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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신학/구원론

회심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

회심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 
박 노권 교수
일반적으로 많은 기독교인들은 회심을 구원과 관련된 중요한 종교적 경험으로 생각해 오고 있으며, 단 일회적인 신비한 사건으로 이해하고 있다. 개인을 변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이 회심 경험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하나님만이 회심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절대적이며 주도적인 권한을 지닌다는 것을 기독교인들은 또한 의심의 여지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회심의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내재적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즉, 하나님의 창조적 능력이 인간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것처럼, 회심도 하나님의 주권적 활동으로서 생겨나는 종교적 경험임은 자명하나, 회심의 과정에 있어서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상호연계성이라는 내재적 가능성을 성서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회심은 종교 경험으로서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근본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지만, 인간 쪽에서 경험하는 회심은 일종의 행동 현상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관찰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경우 회심에 대한 세속적 측면에서의 연구는 회심의 경험을 더욱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전제를 가지고 본 글에서는 사회적, 문화적 측면에서의 회심 연구도 가능하지만 무엇보다 심리학적 접근을 통해 회심을 분석하고자 한다. 그리고 회심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의 공헌과 한계를 밝힘으로 오늘날 세속문화(특히 심리학)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현대교회의 목회 상황에서 성도들이 회심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를 가지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1. 회심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의 근거 
회심은 신학의 중요한 주제이지만, 또한 동시에 종교 감정이나 종교 경험을 심리학적으로 관찰하고 연구하는 종교심리학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오던 주제였다. 그러나 종교심리학과는 달리, 신학은 신앙이 그 대상으로 하는 것--즉 예수 그리스도 안에 계시된 하나님에 대한 특별한 개념--을 이해하고 명백히 하고자 하는 것이 본질이다. 따라서 기독교 안에서 회심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입장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토마스 오든은 심리학이 종교적인 정서를 관찰할 수 있으며 그 대상으로 종교성을 다룰 수도 있지만, 하나님의 계시는 취급할 수 없다고 분명히 말한다. 따라서 오든 같은 경우 회심같은 주요한 신학적 주제를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취한다고 볼 수 있다. 제이 아담스의 경우는 더욱 극단적인 것으로서, 그는 성경만이 유일한 신적 권위를 가진 것으로 믿고, 신앙과 삶의 유일한 규범은 성경이라고 강조하면서, 비기독교적 전제를 바탕으로 하는 심리학의 이론은 철저히 배격한다. 따라서 아담스 경우에 있어서도 회심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교심리학을 긍정적으로 보고자하는 얼 루미스는 이렇게 표현한다. 
나무를 대표하는 것은 열매이지만 그 열매에 양분을 공급하여 영글게 하는 것은 뿌리이다. 사람들은 장미꽃의 아름다움은 격찬하면서, 거름과 같은 보잘 것 없는 요소가 없으면 아름다운 꽃이 필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신자들은 종교적 회심, 즉 교회의 업적이라는 꽃과 열매를 찬양한다. 그러나 종교심리학자들은 꽃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열매를 맛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좀더 뿌리에 접근하여 식물의 영양상태를 살핀다. 그들은 더 세밀하고 진지한 관찰을 통해서 건전한 신앙을 재생시키고, 종교적 성장을 저해하는 질병과 해충을 제거하는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얻는다. 이런 점에서, 종교심리학과 목회적 관심이 합해지면 영혼을 적절하게 보살피고 치유하는 일에 개념상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사실 회심을 심리학적으로 파악하려는 시도에 대하여, 종교경험을 단순한 심리현상에 불과한 것으로 격하시키지 않을까 하는 기우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초월적이며 신비스러운 하나님의 활동에 의해 경험되는 회심을 단순히 심리학적 이론에만 근거하여 분석하려는 시도는 그 접근방법이 적절치 않을 수 있고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렇듯 심리학적으로 회심을 다루기에는 그것이 매우 민감한 사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 루미스의 표현처럼 그 과정을 심리학의 도움을 받아 살펴본다는 것은 회심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돈 브라우닝 역시 이 점에서 적절한 근거를 제시한다. 그는 심리학이 신학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수 있다고 보는데, 심리학 특히 인본주의 심리학의 자아실현, 자기 존중에 대한 주장의 경우 더욱 효과적으로 전통적인 이웃 사랑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했다고 본다. 예를 들어, 로저스는 개인들을 "피상적이고 외적인 근거에서 바라볼 때 그들은 우선적으로 자아사랑의 희생자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면서, 자기가 치료했던 많은 사람들을 근거로 해서 "문제의 핵심적 원인은...그들이 그들 자신을 경멸하고, 자신들을 무가치하고 사랑 받을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인본주의 심리학자들의 입장도 이와 비슷한데, 인간 실존에서 심각한 문제는 '자기사랑'이 아니라 '자기혐오'이며, 사람이 자기사랑을 느끼면(자아가 사랑받고 또 사랑받을만하다고 느끼면) 그 후 타인 사랑이 뒤따를 것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근본적인 자기 존중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신학은 말을 하지만, 인간 조건의 분석에 있어서 자기 혐오나 자기존중의 상실의 문제에 대해서는 현대심리학이 신학자들보다 많은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고 본다. 
