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로그/목회칼럼

도요타 사태가 주는 교훈

도요타 사태가 주는 교훈

노승수 목사

도요타가 기업 창설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사상 초유의 대규모 리콜 사태를 맞은 것입니다. 그 전부터 여러가지 문제가 노출되었지만 이를 무시해오던 도요타가 제대로 한 방 먹었습니다. 도요타 사태는 한국의 기업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 주는 교훈도 큽니다. 비단 일본의 이런 현상은 오늘의 일만은 아닙니다. 80년대 일본의 부동산 버블경제가 붕괴할 때도 이와 비슷한 조짐을 보였습니다. 80년대 버블 경제를 분석한 93년 일본의 경제 백서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버블을 통해서 공짜 점심은 없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다는 경제의 대원칙이 재확되었다. 버블 속에 있을 때는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고 모두가 이득을 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버블이 한 번 발생하게 되면 경제적으로 커다란 비용을 치러야 한다.' 일본은 부동산 버블을 통해서 불로소득과 같은 부가가치를 창출했고, 그것은 결국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를 불러 왔습니다. 
미국이 지금 겪고 있는 경기 침체 역시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이라는 부동산 버블로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럼 이게 도대체 도요타 사태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도요타는 한국의 기업이랑 비슷한 면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수평적 기업구조가 아니라 대 기업과 그에 하청을 주는 종속된 하청 기업이 있을 뿐입니다.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서 기술력을 요구하기도 하지만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하청업체에 압력을 행사합니다. 그 결과 하청업체들은 단가를 맞추면서 이익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품질에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얼마전 한국 차와 독일 명차의 엔진을 식히는 냉각 장치 중에 워터 펌프(water pump)를 비교하는 동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워터펌프는 라이데이터(radiator)에 물을 강제 순환을 시키는 펌프입니다. 둘 다 2년 정도 사용한 자동차 였는데, 워터펌프를 열었더니 국산차는 다 마모되고 녹이 슬어있고, 독일차는 마치 방금 새것을 분해한 것처럼 그대로 였습니다. 
그럼 이 두 차의 부품은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요? 주인과 종처럼 관계가 맺어져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는 완성차 업체의 요구를 하청업체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자신들의 기술 개발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 아니라 손 쉽게 하청업체에 원가 부담을 떠 넘기는 것입니다. 그 결과 하청업체들은 저품질의 자제를 남품할 수 밖에 없는 순환 고리가 생기게 되는 것이지요. 도요타의 사태는 바로 이와 같은 문제였을 것입니다. 그 잘나가는 회사가 왜 그렇게 그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을까요? 바로 하청업체가 사업 파트너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개선하고 품질을 개선하는 노력을 하기보다 생존이 급급한 것이지요. 그러니 품질 개선을 위한 협의가 잘 이루어질리 만무합니다. 버블 경제에서도 교훈을 받았듯이 '공짜 도시락은 없는 셈'인 것이지요. 우리가 지금 공짜 도시락을 먹고 있다면 언젠가 그것은 우리에게 눈덩이처럼 불은 채로 지불을 요구하는 부메랑으로 우리에게 되돌아 올지 모릅니다. 이런 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결코 세계 일류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조열탁의 '행복한 경영이야기'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미국 PGA 토너먼트 시상식 중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아나운서가 우승자에게 승리의 주 요인을 물었습니다. “우승컵을 거머쥐게 되어서 기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공을 잭 니클라우스에게 돌리고 싶습니다. 토너먼트를 앞두고 연습경기를 하면서 티샷을 치는데 문제가 있음을 알았죠. 그래서 사실 이번 토너먼트 출전을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고민을 잭에게 털어놓았더니 잭은 함께 샷 연습을 해보자고 하더군요, 제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요, 결국 잭 덕분에 제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했고 고칠 수 있었죠.” 이 대답에 깜짝 놀란 아나운서는 잭 니콜라우스에게 물었다. "왜 경쟁 선수를 도우려 했습니까?" 골프계의 전설 니클라우스는 이렇게 답했다. "경쟁 선수가 발전하도록 돕지 않았다면 저를 비롯한 모든 선수가 훈련을 게을리 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극이 없으니까요, 골프계의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경쟁자의 발전이 곧 나의 발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느 어촌 마을에 어부가 둘이 살았습니다. 