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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소크라테스가 철학한 이유

소크라테스는 석공이었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었는데 아버지 당시 아테네는 페리클래스가 통치하던 시기로 아테네의 전성기로 그 유명한 파르테논 신전 등 유명한 건물이 건축된 시기였다. 그뿐 아니라 펠레폰네소스 전쟁의 전사자를 위한 비석 등 전쟁 특수를 누렸을 것이다. 게다가 소크라테스는 세 번의 3번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참여했는데 기원전 431년 펠라티움 전투, 기원전 429년 데리움 전투, 기원전 422년 탄토라 전투에 중갑 보병으로 참여했다. 이는 이 갑옷을 준비할 정도 이상의 소득이 있는 중산층 이상이었다는 뜻이다. 한 전투에서 코를 맞아 코뼈가 주저 앉은 외모였다고 한다. 툭 튀어 나온 눈에 늘 허름한 옷차림이었으나 그의 강철 체력은 유명했다. 맨발로 눈 위를 행군하고도 멀쩡했고 밤새 술을 마시고도 맑은 정신을 잃지 않았다. 그러다 한 생각에 빠지면 한 자리에서 짧으면 반나절 길면 밤새 꼼짝 않고 서 있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내 대학시절에 군대 야상을 검은 색으로 물들여 사시사철 입고 다니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소크라테스의 흉내라 할 수 있었다.

그랬던 그가 어쩌다 철학을 하게 되었을까?

플라톤의 대화록 5화에 따르면, 하이페니아테스는 자신의 친구 소크라테스가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이라는 신탁을 받았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서 여 사제 파티아를 통해 받았다. 깜짝 놀란 소크라테스는 당대의 현자들을 찾아가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때로부터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시민들과 문답법을 통해 논박술과 산파술로 그들을 아포리아 상태로 몰아넣는다. 아포리아란 “어떤 문제 또는 상황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태”, 즉 “풀 수 없는 딜레마”를 의미하는데 이를 통해 무지를 깨닫고 지혜로 나아가도록 했다. 이런 행동 때문에 그는 아테네의 쇠파리로 불렸고 나중에 기소되는 이유가 된다.

그래서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생각하기라는 이론을 통해 소크라테스를 철학함의 유일한 인물로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성을 중시했다고 알려진 소크라테스에게 놀라운 지점이 있었는데 그는 늘 양심을 통해 다이몬의 음성을 들었다는 점이다. 그가 한나절 서 있는 것은 아마도 이 영향이었을 것이다. 이 다이몬은 후대 기독교 전통에 의해 데몬이 되는데 영어에서 악마를 가리킨다. 그러나 이런 편견이 생기기 전 초대 교부 클레멘트는 소크라테스의 이런 특성 때문에 그에게 기독교적인 계시가 주어졌고 그를 거듭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성적일 뿐 아니라 초월적 세계와 소통하는 철학자였다. 그리스 철학에서 영혼의 개념을 처음 정초한 인물이며 그의 이론을 받들어 플라톤이 이를 체계화 했다

나중에 소크라테스가 아테네에서 기소될 때 두 가지 기소 내용중 하나가 아테네에 올림포스 신 말고 다른 신인 다이몬을 믿는 우상숭배자 내지 이단자로 기소된다. 소크라테스는 변론을 통해 다이몬을 "신내지 신의 아들"이라 했고 델파에서 신탁을 받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자신을 변론했다. 그는 지혜를 정말 사랑했으며 그때문에 기소를 당했다. 이런 면은 클레멘트가 그를 그리스도인이라고 볼만했을 듯 싶다. 그의 두 번째 기소 내용은 총년들을 타락시킨다는 것이었는데 이 또한 그 나이 40세 즈음 아리스토파네스가 쓴 희곡 구름에 나오는 소크라테스를 소피스트처럼 희화화한 데서 비롯된 오해였다. 물론 소크라테스는 당시 젊은이들에게 펜덤을 형성하고 있었고 직전 과두정의 크리티아스와 어테네의 배신자 크산토포네스가 그의 제자였기에 이전 폭정과 아테네 몰락의 책임을 묻는 증오로 가득한 시민은 그를 기소했다.

소크라테스의 말로 유명한 너 저신을 알라는 사실 델포이 신전의 바닥에 쓰여진 문구며 악법도 법이라는 말은 소크라테스가 한 적은 없다. 다만 그를 탈출시키려 첮아온 친구에게 한 변론이 그런 식으로 요약되어 전해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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