즉 하나님이 인간을 치유하는 신학과 유한한 인간이 또 다른 인간을 치유하는 심리학은 서로 관계가 있으며, 심리학은 신학이라는 더 큰 존재의 구조 안에서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이 회심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이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며, 동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방법론적 근거 위에서 회심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을 시도해 보고자 한다. 
3. 회심에 대한 심리적 분석: 윌리암 제임스를 중심으로 
회심을 "분열된 자아의 통합"(unification of a divided self)이라고 말했던 윌리암 제임스의 관점은 오늘날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서 분열된 자아란 자아의 심한 갈등 상태를 말하는데, 제임스는 이것을 '분열된 자아'라고 불렀고, 이러한 분열을 일으키는 성향의 사람들을 일컬어 '병든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내면적인 분열을 갖는 사람은 여러 가지 종류의 정신, 신체적인 질병을 갖게 되며, 그의 생애에서 일생 일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이때 그 사람은 그러한 위기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게 되나, 많은 경우 성공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그가 의도적인 모든 노력을 포기했을 때, 어떤 이상한 힘이 그의 영혼을 치유하려고 작동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때 그는 이 힘을 어떤 신적인 힘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가 지금까지 한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힘은 그를 어떤 정동적인 체험상태--소위, 신의 현존을 체험하게 하는 황홀경의 상태--로 이끌어가며, 이러한 체험을 통해서 종교체험자의 분열된 자아는 통합된다는 것이다. 
그럼 반드시 심한 갈등 상태에 있을 때에만이 회심을 경험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 던져질 수 있다. 갈등을 크게 수반하지 않는 무의식적 회심, 또는 점진적 회심의 경우는 어떻게 되는가? 제임스는 회심을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비록 제임스는 급격한 회심에 관심을 갖고 있으나, 그는 회심은 점진적일 수도 급진적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회심을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신앙을 보증하는 가장 중요한 징표"로 보고 격렬한 감정이 따르는 급격한 회심만을 하나님의 기적적인 개입으로 돌리고 점진적인 회심을 소홀히 하는 것은 그의 관점에서 볼 때 잘못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회심을 통하여 나의 욕망이나 나의 좁은 의식에만 사로잡혀서 사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더 큰 존재'와 하나되어 그에게 이끌려 사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인생의 진정한 목적은 눈에 보이는 세계에서의 성공이나 어떤 성취가 아니라 그들의 존재보다 더 높은 차원에 있는 우주와의 연합이나 조화에 있으며, 이 연합으로부터 그들은 어떤 종류의 영적인 에너지를 부여받아서 새로운 열정을 가지고 살 수 있으며, 내면적으로는 안정과 평안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바로 회심은 이런 마음을 갖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또 한편 제임스의 연구방법은 철저하게 실용주의적인 것이었다. 즉 그는 어떤 종교체험이 참다운 종교체험인가를 판단하려면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안다"는 말이 있듯이 그 체험의 결과를 보고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참다운 종교체험은 궁극적으로 체험자들을 성자성(saintliness)으로 이끌고 간다고 주장하였다. 제임스에게 있어서 올바른 회심의 척도는 점진적이 되었든, 급진적이 되었든간에. 무엇보다도 그 결과로서 나타나는 도덕적 변화였기 때문이었다. 
'돌아서다', '중생하다', '은혜를 받다','신앙을 체험하다', '확신을 얻다' 등 회심에 대한 다양한 표현들은 분열과 잘못과 열등감으로 시달려 오던 자아가 종교적 실재를 확실하게 파악함으로써 의롭고 자신 있고 행복한 자아로 변화하는 점진적인 또는 갑작스러운 과정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직접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믿든 믿지 않든 간에 회심은 반드시 이와 같은 도덕적 변화를 수반한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시간이 많이 지난 오늘날도 회심에 대해 간증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여전히 타당성있는 이론이라고 생각되어 진다. 한국에서 잘 알려진 TV탈렌트와 영화배우였던 문오장 목사의 전형적인 간증에서도 이런 점이 잘 나타난다. 
