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로그/목회칼럼

義를 추구하는 사람, 利를 추구하는 사람

義를 추구하는 사람, 利를 추구하는 사람


노승수 목사


우연히 지하철 공중 화장실을 갔다가 글귀 하나를 봤습니다. 여러분도 생각해보세요. 공중화장실에 각 변기마다 화장지를 배치하는 것과 입구에 화장지 하나만 배치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절약이 될까요? 보통은 하나만 배치하는 것이 더 절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공중화장실에 이렇게 하나만 설치된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운영을 해보니 각 변기마다 화장지를 두는 것이 훨씬 화장지를 절약하더라는 것입니다. 왜그럴까요? 입구에 하나의 화장지만 배치하면 사람들이 혹시 모자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실제 자기가 사용할 분량보다 많은 량의 휴지를 뜯어서 변기를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쓸데없는 낭비분이 생기는 것이지요. 불편하기도 하구요. 
그러나 우리는 곧잘 각기 화장실에 휴지를 넣는 행동이 더 많은 손해를 내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음식점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요? 손익을 계산하며 반찬을 주다보면 오히려 더 큰 손실로 오기 마련입니다. 사람의 마음이란게 인심이 더 후한 곳으로 쏠리기 마련이니까요! 중국의 고전 사서 중의 하나인 맹자의 양혜왕 편에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맹자가 양나라 혜왕에게 이르렀을 때 혜왕이 묻기를, 何必曰利(하필왈리), 즉, "어떤 이익을 들려주려 하느냐?" 이 때 맹자 대답하기를, 亦有仁義而已矣(역유인의이이의), 즉, "어찌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오직 인과 의가 있을 뿐입니다." 라고 했다지요. 하나님을 알지 못하던 동양의 옛 현자도 의와 인을 말하거늘 교회가 눈 앞에 이익에 눈이 멀어 어떤 일을 계획한다면 거기에 하나님 나라의 열매가 있을리 없겠지요? 
어느 어촌 마을에 어부가 두 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어촌에 한 어부가 이사를 온 것이지요. 두 어부는 가기 다른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한 어부는 이사온 어부를 보면서, "저놈이 내 고기를 다 잡아가겠구나!" 다른 어부는 "저 사람이랑 협력하면 더 많은 고기를 잡겠구나!" 라고 말입니다. 전자는 '利'를 생각하는 사람이요 후자는 '仁과 義'를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이 글을 보면서 목회도 비슷한 이치가 적용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것은 모든 교회의 구호입니다. 그런데 정작 목회의 일선 현장에서는 지나치게 아끼는 일도 흔치 않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흩어 구제하여도 더욱 부하게 되는 일이 있나니 과도히 아껴도 가난하게 될 뿐이니라"(잠 11:24) 라고 말합니다. 물론 하나님 앞에 드린 헌금이니 청지기로서 지혜롭게 잘 관리해야 합니다. 낭비해서는 안되지요. 사람을 구원하는 일에 넉넉하게 흔들어 넘치도록 부어야 합니다. 그러면 성경의 원리를 따라 30, 60, 100배를 거두는 일이 일어 날 것입니다. 즉, 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교회의 모든 의사결정은 그것이 성경과 부합하는가? 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소한 것(利)을 보면서 큰 것(仁과 義)을 보지 못하는 우매함이 화장실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인 것 같습니다. 즉, 화장실에 화장지를 하나만 두기로 한 사람은 이(利)에 가치를 두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편의를 생각해서 각 변기마다 화장지를 두는 것에 마음을 두는 사람은 인(仁)과 의(義)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똑같은 사물이나 상황을 보면서, 어떤 사람은 이익에 밝아 그것을 먼저 계산하고 어떤 사람은 사람과 그들을 향한 배려에 밝아 그것을 먼저 살피는 것이지요? 하나님 나라를 생각하는 사람은 후자의 사람이지 않겠습니까? 사람들도 쓰기에 편리하고 화장지도 더 절약되고, 넉넉한 인심을 사람들에게 심어주니 좋은 이미지가 생겨서 좋고, 다방면으로 유익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의 것만 보는 짧은 식견을 벗어나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교회의 모든 운영도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이것이 적은 재정으로 큰 결실을 거두는 하나님 나라의 비결이 아닐까? 화장실에서 볼 일 보다가 간단한 묵상을 해보았습니다. 

'블로그 > 목회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 읽다가 단상 한 토막  (0) 2018.03.14
2PM의 재범군 사태와 한국 사회  (0) 2018.03.14
AQ(Adversity Quotient:역경지수)  (0) 2018.03.14
구설수를 겪으면서....  (0) 2018.03.14
기도 단상  (0) 2018.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