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로그/목회칼럼

신화와 우상들

암몬인의 신인 몰록은 자식을 인신 제사로 드리는 신앙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이 암몬인의 신앙은 이스라엘과 유다에서 바알 신앙인 두로 공주였던 이세벨과의 혼인 성사로부터 이스라엘 전역에 퍼졌던 것과 유사한 경로를 거쳤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페니키아인의 신 중에는 몰록이 있으며 이 신앙은 자기 자식을 잡아 먹던 그리스의 티탄 신의 주신인 크로노스의 대한 신앙이었을 것이다.

크로노스는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하고 가이아의 배신한 탓에 가이아로부터 니 자식이 너를 해칠 것이라는 신탁을 받고 두려워하여 자기 자식을 다 잡아 먹었다.

자기 자식이 잡혀 먹는 것을 안타까워 했던 대지의 여신 레아는 제우스를 숨겨 크레타에서 기르고 크로노스에게 돌덩이 하나를 제우스라고 속여서 먹게 한다.

페니카아의 도시 중 하나였던 두로의 공주, 이세벨이 아합과 결혼하면서 이스라엘 전역에 바알신앙이 퍼지는데 이 페니키아의 신앙 중 하나가 몰록이다.

이 몰록의 신앙을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묘사했는데, "그들 한 가운데 크로노스 동상이 두 팔을 벌리고 서 있었다. 아이가 화로 속으로 던져지자 화로 구멍은 마치 웃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라고 해서 크로노스에 비유했다.

아마도 암몬인의 몰록 신앙은 페니키아를 통해 흘러들어온 크로노스 신앙의 변형이 아닌가 싶다. 히스기야의 아들이었던 므낫세 역시 이런 신앙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민족 간 신들과 그 신앙은 이웃 국가에 쉽게 전파되었다.

재미 있는 지점은 제우스는 그 형과 누나들이 잡혀 먹는 바람에 나중된 자였으나 먼저 된 자가 된다는 점이다. 제우스는 크로노스와 같은 티탄계의 여신이자 나중에 부인이 되는 바다의 여신 매티스를 찾아가서 잠드는 약을 구해 크로노스에게 먹이고 그의 배를 갈라 형과 누나들을 꺼내게 된다. 그리고 자기 대신에서 레아가 먹였던 돌, 옴파로스를 꺼내는데, 이것이 세상의 중심이자 가이아의 배꼽이라 불리며 아폴론 신전이 있는 테베에 있다. 델포이 신전에서 신탁을 얻는 이유는 신탁이 가능한 신이 가이아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얻게 된 제우스는 "나중된 자로서 먼저 된 자"로 불리며 이게 제우스의 별명이 되었다. 바울이 헬라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이 신화를 접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아테네에서 그랬을 가능성이 있고 "먼저 되고 나중 되는" 이 경륜에 대한 신학은 원래 마태복음에 전개된 것으로 보아서 예수님의 가르침의 일부였음이 틀림이 없다.

적어도 이것이 바울신학과 그 신학을 반영하는 누가의 기록에 그대로 반영이 되어 있다. 유대인과 헬라인을 향한 경륜으로서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아마도 제우스 신앙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가지고 있었던 헬라인으로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받아들이는데 매우 유용한 접촉점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