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새 패러다임
노승수 목사
내담자들과 만나다 보면, 핵심감정과 자신을 철저하게 동일시한다. 자신의 감정이 곧 바로 자신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나의 감정은 "나"가 아니라 내가 소유한 감정이다. 나의 생각 역시 내가 소유한 생각이다. 이것들이 모여서 "나"라는 정체성이 형성된다. 그러나 진정한 자신은 이런 잡동사니들의 집합이 아니다. 진정한 자신을 찾아야 한다. 핵심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핵심감정을 사용해서는 우리는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보다 큰 힘이 요구된다. 그래서 우리에게 은혜가 필요한 것이다.
Tomas Khun이라는 과학철학자는 그의 책 『과학 혁명의 구조(1962)』에서 몇 가지 새로운 개념을 들어서 과학의 진보를 설명했다. 예컨대, 통상과학(normal science), 패러다임(paradigm), 퍼즐풀이(puzzle solving), 위기에 있어서의 과학(science in crisis), 과학혁명(scientific revolution)이다. Khun은 과학의 발전은 『기존의 패러다임→통상과학→변칙성의 등장→변칙성에 대한 인식의 확장→위기의 조성→과학혁명→새로운 패러다임→새로운 통상과학』으로 도식화되고 과학의 이러한 진보과정은 결코 누적적인 것이 아니며, 과학혁명을 초래하는 것도 통상과학에서 발견되는 변칙성의 누적에 의한 과학에 있어서의 위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예컨대, 천동설로서 설명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천체 현상이 천동설의 위기를 고조시켰고,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인격이 위기를 맞는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생의 위기는 자연현상의 일부이다. 나쁜 일은 나쁜 사람에게만 일어나지 않고 어느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반대로 좋은 일 역시 좋은 사람에게만 일어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일어난다.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의 차이를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것은 사실 신비에 가깝다. 이 문제로 합리성에 매달리게 되면, 하나님이 보이지 않게 된다. 인생에서 찾아오는 위기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하나님의 메시지와 같다. 나의 핵심감정 안에서는 하나님이 발견되지 않을뿐더러 우리의 일상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핵심감정을 삶의 모든 영역에 투사하고 있는 동안은 우리 삶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하나님이 인간이 되신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인간을 신적 존재로 만드시기 위한 것이다(요일 3:2, 요10:34-36). 인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은 우리의 패러다임을 이동(shift)하시는 것이다. 유한자이지만 무한자를 담는 그릇으로 우리를 빚으시는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의 신비이며, 인간은 이 신비를 담아내기 위해서 창조되었다. 핵심감정은 내가 아니다. 이것을 명심하라. 우리는 우리의 핵심감정으로부터, 우리의 거짓된 자아로부터 신적 존재로, 신의 성품에 참예케 되는 존재로, 하늘로부터 난 자로 새사람으로 이동해 가야한다. 이것을 하나님으로부터 요청받는 것이 바로 인생에서 닥치는 위기와 나쁜 일들의 진정한 의미이다.
(요일 3:2)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지금은 하나님의 자녀라 장래에 어떻게 될 것은 아직 나타나지 아니하였으나 그가 나타내심이 되면 우리가 그와 같을 줄을 아는 것은 그의 계신 그대로 볼 것을 인함이니
요 10:34-요 10:36
(34)예수께서 가라사대 너희 율법에 기록한바 내가 너희를 신이라 하였노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35)성경은 폐하지 못하나니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신이라 하셨거든 (36)하물며 아버지께서 거룩하게 하사 세상에 보내신 자가 나는 하나님 아들이라 하는 것으로 너희가 어찌 참람하다 하느냐
'블로그 > 목회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속 교리의 부패가 죄인식 및 성화적 삶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0) | 2018.02.13 |
---|---|
믿음의 성질에 대한 이해가 개혁파 성도에게 주는 유익 (0) | 2018.02.13 |
화내지 말자 (0) | 2018.02.12 |
예수족 선비 (0) | 2018.02.12 |
영광과 의 그리고 거룩 (0) | 2018.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