영화, 쇼, 드라마, 밤무대 등 돈을 벌기 위해 몸을 돌보지 않고 또 끊임없이 마셔대는 술과 담배로 위장병을 갖게 되고 건강히 악화되었다. 병으로 인한 괴로움으로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워 죽을 생각도 여러 번 했었다. 그러다가 이웃집의 한 교인을 통해 도움을 받고 간접적으로 여러 교회에 대한 얘기를 듣다가, 어느날 억지로 끌려가다시피 해서 교회를 그저 구경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순복음교회에 참석했다가 목사님의 설교에 마음이 흔들렸다. 
"돈만 많으면 행복한 줄 알고 수단 방법 안가리고 돈벌이에 눈이 벌건 사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명예로 천국갑니까?...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목사의 설교를 들으면서 마치 그것이 자기에게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가슴이 동요하고 있었다. 
나는 그때의 마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가 그때까지 한 번도 체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감정이었다. 양심의 동요 내지 새로운 인식, 막연하나마 내가 지금까지 소유하고 있던 사상이나 철학이나 인생관이 결코 옳지만은 않다는 그런 깨달음이었다. 내가 초라하게 느껴졌다. 뭔가 근본적으로 잘못 살아가고 있다는, 아니 나야말로 욕심쟁이 죄인이라는 자각이 일고 있었다. 그러자 내 눈에서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물이 쭈르륵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뜨거운 눈물이었다. 슬픔의 눈물이거나 회개의 눈물은 아니었다. ....그날 나는 하나님을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는데 하나님은 나를 내 가슴 속 깊은 데서부터 서서히 변화시키고 있었다. 그후로 나는 기도로 위장병도 낫고 신학을 하여 목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 많던 세상의 쾌락과 즐거움을 버리고 예수 한 분으로 참 만족과 기쁨을 얻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윌리암 제임스는 회심에 관한 많은 연구를 했고 그의 영향력은 지금도 크게 작용하고 있음에도, 회심이 이루어지는 그 과정에 대해서는 자아분열의 갈등과 통합--급진적인 그리고 점진적인 방법을 통해--이라는 구조 이상으로 더욱 자세하게 진전시키지 않고 있다. 
4. 회심 과정에 대한 분석 
회심은 19세기 후반부터 심리학에서 중요한 주제였다. 당시 회심의 명백한 형태는 부흥회에서 일어났던 급격한 회심이었기 때문에, 스타벅이나 스탠리 홀 등에 의한 초기 연구들은 주로 청소년기의 극적이고 급진적인 변화로서의 회심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러나 비록 종교심리학이 갑작스런 회심에 관심을 갖고 있음에도, 그 후 많은 회심연구에서는 대부분의 회심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전생애를 통해 전인격이 점진적으로 변화되어 가는 과정으로서 회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심오한 지적변화, 정서적 성숙, 증가하는 윤리적 민감성과 행동, 그리고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강렬한 사랑 등의 종합적인 면에서 계속적으로 변화해 가는 것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즉, 한편에서는 극적인 "다시 태어남"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서서히 미묘한 그러나 심오한 과정으로서 회심을 서술한다. 
윌리암 제임스가 극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회심과정을 위기를 통한 자아분열과 통합으로압축해서 설명했다면, 계속적으로 변화해가는 회심에서는 여러 과정의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오늘날 눈에 띄는 급격한 회심보다 점진적인 회심을 경험하는 많은 기독교인들을 염두에 두고, 회심과정에 대한 좀 더 다양한 이해를 위해, 회심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람보(L. Rambo)가 제시한 이론을 중심으로 일곱 단계의 과정으로 나누어서 접근해 보고자 한다. 
1) 상황(Context) 
회심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회심이 일어나는 상황을 바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적, 사회적, 종교적, 개인적 환경은 회심과정을 촉진하거나 방해할 수 있다. 비록 회심이 개인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환경은 개인의 정체성과 소속감, 의식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시골서 자란 사람과 도시에서 자란 사람의 세계는 다르고, 불교신자는 기독교인들과 비교해서 다른 상징, 의식, 신화의 체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회심은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정신의학자 리프톤(Robert J. Lifton)은 현대세계에서, 문화적 전통의 침식, 높은 유동성, 빠른 의사소통망, 세속화들로 인해 자아는 약해지기 쉬운데, 이런 자아의 약한 상태는 보수적인 종교로의 회심을 위한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분명한 대답과 신념체계를 제공하는 종교는 오늘날 약한 자아를 갖고 수많은 선택의 갈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안정을 주고, 중심을 상실한 세계에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일관성 있는 중심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는 것이다. 
