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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성경 이야기체 본문 해석에서 인물 해석법

성경 이야기체 본문 해석에서 인물 해석법


노승수 목사


소설의 서사에서 인물묘사가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인물 묘사 자체가 극의 캐릭터 설정뿐만 아니라 전개에서 암시, 복선, 혹은 더블플롯의 주요 구성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성경 서사는 독특하게도 인물묘사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아브람, 모세, 바울, 베드로, 우리가 알만한 성경의 인물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한 정보를 거의 주지 않습니다. 성경이 서사 구성에서 인물묘사를 꺼리는 이유는 성경은 소설이 아니며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지 않고 하나님을 계시로서 드러내는 데 그 중대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서사 구조상 인물묘사가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물의 묘사가 나타나는 장면이 있죠. 예컨대, 에서의 붉음과 야곱의 매끈함, 엘리야의 털옷, 엘리사의 대머리, 엘리의 비둔함, 다윗의 붉고 아름다움, 이삭의 눈이 어둠 등등의 특정 장면에서 묘사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는 일종의 해석학적 신호입니다. 성경 저자는 지금 인물을 드러내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 특징을 통해서 특정 계시나 교훈을 드러내려는 것이죠. 에컨대, 이삭의 눈이 어둠은 그의 분별력 없음을 드러내고 엘리의 비둔함은 그의 영적 무지를 드러냅니다. 엘리야의 털옷은 선지자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성경의 내러티브를 읽을 때, 인물묘사가 나타나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성경저자는 심지어 하나님의 속마음까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나레이션을 하죠. 특히 내러티브에서 이 나레이셔은 해석의 중요한 키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구절이죠. "어떻게 하실 줄 아시고 시험코자 하심이라" 혹은 "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경홀이 여김이라" 이런 방식으로 독자로 하여금 특정한 관점으로 성경의 서사에 접근하도록 의도합니다. 만약 성경 저자가 이런 나레이션을 침묵한다면 우리의 도덕적 문화적 관념을 거기에 얹으면 해석적 에러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성경의 이런 침묵은 때론 계시적 용도로 사용됩니다. 교훈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어떤 계시를 위한 일종의 장치로서 뒤틀림이 나타납니다. 우리가 볼 때 낯설고 생경한 장면일수록 이런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열왕기에 등장하는 선지자의 거짓과 꾀임을 죽임을 당하는 선지자나 엘리사의 대머리 사건과 곰에 죽은 아이들 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입니다. 이런 본문은 도덕적 관점으로 보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도덕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이런 본문에 접근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또한 선지자를 통해서 주어지는 계시와 서사의 경우, 선지자들은 일종의 행위를 통해서 계시를 전달하는데, 예레미야가 속옷을 와디에 감춘다든지, 에스겔이 한쪽으로 누워자거나 소똥으로 떡을 구워 먹는다든지, 호세아가 창녀 같은 고멜과 결혼한다든지 이런 명령을 계시로 받으면 선지자의 삶 자체가 자신이 받은 계시의 해석의 키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여로보암에게 예언했던 선지자는 먹지도 마시지도 말고 가서 예언하라는 계시를 받았으나 다른 선지자의 꾐을 받아서 말씀에서 어긋나 죽고 마는데 이 선지자의 죽음은 여로보암에게 주어진 메시지에 대한 행위 계시 형태입니다. 이런 형태는 계시록에도 자주 사용됩니다.


#성경서사해석법_간략히_기억나는_것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