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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공포와 인포데믹

예전에 할렐** 기도원에 김** 원장이 안수 기도를 하면 성령꽃이 핀다는 소문이 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성령꽃은 매독의 증상이었다. 기도 후 나타난 알 수 없는 현상을 성령꽃이라고 부른 것이다. 아마도 감염의 과정은 기도하는 과정에서 손톱으로 매독 환자의 피부를 긁고 그렇게 매독균으로 오염된 손톱으로 다른 환자에게 안수하면서 그 피부를 긁고 그런 방식으로 기도원에 매독이 퍼져갔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최근 성남의 은혜의 강 교회는 치유 목회를 하는 신비주의적 교회로 알려져 있다. 보도 내용들을 보면 CCTV로 확인된 내용인데 성도들 입에 소금물을 뿌리는 과정에서 전 교인에게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잘못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확산되는 것을 인포데믹이라고 하는데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에피데믹(epidemic)의 합성어다. 데이비드 로스코프가 2003년 5월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언급한 사스 공포가 아시아 경제가 추락요인으로 설명한 것 역시 이런 인포데믹의 한 사례다.

공포는 거짓말의 확산을 부른다. 그리고 믿음은 이런 미신이 아니다. 믿음이 이성과 동격은 아니지만 이성과 상식에 크게 반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참된 믿음은 우리 이성을 참되게 진리로 인도한다.

우리가 얼마나 정서적으로 취약한 존재며 이성적이기 힘든 존재인지를 보여준다. 이런 시국에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의 확산은 인포데믹을 부르고 사스 때 아시아 경제가 큰 데미지를 입은 것처럼 사실에 의해 경제적 손상을 입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두려움과 공포의 확산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는다. 그리고 그 타격은 곧 영적 타격이 된다.

넛지(Nudge)라는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시카고 대 교수인 리처드 H. 세일러는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는데 개인의 경제적 결정이 항상 합리적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밝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세일러는 개인의 의사 결정에 관한 경제학과 심리학적 분석 틀 사이에 가교를 놓았다“고 “제한된 합리성과 사회적 선호 및 자제력의 결여가 개인의 결정과 시장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라며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세일러 교수가 밝힌 것처럼 인간의 경제활동은 항상 합리적이지 않다. 인간은 그렇게 비합리적인 존재며 감정적 존재다.

특히 불안은 우리가 거짓과 가짜에 기울어지는 확실한 이유가 된다. 우리의 경제활동도 우리의 종교활동도 모든 것이 합리성에 기반하지는 않는다. 믿음이란 어떤 면에서 초자연적 하나님과 그 행위에 기대어 있다. 그러나 이런 초자연에 기댐이 때로는 인포데믹을 불러온다. 우리 신앙적 불안이 가짜뉴스를 양산해내고 신앙의 상식적 선을 붕괴시킨다. 우리의 정치적 이해는 한편으로 기울어지고 거기에는 우리의 숭배와 두려움이 내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