그 둘은 사이가 좋지 못했는데, 이유는 한 쪽 어부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부가 한 명이 더 이사를 왔습니다. 한 어부는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저 어부랑 같이 고기를 잡으면 더 많이 잡겠구나! 반면에 화합의 방해가 된 어부는 이렇게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저 놈이 내 고기를 다 잡아 가겠구나' 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업 파트너에게 손 쉽게 원가 절감을 떠넘기는 기업문화 풍토 속에서는 결코 일류 상품이 나오지 않습니다. 특히나 자동차처럼 종합산업일 경우 더 그렇습니다. 도요타가 이런 사태를 맞이한 것은 이런 오류를 감시해주고 보고해 줄 사업 파트너가 곁에 없었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문제가 심각해지기까지 모를 수가 없는 것이지요. 
광수 생각이란 카툰에 이런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장님과 앉은뱅이가 만나서 구걸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공평하게 나누던 것을 장님이 보지 못한다는 이유로 조금씩 속이기 시작했습니다. 구걸해서 더 많이 먹은 앉은 뱅이는 점점 살이찌고 장님은 말라 갔습니다. 결국 장님은 비둔해진 앉은뱅이를 더 업고 다닐 수 없을만큼 쇠약해졌고, 앉은뱅이는 혼자 많이 먹어서 비둔해져서 결국 추운 겨울 둘 다 얼어 죽고 맙니다. 이 짧은 4 컷의 만화는 한국 사회와 한국교회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기업들이 없어져 가는 게, 작은 교회가 없어져 가는 게 무슨 큰 일이겠는가?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국 그것은 부메랑이 되어 우리 사회와 교회 전체를 무너뜨릴 것입니다. 잠시 동안은 더 얻어 먹는 것 같고 더 부요해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공정하게 나누는 것이 정의와 평등이 실현되는 것이 국가와 교회 사회가 발전하는데 더 건강한 환경입니다. 
왜 그럴까요? 기본적으로 이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것은 대기업이나 일류 기업이 아니라 개개인입니다. 그런 개인이 무너지면 사회 전체가 무너지게 되는 것입니다. 일본의 부동산 버블은 생각해보십시오. 우리는 부동산 투자를 통해서 얻는 이익을 마치 마땅한 이익을 얻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기형적 구조를 생각해보십시오. 1년을 노동해서 얻는 수익보다 집을 빚을 지고서라도 구입하고 거기서 잠을 자면서 얻는 수익이 더 많다면 그 구조는 심각하게 기형적이지요. 이것은 우리의 의식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게 돈이 벌리면 누가 힘들이고 노력하고 수고해서 돈을 벌려고 하겠습니까? 그럼 자연히 한탕주의가 횡행하게 됩니다. 저소득층인 더 절망하게되고 사회의 양극화와 계층 갈등이 증가합니다. 이 계층 갈등의 증가는 결국 사회의 불안 요인이 됩니다. 범죄는 증가하고 범죄를 잡기 위한 비용을 지불하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왜? 근본적인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장기적으로 한국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치명적 암초가 됩니다. 정상적이고 합법적이며 건강한 노동과 수고가 대접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민주주의의 최고의 정신이라는 '자유와 평등'은 왜곡이 일어납니다. 
교회라고 다르겠습니까? 저마다 교회 성장에 열을 올립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를 생각지 않고 개 교회의 대형화에만 열을 올립니다. 대형 교회로 사람들이 몰리고 지역의 작은 교회들은 공동화됩니다. 교회 역시 자본의 힘에 함몰됩니다. 자본이라는 물신이 의식을 지배하는 공동체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성도들로 하여금 하나님 나라의 백성 다운 삶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교회가 커진다고 교제권이 커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숨을 수 있는 공간이 늘어 납니다. 익명성은 증가하고 성도들은 제대로 양육과 돌봄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양육은 철저히 교육에만 의존하게 됩니다. 거기에 성령님이 계실 자리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참으로 성경의 사람이 된다면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방치하겠습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우리 속에도 '공짜 도시락을 먹고 싶어하는 마음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탐심을 기반한 경제가 결국 한 개인과 기업의 발목을 잡고 한 국가의 발목을 잡는다는 사실은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할 교훈입니다. 경제도 자동차도 모르는 목사가 그냥 짧은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

'블로그 > 목회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의 기술 : 온유  (0) 2018.02.06
삶의 지혜 : 절제  (0) 2018.02.06
건강한 대화  (0) 2018.02.05
엄마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0) 2018.02.05
자녀의 공부 방법 지도 어떻게 할 것인가?  (0) 2018.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