세일즈(S. M. Sales)도 1920년부터 1939년 사이에 미국의 8개 종파를 대상으로 행해졌던 회심 연구에서, '권위주의적' 종파의 신도의 증가는 경제적 불황과 연관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비권위주의적' 교회로 개종하는 것은 경제적인 성장기에 절정을 이루었다고 보고한다. 예를 들면, 미국의 장로교회는 이른바 '좋은' 7년동안 보다는 '안 좋았던' 6년동안 개종자의 30%가 줄어들었고, 반대로 제 칠안식일교회는 좋은 해보다 나쁜 해에 68%나 더 많은 개종자를 끌어들였다. 세일즈는 마찬가지로 워싱톤 주의 시애틀 지역에서 1961년과 1970년 사이에 경제적으로 좋은 4년과 경제적으로 나쁜 4년을 구별해 냈는데 이때 연합장로교회(비권위주의적)는 좋은 해에 더 많은 개종자를 끌어들였고, 로마카톨릭 교회(권위주의)는 나쁜 해에 더 많은 개종자를 끌어들였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사실들은 회심에 있어서 주위 상황이 영향을 주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2) 위기(Crisis)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관습적이고 일상적인 경계선 안에서 삶을 살아가는 데, 이럴 때에는 스트레스가 적절히 취급되고 정서적인 안정이 유지되어진다. 그러나, 개인적인 삶에서 자신의 실존이 흔들릴만한 갈등을 일으키는 위기를 만나게 될 때, 이러한 위기 속에서 이제까지 그의 삶을 지탱해주던 신화, 상징, 의식, 목표, 삶의 표준들이 더 이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그들의 삶을 파괴적이고, 의미 없고 소외된 것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리하여 습관적인 삶의 방식들이 소용없고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경험되고 어떠한 변화가 실존적으로 절박한 것이 되게 된다. 
위기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이 있을 수 있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초자아와 이드 사이의 갈등에서 위기가 온다고 본다. 특히 아버지와의 문제있는 관계, 불행한 어린 시절, 분열되고 왜곡된 개인적 관계 등의 정서적 문제가 후에 그의 삶에서 위기를 불러오는 동기가 된다고 본다. 프로이드의 갈등이론에 영향을 받은 타울레스는 청소년의 성적 갈등이 의식화 될 때 커다란 불안을 경험한다고 하며, 이것이 회심을 갖게 되는 주요 동기라고 한다. 그에 따르면, 회심은 이런 갈등을 해결하도록 돕는데, 이 갈등 속에서 성적 에너지는 에로틱한 감정에 대한 적절한 출구 대신에 하나님을 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부정적 관점에서 보는 회심의 동기와는 달리, 칼 로저스 같은 인본주의 심리학자들은 사람은 자아실현을 이루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이상적인 자아와 현실적인 자아 사이의 틈을 스스로 인정하고 자신 안에 조화를 시키지 못할 때 위기가 온다고 본다. 
또한 생의 각 단계마다 찾아오는 위기가 있을 수 있는데, 칼 융은 35세 이후에 정신질환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극심한 삶의 의미의 상실의 위기(신앙적 위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에릭슨은 여러 위기들, 예를 들면, 청소년기에는 스트레스와 정체성 혼란을 겪는 정서적 위기가 있고, 중년기에는 남을 위한 생산성과 자기 도취의 침체 사이에서 갈등의 위기가 있고, 그리고 노년기에는 인격적 통합과 절망 사이에서 오는 갈등의 위기 등 생의 단계마다 다양한 위기가 있음을 말한다. 특히 회심심리학을 연구하던 초기 학자들은 회심이란 사춘기 때의 현상이라고 주장하면서, 청소년의 심리적 스트레스 및 격정이 깊게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스타벅은 격정과 스트레스, 의심, 사회의식의 확대, 지적 통합, 자아정체감의 탐색, 극도의 혼란-불안감과 불안정, 불확실성의 위기는 높은 수준의 자아를 이루게 되는 계기가 된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이 위기의 요인은 삶의 의미 추구에서부터 인생의 공허, 두려움, 비인간화된 자기 모습에 대한 절망, 일상적인 삶에서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에서 오는 위기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심한 갈등을 일으키는 위기들이 반드시 회심을 야기시키는 것은 아니나, 제임스를 비롯한 모든 회심연구 결과에서 보듯 회심을 가져오게 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된다. 
3) 질문(quest) 
질문은 위기에 처한 사람이 삶의 의미와 목적을 최대화하려고 추구하는 과정이다. 이 단계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사고, 느낌, 행동의 방식을 추구한다. 옛 생활방식의 불만을 벗겨줄 수 있는 새로운 사고나 행동방식을 조심스럽게 살피고자 다양한 경험--신비적인 종교집단, 집단감수성 훈련그룹, 정치적 활동, 종교, 또는 심리요법 등과의 만남--을 할 수 있다. 
질문에서는 회심자가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보통 회심은 하나님이 직접 간섭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묘사되며 따라서 회심자는 그 자신도 통제할 수 없는 강력한 무의식적 욕구에 반응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이런 소극적인 이미지뿐 아니라 질문은 회심자의 적극적인 면이 같이 존재함을 말해준다. 
