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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자료실/인문학자료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가려낼 능력이 없다는 사실 내 행동들 중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가려낼 능력이 없다는 사실은 나를 전율하게 만들어요. 생활환경과 교육이 나를 견고한 거짓의 울타리 안에 가두어놓았다는 걸 나는 압니다. 내 일생은 자신과 타인을 감쪽같이 속이기 위한 나날의 궁리 속에서 흘러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나는 죽는 순간까지 이런 거짓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무섭습니다.안톤 체홉의 에서 인용한 글. 더보기
울지 않는 바이올린 남편의 친구가 어느 날 우리 집을 방문했다. 그는 얼굴도 잘 생겼으며 건강해 보였고 모든 면에서 뛰어난 사람처럼 보였다. 남편과 같이 있는 동안 그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시를 읊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기로 했다.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매혹된 나는 “악기도 다룰 줄 아세요?”하고 물어 보았다. 그러자 그는 “악기요...?” 하더니 한참 무언가를 망설이던 그는 입을 열었다. “실은 바이올린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울지 않는 바이올린이 되었지요". 나는 왜 그만 두셨냐고 물었다. “실은 결혼 당시 제 아내한테 바이올린을 켜주었을 때... 제 바이올린 솜씨가 형편없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자기는 바이올린을 정말 잘하는 사람을 몇 안다고 말하더군요. 무슨 뜻이었는지 알 수 있었죠.“ 그 후로 그는 20년 동.. 더보기
데리다, ‘환대’에 관하여 데리다, ‘환대’에 관하여월드 리베로 사상가, 자크 데리다월드컵의 계절에 축구를 좋아했던 한 사상가를 떠올린다. 축구 포지션 중에 ‘리베로’(libero)라는 독특한 역할이 있다. 스위퍼 같은 최종 수비수 역할을 맡으면서 공격에도 적극 가담하는 선수를 말한다. 한국의 홍명보가 그랬듯이, 리베로는 급작스레 롱슛을 때리거나, 세트 플레이가 되면 전방 깊숙이 솟아 헤딩슛을 한다. 평생 축구를 좋아했고, 가장 힘들 때, 외로울 때, 차별받을 때, 볼을 차며 울분을 참았을 그을린 얼굴의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 1930~2004)는 20세기 사상사에서 숱한 고정관념을 펑펑 차대며 리베로의 책무를 다했다.프랑스령 식민지 알제리에서 태어난 사상가를 흔히 ‘순수하지 않은 알제리아인’(Algerians.. 더보기
그러니 넌 선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하루는 식사를 준비하던 어머니가 물었다. "완두콩 먹을래, 옥수수 먹을래?" 어차피 통조림 음식, 그게 그거라고 생각한 아들은 "아무거나요"했다. 그러자 어머니가 엄격한 표정으로 이야기 했다. "결정할 때까지 밥 먹을 생각 마라. 인생은 결정의 연속이야. 모든 일의 99퍼센트는 중요한 게 아니란다. 당장은 중요한 것처럼 보여도 한 발 물러서서 보면 선택의 문제 외엔 아무것도 아닌 거야. 그러니 넌 선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양창순 더보기
내 온몸으로 느낄수 있는 생의 시간 내 온몸으로 느낄수 있는 생의 시간 나이를 먹는 것 자체는 그다지 겁나지 않았다. 나이를 먹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그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어떤 한 시기에 달성되어야만 할 것이 달성되지 못한 채 그 시기가 지나가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 아니다. 나는 정말 알알하게 내 온몸으로 느낄수 있는 생의 시간을 자신의 손으로 쥐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중에서 더보기
사랑하게 되면 알게 되고, 알고 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사랑하게 되면 알게 되고, 알고 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이 말은 조선 정조 때의 문장가 유한준(兪漢雋)이 남긴 명언을 토대로 유홍준 교수가 구절을 좀 고쳐서, 문화유산을 보는 자세에 대하여 말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유홍준 교수의 말이라 해도 좋을 것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이 말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제1권의 머리말 일부입니다. 이로부터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 유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제2권에서 정정하고 보완한 대로, 이 구절의 원문은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입니다. 이는 정조 때의 문장가인 유한준(兪漢雋, 1732 - 1811)이 당대의 수장가였던 김광국(金光國)의 화첩 《석농화원(石農畵苑.. 더보기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아무도 상대방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추게 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서로 마주보며 그것을 닦아 줄 수는 있어. 우리 생에서 필요한 것은 다만 그 눈물을 서로 닦아 줄 사람뿐이니까. 네가 나에게, 그리고 내가 너에게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해. 공지영의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중에 더보기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 강민숙 색이 없다는 것은,자기의 색갈이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그래서 꽃은 색의 의미를 안다. 색을 고르기 위해뿌리는 어둠 속에서도 잠들지 않는다.노랑, 빨강, 분홍 옷감을 고르기 위해꽃은 자기의 목숨을 건다. 그러나, 꽃은결코 어둠의 옷을 입지 않고땅속 어둠을 어둠으로 피워내지 않는다.보이지 않는 어둠은향기가 아니라는 것을 꽃은 안다. 눈이 오면 눈이 되고비가 오면 비가 되는 몸부림으로돌 틈, 바위 틈서리부둥켜 안고서 혼자 목울음을 운다. 어둠을 뽑아살아 있는 빛을 피우기 위해바람의 푸른 눈망울 앞에바람보다 먼저 고개 숙일 줄을 안다. 엎드려 낮게 엎드려바람을 탓하지 않는 꽃이 되어꽃향기가 되어,꽃은 땅속 어둠을 넘어서 온다. 더보기
현재에 사는 것 나는 행복할 수 있는 진정한 비결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현재에 사는 것입니다. 언제까지나 과거를 후회할 게 아니라, 또 장래를 걱정할 게 아니라, 현재의 이 순간에서 얻어 낼 수 있을 만큼 얻어 내는 것입니다. 1초, 1초를 즐길 작정이에요. 그리고 즐기고 있는 동안, 즐기고 있다는 것을 의식할 작정입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생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경쟁하고 있을 뿐이에요. 아둔한 지평선 위에 있는 목적지에 도달하려 하는 거예요. 그리고 너무 성급하게 목적지에 도달하려고 하기 때문에 숨이 차서 헉헉거리며, 지나치는 아름답고 조용한 전원의 경치를 하나도 못보고 말아요. 그리고 나서 비로소 깨닫는 것은 이미 자기가 늙고 지쳤다는 것과, 목적지에 도착하든 못하든, 아무런 차이도 없다는 것입니다. 나는.. 더보기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 뿐입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입니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신뢰를 쌓는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인생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믿을 만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달려있음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 다음은 무엇을 알고 있느냐가 문제임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 자신을 비교하기보다는 내 자신의 최대치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