
문제는 기술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영역에서는 완전히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플랫폼 경제가 등장할 때, 협동조합 운동은 '플랫폼 노동자 보호'라는 방어적 프레임으로 대응했지, '플랫폼을 우리가 먼저 만들겠다'는 공격적 전략을 취하지 못했거나, 실패했다.
R&D 역량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부재
단순히 '기술력 부족' 문제가 아니다. 몇 가지 구조적 원인이 있다.
첫째, 자본 조달 구조의 한계다.
협동조합은 원칙적으로 외부 투자 유치가 제한적이다. 출자금 중심의 자본 구조로는 초기 대규모 R&D 투자가 어렵고, 벤처캐피털이 플랫폼 스타트업에 쏟아붓는 자금과 경쟁할 수 없다.
둘째, 인재 생태계의 단절이다.
디지털 기술 역량을 가진 청년 인재들이 협동조합 영역으로 유입될 통로가 거의 없다. '빠띠' 같은 디지털 협동조합이 등장했지만, 이것이 생태계 차원의 흐름이 되지 못했다.
셋째, 의사결정 속도의 문제다.
민주적 의사결정은 협동조합의 핵심 가치이지만, 기술 변화의 속도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플랫폼 기업이 6개월 만에 서비스를 출시하고 피벗하는 동안, 협동조합은 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의사 결정을 한다.
'운동'에서 '사업'으로, 다시 '운동+사업'으로
여기서 '세대교체'가 의미하는 바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젊은 활동가를 충원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인식과 해결 방식 자체의 전환이 필요하다. 1세대 협동조합 운동은 '운동' 중심이었다. 사회 변혁의 일환으로 협동조합을 바라봤고, 가치와 원칙이 우선이었다. 2세대는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 이후 급증한 '사업체로서의 협동조합'이다. 그런데 많은 협동조합이 영세하고 지속가능성이 약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3세대 모델이다. 기술 혁신을 수용하면서도 협동조합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운동과 사업의 긴장 속에서 혁신하는' 모델이다.
AI시대 사회연대경제의 진화를 위한 제언
1) '기술협동조합(Tech Co-op)' 생태계 구축
한국에도 '빠띠'처럼 디지털 협동조합이 있지만, 개별 조직 차원에 머물러 있다. 필요한 것은 사회연대경제 조직들에게 공유 기술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술협동조합 네트워크'다. 오픈소스 기반의 공동 플랫폼을 개발하고, 개별 협동조합이 이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2) 청년 기술인재의 유입 경로 설계
플랫폼 협동조합은 창의적 아이디어와 ICT 기반 기술 능력이 필요하므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스타트업 정책에 부합하다. 청년 혁신기술 창업 분야에 '플랫폼 협동조합'을 포함시켜야 한다. 구체으로는 'SE Tech Fellowship'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개발자·데이터 사이언티스트·UX 디자이너 등 기술 인재가 사회연대경제 조직에서 1~2년 일하며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경로를 열어야 한다. 이것이 세대교체의 실질적 통로가 된다.
3) 민주적 거버넌스'와 '기민한 의사결정'의 양립 설계
협동조합의 민주적 의사결정 원칙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기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려면, 위임과 견제의 새로운 균형이 필요하다. 핵심 가치(사명, 수익 배분, 조합원 권리)는 총회에서 결정하되, 기술 개발·사업 전략·운영은 전문 경영진에게 위임하고 투명하게 모니터링하는 '이중 구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몬드라곤 협동조합이 오래전부터 실험해온 모델이기도 하다.
4) 새로운 사회적 배제에 대한 '선제적 조직화'
타다 사례가 보여주듯, 플랫폼 노동자들이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협동조합이 뒤늦게 '보호'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2025년 11월 이스탄불에서 열린 'Cooperative AI' 국제 컨퍼런스는 AI가 우리 세계를 재편하는 상황에서 누가 AI의 미래를 결정하고 누가 배제되는지를 다루며, 협동조합이 AI 개발에 참여적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논의한바 있다.
https://platform.coop/events/cooperativeai/
Cooperative AI | Platform Cooperativism Consortium
Download the conference program As AI reshapes our worlds, who decides its future—and who gets left behind? Welcome to Cooperative AI, the first global conference on cooperatives and artificial…
platform.coop
앞으로 AI 학습 데이터 레이블링 노동자, AI 에이전트 관리자, 자율주행 모니터링 인력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이 등장할 것이다. 이런 영역에서 플랫폼이 형성되기 전에 협동조합이 먼저 시장을 만들어가는 '선제적 조직화'가 필요하다.
5) 정부의 역할 재정의: '보호'에서 '혁신 파트너'로
현재 정부의 사회연대경제 지원은 주로 취약계층 고용, 인건비 보조, 컨설팅 등 '보호' 중심이었다. 2026년 예산안에도 협동조합 지원 예산이 증가했지만, R&D나 기술 개발 투자는 거의 없다. 필요한 것은:
첫째, 사회연대경제 전용 R&D 펀드 조성. 플랫폼 협동조합 기술 개발, 공유 앱·알고리즘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다.
둘째, 공공 플랫폼과 협동조합의 연계. 공공 모빌리티, 공공 돌봄 플랫폼 구축 시 사회연대경제 조직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셋째, 규제 샌드박스 확대. 타다 사례처럼 실증특례를 통해 협동조합 기반 플랫폼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핀테크경제신문] 타다, 가맹 택시 협동조합 ‘더프리미엄택시협동조합’ 출범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운영사 브이씨엔씨/대표 강희수)가 가맹 택시 협동조합 ‘더프리미엄택시협동조합’을 출범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운행을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타다 협동조합은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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