월터 콘(Walter Conn)은 콜벅, 에릭슨, 피아제, 케건, 그리고 파울러 같은 발달심리학자들의 이론을 연구한 후, 이들의 작업이 자기초월과 회심에 대한 개인의 내재적 동기에 대한 열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에 따르면, 발달단계를 통해서 사람은 인지적으로 감정적으로 더 성숙해지게 되는데, 바로 이 발달단계는 초월에 대한 원초적인 인간의 갈망에 대한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심이 과거 어린 시절의 부정적 감정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라 보는 정신분석학과는 달리, 이와 같이 콘은 보다 성숙해지고자 하는 건전한 질문이 회심을 이루는 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있다. 
4) 만남(Encounter) 
이 단계에서는 질문에 답을 제공해 주는 개인이나 그룹을 만나게 된다. 예를 들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장사지냄, 부활과 같은 성서이야기들을 가지고 목사가 설교할 때, 이 설교를 잠재적 회심자가 최근의 이혼이나 새로운 삶을 다시 살아야할 필요를 절실히 느끼는 자신의 삶과 연결시키는 경우, 종교의 상징적 체계는 그럴듯하고, 의미있고, 매력적이 되며, 잠재적 회심자는 (새로운 삶의 이야기로 들어가기 위해) 이 체계와 동일시하고 이 체계를 자신의 것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렇게 만남을 맺은 사람은 이제 삶의 의미에 있어서 새로운 가능성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이 만남의 단계에서는 잠재적 회심자의 애정적, 지적, 인지적 욕구뿐만 아니라 또한 회심을 주고자하는 자의 욕구도 포함된다. 과거의 회심연구는 주로 회심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잠재적 회심자와 회심을 주고자 하는 자 사이에는 역동적인 상호작용이 존재한다.(예를 들어, 새로운 회심자를 찾기 위한 선교사의 열성적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만남의 단계에서 종교지도자의 카리스마 또는 개인적 매력은 잠재적 회심자에게 역할모델, 삶의 지침, 추종자의 가치에 대한 확증 같은 것을 주면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렇듯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회심에 많은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또한 친구나 친척들과의 만남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실, 어떤 잠재적 회심자에게 있어서 그들을 사랑하고 돌보는 자와의 만남은 갈등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해주고 더욱 건설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의 에너지를 사용하게 해준다. 그러므로 많은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만남은 일반적으로 나이나 성별, 교육수준이 비슷한 사람, 친척이나 친구들을 통해 일어난다는 것에 주목한다. 
5) 상호작용(Interaction) 
사람들은 개인이나 그룹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체적인 욕구를 발견하기 시작한다. 람보는 전통적으로 욕구의 네 가지 범주는 의미의 지적체계에 대한 촉구, 정서적인 소속감에 대한 욕구, 새로운 행동양태에 대한 욕구--즉, 새로운 방향의 가치와 일치하는 삶의 구체적인 지침이나 방법--그리고 이상을 구체화하는 지도자에 대한 욕구라고 말한다. 
만남을 가진후 그룹과의 관계를 계속하면, 상호작용은 더욱 강해지는데, 이 단계에서 잠재적 회심자는 그룹의 기대, 삶의 양식, 가르침에 대해 더욱 배우게 된다. 사빈과 아들러(T. Sarbin and N. Adler)는 커다란 변화를 경험한 사람들 가운데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요소들을 다음과 같이 열거했다 
1) 새로운 삶의 방식의 모델을 제공하는 교사(혹은 멘토)와 회심자 사이의 관계의 중요성. 2) 회심자가 새로운 종교적 체계에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서 의식(ritual)의 중요성. 이 의식을 통해 인지적인 이해를 넘어서서 새로운 신념과 실천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을 얻게 된다. 3) 신체적 경험의 중요성. 회심자가 금식을 하던 명상을 하던 의미있는 변화의 체계에서 육체의 참여는 필수적인 요인이다. 4) 죽음과 거듭남의 은유의 중요성.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기독교적 이미지는 회심자가 과거를 단절하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한다. 5) 외적인 종교적 이야기가 자신에게 관계를 갖고 압도적인 것이 되면서 내면화되기 시작하는 것..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종교적 회심에서 사람들이 갖는 강력하고도 예외적인 경험을 다 설명하지 못하지만, 회심이 진행되는 과정에 있어서 상호작용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통찰력을 주고 있다. 
