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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산만한 아이들

산만한 아이들 


노승수 목사  


1. 의미
아동의 두뇌는 완성된 채로 태어나지 않고 생후 2돌 이상까지 계속해서 발달합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선조들은 태교를 아이가 자궁 내에 있을 때만 하는 개념으로 이해하지 않고 생후 2-3돌까지 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아이의 두뇌가 발달하면서 자연히 아이의 집중력과 주의력도 함께 발달합니다. 보통은 2세는 7분, 3세는 9분, 4세는 12분, 5세는 14분 정도까지 일반적으로 증가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초등학교 수업은 40분 중학교는 45분 고등학교는 50분으로 수업시간을 차등화 하기도 합니다. 그럼, 도대체 주의력이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주의력(attention)이란,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해서 외부 세상을 검정하는 적극적이고 선택적인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식이 명료하더라도 어떤 자극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주의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주의력은 크게 세 가지의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째, 명료(alertness)는 환경이나 신체적 자극에 반응하기 위한 신체적, 정신적 준비의 정도입니다. 둘째, 선택적 주의력 (selective attention)은 필요한 자극에 대해 방향을 정하는 것인데, 이전의 다양한 생각이나 자극을 잊고 새로운 것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지속적 주의력 (sustained attention)입니다. 시간이 계속 지나도록 어떤 자극에 대해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새로운 지식의 학습, 기억 등에 영향을 많이 주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주의력은 이 세 번째 항에 해당한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느 정도의 주의력을 보여야 정상적일까요? 내 아이는 지금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있을까요? 대부분 이런 의문을 어머니들이 가지십니다. 몇 가지 준거점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차분하고, 침착하지 못하고, 일상생활 활동에서 부주의한 실수를 많이 저지르고, 놀이를 할 때 지속적으로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고 건성으로 듣거나, 선생님이나 부모가 지시한 일을 끝까지 마무리 짓지 못하고, 체계적으로 일을 처리 못하고 엉망진창, 뒤죽박죽으로 일을 처리하고, 지속적인 집중력이 요구되는 학업 또는 숙제 같은 것을 하기 싫어하고, 피하는 행동을 보이고, 학습에 필요한 준비물을 잘 챙기지 못하고, 물건을 잘 잃어버리며, 외부 자극에 의해 하던 일을 멈추고 그쪽으로 정신이 팔려 버리거나 일상적인 활동, 예컨대, 유치원에서 “오늘의 언어 전달”이란 전달사항을 선생님께 듣고 집에 와서 엄마에게 전해주는데 자주 잊어버리는 등 이 중 6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주의력에 문제가 있고 지도가 필요합니다.
 
2. 원인 
 
그럼 이렇게 아동의 주의력이 잘 발달하지 않는 데는 어떤 원인이 있을까요? 몇 가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뇌의 성숙이 늦거나 뇌의 기능장해가 있을 때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하며, 활동이 많고 충동적인 행동 문제가 생깁니다. 이것은 일종의 생물학적 원인입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요하는 문제이고도 하구요. 둘째는 타고난 기질(temperament)이 있습니다. 즉, 태어날 때부터 개인차가 있습니다. 주의력은 모두 동일하게 발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지요. 그러므로 적당한 개인차에 대해서 너무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을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셋째는 시각, 청각 등 지각 능력의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컨대, 교사의 말과 불필요한 다른 환경적 소음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넷째는 순서의 개념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몇 가지 순서로 구성된 지시에는 듣고, 이해하고, 기억하고 나서 적절한 행동으로 옮기는 수행능력에 문제가 생기면 집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섯째는 마음이 불안하거나, 참을성이 없는 아이 동기가 없는 아이, 자신감 없는 아이, 공상의 세계에 빠져있는 아이들도 집중을 하지 못합니다. 이것은 대부분 부모의 양육태도에서 기인합니다. 그 외 요인으로는 학습장애, 정신지체, 정서장해나 발달장애를 가진 경우도 주의집중 시간이 짧습니다. 
 
