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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방탄소년단과 시대정신

지난 21일 미국 NBC의 Today Show에 출연한 방탄소년단이 한 인터뷰를 들어보면 사회자가 앨범의 의미를 묻자, "이 앨범은 우리가 운명을 인정하고 그림자와 빛을 동시에 인정한다는 선언을 크게 진술하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말한다(This album is like a big statement in declaration that we admit our destiny, we admit our shadows and lights at the same time). 방탄소년단의 뮤비 On을 보면, 어떤 멤버인지는 모르겠는데 얼굴에 타투를 하고 나오는데 "The shadow like me"라고 적었다. 아마 RM이 한 인터뷰는 이런 철학의 반영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보면 미국적 문화의 반영인 것도 같다. Love yourself가 긍정심리학의 반영이었다면, 최근 나온 MAP OF THE SOUL : 7은 긍정심리학의 반동으로서 자기 그림자나 어두운 부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점에서 이것은 긍정심리의 확장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애니메이션 인아웃을 들 수 있다. 이런 의식의 흐름은 일종의 반성이면서 성장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 과정이 복음과 십자가 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죄에 대한 깊은 각성이 없이 피투성이라도 살기 위해 자기 어둠을 통합해가는 과정으로 세속문화는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 교회의 메시지들은 대부분은 여전히 긍정주의나 기복주의에 머물러 있거나 이와 결탁한 신천지스러운 세속적 사고와 결탁한 신앙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진정한 복음은 자신의 비참을 각성하고 그 비참을 참으로 받아주시는 주님의 십자가를 선물로 받는 과정이다. 이런 점에서 복음은 자기 어둠을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보면서 사실 젊은 친구들이 이런 정도까지 철학이 있을 줄을 몰랐다. 핵심감정이란 한 사람의 어두운 그림자이며 그것을 치유해가는 과정은 단지 그것을 지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가는 과정이다. 자신의 삶을 해석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과정이기도 하다. 복음 안에서뿐만 아니라 그들이 복음으로 나아오지 못한다면 더 나은 삶을 위한 안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