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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신학/기타미분류

아우구스티누스의 명언 두 개

아우구스티누스의 명언 두 개
우병훈 목사
에티엔느 질송,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의 이해』(김태규 옮김, 2010)를 또 다시 읽었다. 불어 원본과 영어역을 대조하면서 읽었다. 역시 불어 원본이 제일 낫다. 불어는 아름다운 언어이다.
Etienne Gilson, Introduction à l’étude de saint Augustin, 3. éd. (Paris: Librairie philosophique J. Vrin, 1949).
Etienne Gilson, The Christian Philosophy of Saint Augustine, trans. L. E. M. Lynch (New York: Random House, 1960).
질송은 읽을 때마다 배울 것이 너무 많다. 질송을 통해 아우구스티누스가 남긴 명언 두 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어 소개한다.
1. 명하는 바를 주옵시고, 원하는 바를 명하소서.
Da quod jubes, et jube quod vis. (Conf. VII, 21, 27.)
Donne-moi ce que tu exiges, et exige ce que tu veux.
Give me what you ask, and ask what you will.
설명: 우리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바를 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를 먼저 받아야 한다.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의 의지가 선을 원하도록 하고, 그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요구하신 것을 해 드릴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그것을 줄 때에만 가능하다. 같은 의미로 고린도전서 4:7에서 바울은 “네게 있는 것 중에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냐? 네가 받았은즉 어찌하여 받지 아니한 것 같이 자랑하느냐?”라고 하였다.
우리는 항상 하나님의 도움 없이 죄를 지을 수 있으나, 항상 하나님의 도움 없이 다시 선을 행할 수는 없다. 우리의 죄악이 지속될 때 하나님께서 손을 펴서 우리를 다시 일으켜 주시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다시 일어날 수 없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하나님은 죄인에게 은혜를 주셔서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하신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넘어선, 역조건적인 사랑이다.
2. 네가 종이 된다면 자유로울 것이다. 의의 종이 된 자가 죄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Eris liber, si fueris servus; liber peccati, servus justitiae.
Vous serez libre si vous êtes un esclave; libre de tout péché, esclave de la justice.
You will be free if you are a slave; free of sin, slave of justice.
설명: 인간은 자신의 기쁨의 대상이 최고의 자유를 줄 때 진정으로 자유롭다(L’homme est vraiment libre quand il fait en sorte que l’objet de sa délectation soit précisément la liberté; Gilson, 211). 그런데 우리에게 최고의 자유를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따라서 우리가 하나님의 종이 될 때에 우리는 가장 큰 자유와 기쁨을 누린다.
바울은 이런 뜻에서, 다음과 같이 가르쳤다.
(롬 6:20-22) [20] 너희가 죄의 종이 되었을 때에는 의에 대하여 자유로웠느니라 [21] 너희가 그 때에 무슨 열매를 얻었느냐 이제는 너희가 그 일을 부끄러워하나니 이는 그 마지막이 사망임이라 [22] 그러나 이제는 너희가 죄로부터 해방되고 하나님께 종이 되어 거룩함에 이르는 열매를 맺었으니 그 마지막은 영생이라.
죄인은 의로부터 해방되어 제 맘대로 사는 것이 자유를 줄 줄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럴 때에 남는 것은 죽음이다. 하지만 진정한 자유는 그리스도를 섬기는 것이다(libertas vera est Christo servire). 따라서 자유는 은혜 안에서만 주어진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에 거할 때 진정으로 자유가 주어진다. 따라서 자유의 법은 사랑의 법이다(lex itaque libertatis, lex caritatis; Augustine, Epist. 167, 6, 19).
하나님은 은혜를 통하여 우리에게 하나님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사랑을 주신다(Dieu nous donne par la grâce un amour nous fait désirer de l’aimer encore davantage; Gilson, 21). 하나님이 우리를 먼저 사랑하시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nos non diligeremus Deum nisi nos prior ipse diligeret; Augustine, De Gratia et Lib. Arbit. 18, 38). 오늘도 우리에게 사랑의 은혜로 찾아오시는 하나님께 사랑을 돌려드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