3. 부모의 반응 및 치료
 그럼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의 주의력을 높일 수 있을까요? 먼저는 성공 경험이 필요합니다. 아동들은 자신이 잘해내지 못할 것,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과제는 싫어합니다. 부모의 잔소리가 이어지면 아이들은 쉽게 포기하고 맙니다. 아이가 잘할 수 있는 과제를 선택해서 성공적인 결과에 대해 칭찬을 해주면, 자신감을 갖게 되고 그에 따라 주의력이 늘어나고 불필요한 자극을 견뎌낼 수 있게 됩니다. 
두 번째는 유아기 때부터도 집중하는 것은 가르치는 것입니다. 집중력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부모의 관심과 격려를 통해 어느 정도는 주의 기술(attending skill)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초등학교 시절 이후의 학습 성취는 선택적으로 집중하는 능력과 산만함을 조절하는 능력에 달려있습니다. 유아기에 주의 집중을 가르치려면 우선, "일단 멈추고, 쳐다보고, 듣는다."라는 생각이 몸에 베이도록 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오랜 동안 한 가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 물건의 유사성과 차이점에 대한 아이의 능력 발달을 칭찬해줍니다. 예컨대, 작은 물건, 큰 물건을 따로 늘어놓는 것, 색깔이나 종류별로 나누어 정리하는 것을 가르치고 격려해줍니다. 부모 자신이 모델이 되어주고, 아이가 방해를 하더라도 부모가 하던 일을 계속하는 모범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한 가지 과제를 끝내지 않고 다른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 이런 행동을 무시하거나 제지합니다. 숙제를 하지 않았으면 그 결과로 선생님에게 지적을 받도록 놔두고, 딴청을 피우느라 지나치게 긴 시간 식사를 한다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음식을 치워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연적인 결과를 알도록 합니다. 제 때 해야 할 일을 마치지 못하면 TV시청시간, 노는 시간이 줄어들고 그 시간에 마치지 못한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칩니다. 이런 과정은 자녀에게 책임감을 심어주는데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세 번째는 환경을 적절히 조절해 주는 것입니다. 자극이 될 만한 것을 적절히 줄여줍니다. 예컨대, 소음을 줄이기 위해 커튼을 달거나 바닥에 카페트를 깔아주고, 캐비닛이나 가리개가 달린 선반을 사용하여 잡다한 물건들이 눈에 띄지 않게 정리하고, 책상은 잘 정리하고 너저분한 물건이 없도록 하고, 과제나 놀이가 끝나면 사용된 물건을 즉시 치우며, 소리에 너무 민감한 아동들은 귀마개나 솜을 귀에 끼우도록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효과적인 집중이 가능해지면 점차적으로 이런 틀을 줄여 나갑니다. 
네 번째는 적절한 훈육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예컨대, 처음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건이나 과제를 제시하고 점차적으로 아이들이 덜 좋아하는 것을 하고, 한번에 너무 많은 과제를 주지 않고, 처음에는 짧고 구체적인 과제를 끝내는 방식으로 자녀 스스로가 성공적인 경험을 하도록 돕습니다. 처음에는 짧은 과제를 마친 후에 그보다는 긴 시간 동안 놀이나 휴식을 하도록 해주고, 아이가 보다 긴 시간동안 집중할 수 있게 되면 과제를 수행하는 시간을 점차 늘려 나갑니다. 과제를 마치거나 휴식의 끝에 대한 신호로서 알람 시계를 이용하고 시작과 끝 시간, 과제를 수행하는데 걸린 시간을 스스로 기록하도록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 번째는 부모의 훈육 태도입니다. 지시를 할 때는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말하되 지시는 명령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시면 집중력이 증가합니다. 아이가 부모를 보고 있는가를 항상 관찰하면서 지시를 내립니다. 지시를 하면서 아이에게 동기를 유발하는 말도 같이 해줍니다. 흥미나 동기가 없으면 주의력은 떨어집니다. 예컨대, 과제 후에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거나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 수 있다거나 등의 흥미와 동기를 북돋아 줍니다. 특히 잔소리는 줄일수록 좋습니다. 잔소리는 산만한 아이에게 오히려 해롭습니다. 목소리를 낮추어서 지시하고 흥분은 금물입니다. 부모 자신이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일단 일을 멈추고, 생각하고, 그리고 남의 말에 경청하는 모범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아이가 대화를 통해 생각하는 것을 배운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부모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아는 아이들은 혼란과 산만이 줄어듭니다. 아이들에 따라서 시작을 부모가 도와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장난감 정리가 과제라면 시작은 부모가 같이 해주고 마무리는 아이가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안될 때는 안 된다고 명확히 말하고, 일관성 있는 태도를 가지도록 부모 자신이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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