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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한국 사도신경에 음부강하가 빠진 이유

한국교회에서 사도신경에 음부강하가 빠지게 된 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때문이라는 주장은 뇌피셜일 뿐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제가 예전에 쓴 글 중 일부입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한번도 안 읽어봤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사도신경을 안 다루기 때문입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가 사도신경을 안 다루는 이유는 더 근본적인 어거스틴주의로 돌아가서 어거스틴의 신앙편람의 구조를 따랐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를 따라 루터가 소요리문답을 작성했고 그 이후 사도신경을 언급한 문서들은 루터를 따른 겁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도 이 구조로 작성된 것입니다. 이 구조를 더 어거스틴적으로 만든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요리문답들입니다. 신앙편람은 시중에 번역되어 있으니 참고해보시기를 바랍니다.

하다 못해 외국에 장로교회들 북미 장로교회와 스코틀랜드 캐나다의 장로교회의 사도신경에 음부강하가 있는지 없는지를 보면 단번에 확인되는 것을 찾아보지도 않았다는 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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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사도신경에 음부강하가 빠지게 된 이유

이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분분한 설이 있었다. 이재철 목사님은 성숙자 반에서 음부 강하에 관한 구절이 삭제된 이유를 아무도 모른다고 했는데 우연히 책을 읽다가 이부분에 대한 설명이 있는 부분을 발견해서 여기에 소개할까 한다.

우리말 사도신경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외국어 사도신경 본문에는 '그리스도의 음부행'에 대한 고백이 들어 있다. 그러나 우리 개신교회 사도신경에는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여 죽으시고, 장사되시고"라는 말 다음에 들어 있어야 할 이 고백이 빠져 있다.

8세기 초의 '공인된 본문'에도 들어 있는 "음부로 내려가셨다가"(descendit ad inferna)라는 구절이 왜 우리말 번역본에는 빠지게 되었을까?

그러나 초기 한국교회가 처음부터 이 구절을 삭제한 것은 아니다.

1. 장로교 선교사 언더우드(H. G. Underwood)가 1894년 출간한 "찬양가"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도신경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디옥에 나(아래 아)리샤"라는 구절이 포함되어 있다.

2. 이 번역이 나온 지 3년 후( 1897년)에 감리교 선교사 존스(G. H. Jones) 등이 편집한 "찬미가"에는 이 구절이 빠져 있다.

3. 1905년 장로교 선교사협의회에서 발간한 "찬셩시"에는 "음부에 나(아래 아)리셨더니"라는 구절이 포함되어 있다. 이 번역에는 일본어 역과 중국어 역을 참조한 흔적이 있는데, 여기에는 모두 이 구절이 포함되어 있다.

4. 1908년에 이르러 장로교, 감리교가 합동으로 출간한 찬송가에는 이 구절이 최종적으로 빠지게 된다.

5. 찬송가를 교단 구분없이 사용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독특한 부분이며 초기 네비우스 원리를 따라 지역분할을 하고 교회일치를 위한 시도를 한 결과다. 장로교 감리교 할 것없이 한 가지 찬송가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6. 이것은 한국 장로교회가 시편찬송을 사용하지 않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전 세계 모든 장로교회가 시편찬송을 사용함에도 한국이 빠지게 된 것은 초기 선교사들의 이런 정책 때문이다.

7. 찬송가 뒤편의 교독문은 아마도 시편 찬송의 누락에 따른 장로교회 선교사들의 자구책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더 확인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8. 교착어인 한국어로 굴절어인 히브리어와 헬라어로 산문이 아니라 운문인 시편을 옮기고 거기에 곡조를 담는 것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9. 이때부터 통합찬송가를 사용했고 그러다보니 전체 한국 개신교에서 이 구절이 빠진 사도신경이 사용된 것이다.

결론: 이것은 감리교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보인다.

1. 1792년 미국 감리교회는 이 구절을 빠진 사도신경만을 사용하였기 때문이다. 웨슬리는 1786년 개정판 "북미 감리교도들의 주일예배"라는 책에 담겨 있는 성인 세례식에 관한 지침과 영국교회 신조인 '39개 조항'을 축소하여 '25개 조항'에 서 이 구절이 기독교 신앙의 필수 요소가 될 수 없다고 보고 삭제한 것이다.

2. 그러나 최근에 와서 미국 연합감리교회도 에큐메니컬 운동의 영향으로 다시 '그리스도의 음부행'에 대한 구절을 삽입한 사도신경을 예식서에서 사용하고 있다.(이성덕, 이야기교회사, 살림, 2007)

위의 글에서 보는 것처럼 사도신경에서 음부 강하가 빠지게 된 것은 미국 감리교회의 영향이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한국 장로교회는 개혁교회적이었기보다 상당히 에큐메니컬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한국 초기 선교사들은 장로교회나 감리교회를 세우려하기보다 하나된 교회를 세우려는 시도를 강하게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한국교회에서는 뚜렷하게 차이나는 교단의 신학적 색채가 두드러지지 않는 특징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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