6) 위탁(Commitment) 
이 단계에서 회심자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 옛것보다 우월하다고 결정하고--의식적이던 무의식적이던 철저한 자기포기를 통해서--적극적으로 과거와 단절한다. 위탁을 통해 이제 전적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이제까지의 일상적인 삶은 새로운 은유와 이미지, 새로운 이야기로 해석하도록 요구되어진다. 때때로 과거와의 단절과 새로운 위임을 표시하기 위하여 의식(ritual)--예를 들면, 세례나 그들의 삶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는 "간증"--이 필수적이다. 간증은 회심으로 이끌었던 경험이나 삶의 이야기를 단순히 말하는 것 이상이다. 그것은 회심자의 개인의 이야기를 그룹의 이야기와 명백하게 연결시키는 창조적인 과정으로, 회심자가 이 그룹에 맞는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는 방식으로 증언을 하게 된다. 또한 세례는 옛 삶이 죽고 새로운 삶이 태어나는 것을 선포하는 명백하고도 경험적인 과정이다. 
이 위탁의 과정에 대한 흥미있는 통찰을 모리니스(Alan Morinis)의 연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입회식때 어떤 그룹들은 고의적으로 고통을 끌어내기 위해 신체의 절단(할례, 매질, 손가락자르기, 이빨뽑기 등)을 요구한다. 그는 고통을 끌어내는 것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다고 보는데, 그것은 자의식을 고양하는 것과 그룹의 일부분이 되기 위해 개인이 자신의 무언가를 희생해야 한다는 것을 시위하는 것이다. 비록 기독교에서는 회심 과정의 일부분으로서 신체의 물리적 절단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회심에서 이와 같은 고통은 강렬하게 존재한다. 이것은 죄와의 투쟁, 하나님으로부터 소외에 대한 묘사에서 잘 드러나는데, 하나님에게 돌아서기 전에 죄와 부패에 대한 강조는 바로 절단의식과 같은 효과를 만들어내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많은 회심자들은 하나님이나 예수 그리스도에의 전적인 굴복은 그들의 회심과정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라고 보고한다. 예를 들면, AA에서도 사람들은 그들이 알코올 중독자이고 그러한 현실을 바꾸기에는 절대적으로 무력하다는 사실을 먼저 직면하게 되는데, 역설적으로 그런 무력감에 대한 철저한 인식 위에서 사람들은 알콜 문제를 다루는 과정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이 과정은 기독교 회심에서도 비슷하다. 사람들이 죄인으로서 그들의 곤경에 직면할 때, 그런 인식에 대한 굴복 그리고 구원자로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굴복하는 때가 바로 새로운 삶을 위한 힘을 얻게 되는 때이다. 잠재적 회심자가 옛 생활방식에서 벗어나 전적으로 위탁을 하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며, 두 세계 사이에서의 동요는 매우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삶의 경계를 넘는 결정은 엄청난 안정감과 삶의 기쁨을 가져온다. 
7) 결과(Consequences) 
회심자마다 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경험은 새로운 신념과 행동을 굳건하게 한다. 기독교인의 회심에서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계속되는 성장과 갱신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 대한 메타포(은유)는 순례이다. 만일 회심자가 위탁 사건에 뒤따르는 이 순례를 시작하는 것을 실패하면, 회심자는 새로운 신앙을 떠날 수도 있다. 그리고 처음의 열정이 최고조에 이른 후에, 새 회심자는 때때로 회심후 우울증을 경험할 수도 있다. 이때 고조된 희망은 희미해지고 새로운 신앙을 찾은 강렬한 기쁨은 사라진다. 이러한 경우에 적절한 목회적 돌봄이 없으면 회심자는 새로운 삶과 신앙에 대한 타당성에 의구심을 갖기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신앙안에서 성숙해질 때, 모든 삶은 하나님과의 더욱 깊은 관계를 갖는 삶을 향한 순례라는 인식을 얻게 된다. 
회심을 가져오는 데에는 다양한 동기--다른 사람의 바람에 대한 단순한 순응으로부터 심오한 하나님 경험, 삶의 의미의 발견, 그리고 정서적 갈등의 해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기--가 있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위에서 제시한 7단계 모델은 회심의 과정에 대한 여러 다양한 심리학적 설명들을 종합해서 나름대로 일관성 있게 정리한 것이다. 이제는 이러한 과정으로서의 회심이해가 우리의 전통적인 회심이해에 어떠한 도전을 주고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분석해 보고자 한다. 
