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자 하나님과 영화 인터스텔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지구 중력에 문제가 생겨 새로운 생존지를 개척하기 위해서 떠나는 우주 비행사 조셉 쿠퍼(Matthew McConaughey)는 떠나기 전, 딸 머피 쿠퍼(Mackenzie Foy)의 방에 생기는 자연현상이라고 보기에는 매우 규칙적인 문양이 생기는 것을 본다. 그런데 이 문양은 조셉이 블랙홀에 들어가고 나서 그가 떠나기 전 시간대에 떠나지 말고 거기 머물고 떠나지 말라고 남긴 신호였다.
중력이 무한대로 수렴한 블랙홀은 모든 시공간대와 연결되어 있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작정을 생각할 때,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작정은 창조 전에 시간의 맨 앞 부분에 하나님이 정해 놓은 계획 같은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시간 안에 사는 존재인 우리는 이런 사고가 불가피한 면이 있다. 그러나 초월은 말 그대로 시간과 공간의 프레임 밖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시간과 공간은 그 자체가 창조, 곧 작정의 시행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인터스텔라를 만들 때, 단지 작가적 상상력만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수많은 천문학자와 천체 물리학자들의 조언을 듣고 만든 것이다. 요즘 회자되는 윤하 씨의 노래 "사건의 지평선"은 바로 이 조셉이 갇히게 된 블랙홀의 경계를 의미한다. 이를 사건의 지평선이라 부르는 이유는 이 경계를 넘어가면 사건, 곧 시간이 모두 수렴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기 갇힌 조셉은 모든 시간대에 접속이 가능해진다. 다만 거기 영향력을 미칠 수는 없다. 그래서 영화의 결론은 "신이 없다" 내지 "그 신호는 내가 보낸 것"이 되어 버렸다. 아마도 이게 신자와 불신자의 세계관이 차이가 아니겠는가 싶다.
블랙홀이 사건이 모두 수렴되는 공간이라면 초월자 하나님은 얼마나 모든 시간대에 당신의 의지를 따라 비상 간섭하시는 일이 가능하겠는가? 이 우주에 그런 곳이 있다면 우리 하나님의 초월은 얼마나 쉬운 일이겠는가?
섭리는 바로 제1원인 하나님과 제2원인 인간의 divine concurrence는 초월과 시공간이 만나는 사건이다. 이것을 어거스틴은 카이로스라 표현했고 이렇게 시간적 존재인 우리는 영원과 이어진다.
초월을 신학적으로 정의하자면, 그것은 모든 사건에 대한 접속이다. 모든 시간, 모든 공간, 그리고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모든 사건에 대한 지배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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