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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자료실/인문학자료

봄날은 가고

봄날은 가고... -설 도-

 

봄날은 가고 
春望詞 
꽃잎은 아염없이 바람에 지고 
風花日將老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佳期猶渺渺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不結同心人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空結同心草 

우리가 흔히 부르는 '동심초'라는 노래입니다. 소월의 스승인 김억이 당의 시인 설도가 지은 '춘망사'를 우리말로 옮긴 것입니다. 한시의 번역이 과연 어떠해야 하는 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 1구의 '풍화(風花)'는 바람에 꽃잎이 흔들린다는 뜻이고, '일장노(日將老)란 장차 해가 지려 한다는 의미인데, 이것을 '꽃잎이 하염없이 바람에 진다' 고 풀었으니, 우리 같은 사람으로서야 엄두도 못 낼 번역이지요, 
 
제 2구의 '가기(佳期)'도 아름다운 약속 또는 즐거운 언약이란 뜻인데, 이것을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라고 하였으니, 번역문만으로도 원시(原詩)에 전혀 뒤지지 않는 절창이 되었습니다. 
'동심인(同心人)'은 마음을 함께 하기로 한 연인을 말하며, '결동심초(結同心草)'란 두 사람의 마음을 영원히 하나되게 하려는 기원으로 풀잎을 맺는다는 의미입니다. 연인들 사이에 풀잎을 맺어 마음을 연결하는 풍습이 당대(唐代)에서부터 있어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도 어렸을 적에 풀밭에서 토끼풀로 약속반지를 만들었던 추억이 새롭네요 요즘 아이들은 경험하지 못하는 일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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