4. 심리학적 접근의 한계와 공헌 
제임스에 따르면, 종교체험이란 인간의 심층 의식에서 일어나는 것이고, 프로이드와는 달 
리 기독교에 호의적인 것처럼 보이는 융도 모든 신적인 것은 무의식의 영역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종교체험을 통하여 그 체험자가 어떤 신적인 것을 느끼고 체험했다면, 그것은 그가 자신의 무의식 영역에 있는 것을 체험하고 자신의 의식 영역에 동화시켰다는 말이 된다. 이렇게 무의식의 영역에 있는 것을 의식화하고 동화시키는 순간, 우리의 의식은 그만큼 확장된다. 이렇게 확장된 의식에서 나오는 행동은 그 이전의 의식 상태에서 나오는 행동과 다를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서 그의 인격은 변화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교리적인 차이가 아니라, 무의식과의 만남에서 나타나는 결과들 즉 마음의 평화나 윤리적 변화 등이라고 말하는 심리학적 접근에서는 하나님의 개입의 자리가 없다는 결정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회심을 경험한 많은 사람들의 조사에서, 그들은 심리학적인 어떤 구조에서가 아니라, 분명하게 기독교 신앙 안에서 회심을 경험했음을 본다. 제임스도「종교체험의 여러 모습들」에 모아 놓은 많은 종교체험담들을 통하여 회심을 경험한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인 존재로 체험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고백했던 예수는 비인격적인 하나의 힘이 아니라, 종교체험 후에 체험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모든 삶을 바쳐서 헌신의 삶을 살기에 충분한 인격적인 존재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볼 때 인격적인 하나님을 배제하고 시작하는 심리학적 설명은 그 한계가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심이 초자연적 관점뿐 아니라 인간적인 시각에서도 관찰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행동과학으로서의 심리학과 신학적 추구로서의 종교 사이의 창조적인 긴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어떤 심리학 이론이나 신학교리가 아무리 소중하다 할지라도 그 중 하나만을 고집하면서 이 창조적인 긴장을 포기한다면 두 분야가 서로 관련되는 영역은 탐구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회심을 단 일회의 하나님의 역사라는 일반적 해석을 넘어서 제임스의 분열과 통합을 통한 급격한 회심, 그리고 조금 더 긴 과정으로서의 회심 분석 등으로 폭넓게 이해를 시도하는 심리학적 통찰력은 전통적인 회심이해를 좀더 폭넓게 생각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이 점에 대해 몇 가지 제안해 보고자 한다. 
첫째, 격렬한 감정이 따르는 순간적인 회심만을 인정하고자 하는 경향에 대해서, 심리학적 접근의 회심은 이것이 문화나 사회적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과정--점증하는 의식, 고려, 그리고 통합을 포함하는 등 여러 과정--으로 서서히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삶이 변화하는 깊이 있는 회심은 순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과정 속에 있다는 것으로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통속적으로 "결정적인 회심의 경험이 없이는 구원에 이르기 힘들다"는 해석에 대해서는 그것이 너무 좁은 해석임을 보여준다. 회심경험은 각 회심자의 성격이나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특정의 형태의 회심만을 강조하는 것을 부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인생주기에서 갈등의 구조가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됨을 인식시킴으로, 갈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성장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청소년기의 스트레스와 혼란의 정서적 위기에 직면하게 될 때, 성숙한 자기성찰을 하게 함으로 정상적인 발달과정을 과속화 시킴으로 단축시킬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고, 칼 융이 말하는 중년기의 위기도 개성화 과정을 통해 회심을 경험할 수 있는 시기로 만들수 있다. 
여기에서 심리학적 이해로서의 회심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자발적으로 맹세함으로써 전과 완전히 다른 새 사람으로 태어나는 최초의 경험 후에도 계속해서 일어나는 지속적인 과정으로 이해되어진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절실한 실존적인 문제들로 갈등하다가 해결되는 것이 끝이 아니라, 계속해서 다가오는 각 시기의 절실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회심이라 할 수 있다. 신뢰할만한 회심은 변형의 계속되는 과정이다. 처음의 변화는 중요하지만 이것은 장기간의 과정, 즉 순례의 과정에 있는 첫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 즉 회심을 단지 일회적인 사건으로 보기보다는 일생을 통해 지속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함을 심리학적 접근은 제시해 준다. 
셋째, 인생 주기에 따른 자연적인 고민과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회심이 있을 수 있으나, 또한 자신의 삶에 안주하고 있는 자들(새로 등록한 교인이나 오래된 교인 역시)에게는 신앙적인 도전(상호작용)을 줌으로서 회심을 경험하고 더욱 성장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음을 심리학적 접근은 제시해 준다. 오늘날 개인주의화되고 상대주의가 만연해 있는 사회 속에서, 교회에 열심히 출석하나 성경적인 삶과 무관하게 살아가는 세속화된 교인이 많은데, 이들은 기독교의 핵심메시지에 대하여 소홀해져 가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회심을 경험할 수 있는 상황과 도전을 주기 위하여 기본적이고 정확한 성경의 가르침과 신앙적인 보다 높은 삶의 차원을 설교나 개인적인 대화(예수와 니고데모와의 대화처럼), 그리고 성령의 임재를 느끼게 하는 예배나 집회를 통해 전달함으로 , 현실에 안주하지 않도록 도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때 일방적인 주장이나 권위주의가 아니라 함께 생각하는 차원에서 도전을 주도록 해야 한다. 
