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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하강논쟁이 한국교회에 주는 교훈

하강논쟁이 한국교회에 주는 교훈 


노승수 목사 


1887년에 스펄전의 제자인 로버트 쉰들러(Robert Shindler)가 “검과 흙손”지에 고등비평, 진화론, 합리주의로 인해 비국교도인들이 수적으로나 영적으로 하강하였다는 기고를 합니다. 스펄전 역시, 4개의 소논문들을 동일지에 게재하면서, 소위 "하강논쟁(Downgrade Controversy)" 이라는게 벌어집니다. 

흔히 스펄전을 마지막 청교도라고 합니다. 영국 교회의 청교도의 황금기가 저물고 영국 교회의 경건이 저물어 가고 있다고 본 것이지요. 스펄전의 이 지적은 '선지자적'이었습니다. 100년이 안되어서 영국 교회는 관광지로 전락하고 맙니다. 그래서 스펄전을 마지막 청교도라 부릅니다. 

스펄전이 하강 논쟁에서 지적한 것은 성서의 무오,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 불신자의 영원 형벌과 같은 교리들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이런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은 다 자신이 합리적이고 상식적이며 이성적이라고 믿는 무리였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이들은 교회를 허무러뜨리는 세력이었지요. 

한국교회 70년대를 황금기(?) - 이렇게 이름하긴 어렵지만 암튼 - 혹은 적어도 복음주의가 흥왕하고 영적 추수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교회에 돈이 모이면서, 교회가 타락을 한 것이지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신학'을 내어 놓습니다만, 이 신학들이 스펄전 시대의 그것과 매우 흡사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한국교회의 시기 역시 스펄전이 살던 시대와 흡사합니다. 한국교회도 하강을 겪고 있지요. 아마도 3-40년 정도가 되면 초대형 교회들이 텅텅 빌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재정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 교회 건물을 싼 값에 팔겠지요. 이런 일은 그렇게 서글프지 않습니다. 정말 슬픈 일은 한국교회가 조나단 에즈워즈의 부흥 직전의 시기처럼 교회 안에 중생하고 회심한 사람들이 희귀한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건 믿음과 회심, 칭의와 같은 개념들의 오염들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대안처럼 보이던 합리적 설명들은 사람들의 영혼의 눈을 가릴 것입니다. 스펄전이 떠난지 100년 레슬리 뉴비긴이 선교지에서 노년에 복귀한 영국은 스펄전과 그 이전 시대의 영국이 아니라 복음의 불모지였습니다. 이게 한국교회 30년 후의 자화상이라면, 그 책임은 모두 이 세대에게 돌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