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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오상아

장자(莊子)의 재물론(齊物論) 편에 남곽(南郭) 자기(子綦)와 제자인 안성(顏成) 자유(子游)라는 가상의 인물들의 대화가 나온다. 여기서 재물이란 만물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기독교적 관점에서 보면 일종의 세계관으로 "만물을 가지런히 여김" 혹은 "만물의 참 모습"을 가리킨다.

여기 "오상아(吾喪我)"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내가 나를 장사 지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 오(吾)와 아(我)는 모두 자기를 뜻한다. 그러나 앞의 오(吾)는 본래의 자기를 뜻한다면 아(我)는 자기라고 왜곡되게 인식된 자기를 뜻한다.

성경의 자기부인과 유사한 뜻이라 할 수 있다. 아(我)는 김홍전 박사의 아상(我想)과도 같은 맥락이다. 핵심감정이 바로 이런 아상(我想)을 의미한다. 김홍전에게 아상(我想)은 여전히 옛사람을 따르는 삶을 뜻했다. 셀프 콤플렉스(Self Complex),나르시시즘(Narcissism), 자홀(自惚)로도 표현했다(김홍전, 사사기 소고 1, 서울: 성약, 2000. 72).

아상은 내가 생각한다는 의미이지만 상은 마음이 서로 마주보는 것의 상형문자형태를 띠고 있다. 이것은 핵심감정 시리즈에서 말하는 우리 본질에서부터 나온 추동의 마음에 표상한 세가지 상, 곧 자기, 하나님, 타자의 표상들을 의미하며 이것의 총아라고 옛사람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 옛사람으로서 핵심감정은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상태를 가리키기보다 그렇게 전제되어진 상태를 가리킨다. 수많은 이미지들의 누적으로 검토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그런 자신에 대한, 혹은 타인과 하나님에 대한 생각들의 집합체로서 자신을 가리킨다. 수동적이며 환경으로부터 받는 자극에 대한 내적인 반응의 방식으로 엄격하게 자동화된 의지다. 한 사람의 사고와 행동과 정서를 지배하는 중심의 감정이며 그러한 것으로서 자신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이런 아(我)를 탈피하려면 제대로 알아야만 한다. 문제는 이것은 검토되지 않는 전제와 같아서 마치 플라톤의 동굴처럼 다른 세계로서 이데아를 경험하기 이전에는 그것이 곧 세계라서 그런 자신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런데 핵심감정은 공동체 안에서 자기만의 독특한 결과 왜곡이 무엇인지를 변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경적 세계관이 삶과 공동체에 구현되도록 공동체를 통해서 끊임없이 교정하는 일을 한다. 그렇게해서 우리는 장자에 등장하는 오(吾)를 참 자기, 곧 중생한 자신으로 기독교적인 재해석을 할 수 있다.

#자다가일어나문득
#핵심감정_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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