이런 바른 신앙적 도전이 필요한 것은 바른 만남을 갖지 못하면 오히려 퇴행으로 이끄는 회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살츠만(Leon Salzman)은 종교적 회심을 두 유형, 즉 발전적인 성숙형과 퇴행적인 정신질환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첫 번째 유형의 회심은 자기 자신과 주위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더욱 깊게 하고 우주와 하나됨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긍정적으로 실현할 수 있게 한다. 이 성숙형 회심은 분열된 자아를 하나로 통합하고 불안을 해소하고 발달의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두 번째 유형의 회심은 주로 정신질환 진행 과정의 일부분인 경우로, 그 뚜렷한 특징은 퇴행적인 개종자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지나치게 광적인 신앙생활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회심은 대부분 교만, 증오, 편협, 강박적인 개종 그리고 신앙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거나 순교하고 싶은 자학적 욕구를 일으키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회심의 모습은, 프로이드에 따르면, 종종 권위적 종교의 구조 안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회심이란 오랫동안 존재해온 무의식적 갈등을 풀기 위한 시도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하는 프로이드는, 특히 청소년 시절 독립하기 위해 권위에 대해 투쟁하는 동안 적대감과 분개하는 태도를 종종 갖게 되는데, 회심은 이런 적대감을 흘러가게 하는 수단으로서 종종 이 기간동안에 나타난다고 한다. 이때 권위적인 아버지를 향하듯 하나님을 향함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데, 이런 경험은 방어적인 해결책으로서 권위적 종교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로이드는 신경증에 너무 생각이 사로잡혀서 종교적 위탁과 건강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많은 증거들을 고려할 여유가 없이 종교를 억압된 감정이나 두려움, 죄책감에서 나오는 반응 등으로만 추정했다고 비판받을 수 있다. 
폴 투르니에도 종교적인 체험을 했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 어떤 이들은 인격에 영속적이고 유익한 변화가 일어났으며 더불어 굉장한 행복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원초적인 흥분을 느끼지 못했고 생활가운데 진정한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다. 그런데 또 어떤 이들은 더 나쁜 방향으로 변화되었다고 말한다. 스스로의 회심에 너무 감격한 나머지 폭군처럼 되어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체험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회심의 방향은 회심의 과정에서 바른 만남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바람직한 회심을 위해서는 올바른 교육적 가르침(언어적, 비언어적 교육)이 필요함을 회심의 여러 종류를 연구한 심리적 접근에서는 말해준다. 
나오면서 
회심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을 제임스와 람보의 이론을 중심으로 정리했는데, 이것은 현대 교인들이 회심을 편협되지 않고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시해 본 것이다. 또한 이것은 유아세례를 받고 독실한 기독교 신앙의 집안에서 자라오던 한 사람이 나름대로 가졌던 회심경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를 정리해 보기 위해서도 시도해 본 것이다. 그는 고3 때에 신앙에 대한 심한 회의에 빠져 있다가 무언가 답을 찾기 위해 기도하던 중에 환상을 보고, 그 결과 이제까지의 모든 의심이 사라지고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내적 안정을 찾았던 흔히 청소년 시절에 가질 수 있는 회심경험을 하게 되었다. 당시 그 경험은 그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음에도, 그것이 그의 생애에 있어서 유일한 회심이라고 그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유아세례 이후 비록 의식하지는 못했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신앙을 지켜왔다고 보고, 그리고 그 종교적 경험 이후에도 살아가면서 여러 종교와 사상과 철학들을 배우면서 기독교 전통적 신앙에 대한 혼란이 있었으나 다시 신앙을 정립하면서 그 이전보다 더욱 성숙해지는 경험을 했다. 
그렇다면 회심을 단 일회로 규정하거나 급격한 회심만이 참된 것이라면, 그는 언제 회심탖는가? 세례 받았을 때?(구원은 인간의 의지에 앞서서 하나님의 은혜로 오기 때문에) 고3 회심 경험때? 세속철학과 전통신앙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더욱 성숙을 경험하게 되었을 때? 단 한번의 정확한 순간을 얘기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발달 단계마다 어떤 갈등이 있을 때 자아 갈등과 통합을 통해 계속적으로 더 성장해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아직도 순례의 길을 계속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파울러의 신앙발달단계가 암시하는 것처럼, 회심의 과정이 정체되지 않게 계속해서 깊은 신앙의 단계로 나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오늘날 목회에서 중요한 사명이 될 것이다. 회심은 본래 하나님의 능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또한 회심자의 심리적 상태나 환경이 중요함을 인식하면서, 단계별로 본 회심과정이 회심을 좀더 넓게 이해하고 이를 통해 교인들이 더욱 성숙해 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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