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경신학/성경지리와문화

종려나무(대추야자)

종려나무(대추야자)
최영전
종려나무는 성경에 많이 나오는 중요한 식물 중의 하나다. 그러나 성경에 종려나무로 지칭된 것은 실은 대추야자를 가리킨 것이다. 그러므로 종려나무와 대추야자는 식물학적으로는 별개의 식물이다. 
대추야자는 학명을 phoenix dactylifera L. 이라고 한다. 그리고 히브리명은 tamar, 그리스명은 phoinix, 영명은 date palm, 독일명은 Dattelpalme라 하는데, 대추같은 열매가 달리는 야자나무이기 때문에 대추야자라 한다.
대추야자는 원산지가 북아프리카이다. 열매가 달고 맛있는 과수이며, 잎이 우상복엽(羽狀複葉)이다. 이에 비해 종려나무(棕櫚)는 학명을 Trach ycarpus excelsus WENDL라 하며, 중국과 일본이 원산지이다. 부챗살을 편듯한 장상잎(掌狀葉)을 지닌다. 가을에 작고 단단한 핵과가 검게 익지만, 먹지는 못한다.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야자과에 함께 속해 있다는 것, 외줄기로 곧게 자란다는 것, 줄기의 맨꼭대기에 잎이 뭉쳐서 핀다는 것, 상록수라는 것과 잎이 붙는 줄기 주위에 그물 같은 섬유질이 있다는 것 등이라고 할 수 있다. 한문 성경이 번역될 때, 종려나무로 못박은 것 같다.
여기에서는 식물학적인 종려나무가 아니라 성경에 나오는 종려나무, 즉 대추야자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야자라고 하면, 열대에서는 흔히 코코야자를 연상하게 되지만, 중동에서는 오아시스 주변에 우뚝 선 대추야자를 일컫는 말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로, 옛부터 그곳의 중요한 식량자원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도시로 알려져 있는 '여리고'를 성경에서는 종려나무 성읍이라고 지칭하고 있다(신 34:3, 왕상1:16. 3:13, 대하 28:15).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위치가 확실하지 않았으나, 근래의 발굴로써 대추야자의 화석들이 발견되면서, '여리고'의 위치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대추야자는 오아시스에 무성하던 나무이다. 키는 20∼30m로, 가지를 치지 않고 곧게 자라며, 줄기 끝에 2∼3m길이의 긴 잎이 우상복엽으로 뭉쳐서 난다. 흔히 성경에 종려나무 가지로 표현되는 것은 이 한 장의 잎을 말한다. 요한복음 12:13에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에 무리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호산나 찬미를 불렀던 것이 바로 이 잎인데, 여기에서 승리와 환희의 표상으로 삼게 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부활절 전의 주일을 종려주일(palm Sunday)로 지키는 것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모두가 대추야자를 일컫는 이름이다.
대추나무는 암수 나무가 따로 있는데 암나무에 열매가 달린다. 대추야자가 덜 익은 열매 일때는 녹색으로 단단하나, 늦여름에 익으면 황갈색∼적색으로 변한다. 열매의 살은 달고 연하며 마치 꿀 같아서, 성경에 꿀로 표현되었다. 즉 신명기 8:8이나 역대하 31:5에 나오는 바로 그 '꿀'이 대추야자를 지칭한 것이라고 한다. 이 열매는 날 것으로 먹기도 하지만, 말렸다가 양식으로 이용했다. 건조한 것은 설탕에 절임한 것으로 착각할 만큼 달콤하므로, 그대로 과자가 된다. 아라비아 사막의 유목민인 베드윈족은 말린 대추야자를 유일한 식량으로 삼고 있었으며, 지금도 대추야자를 '생명의 나무'라 하여 숭상하고 있다.
줄기의 왼쪽을 자르면 시럽같은 즙이 나온다. 이것으로 '아락주'(Arrak)라는 술을 빚는다. 사사기 13:4에 나오는 독주, 즉 strong drink가 이것이라 하며, 포도주와는 다른 증류수(소주 같은)라 한다. 또 줄기는 목재로도 쓰였는데, 잎으로는 지붕도 잇고, 울타리도 만들며 깔개, 바구니, 그릇 등을 만들기도 하는 등 쓰임새가 많은 나무였다. 이렇게 대추야자는 귀중한 식량일 뿐 아니라, 술과 꿀도 함께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인 재배과수였다. 때문에 무척 귀하게 여겼다. 솔로몬 왕 때에 건축한 성전의 벽화에도 종려나무 가지가 조각되었다 하며, A.D 3세기경의 것으로 보이는 가버나움 집회당의 장식에도 종려나무가 조각된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그것으로 미루어서 정직, 정의와 공정, 수려와 번영의 상징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삿4:5, 시92:12∼14).
대추야자의 전설을 간추려 보면, 하나님이 아담을 빚은 진흙의 남은 것에서 생겨난 난 것이 대추야자라 한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쫓겨났는데, 그 선악과가 사과나 무화과가 아니라 대추야자였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또 아담이 낙원을 쫓겨날 때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도금량(myrtle), 식량으로 밀 이삭, 과실로서 대추야자, 세 가지를 가지고 가는 것을 허락 받았다고도 한다.
출처 : 최영전의 '성서의식물'

'성경신학 > 성경지리와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뽕나무(돌무화과)  (0) 2018.05.09
우슬초  (0) 2018.05.08
몰약(沒藥)  (0) 2018.05.08
제사장의 흉패에 사용된 보석들  (0) 2018.02.18
쑥(인진, 독초, 소태)  (0) 2018.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