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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코로나-19와 뉴노멀

뉴노멀은 새로운 상황에 따른 새로운 표준을 의미한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마스크가 상식이 아니었다. 그래서 여전히 정치 쟁점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한편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뉴노멀로 받아들이는 미국인이나 유럽인도 늘어나고 있다. 기존의 질서와 새로운 질서가 정치 쟁점이 되면서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교회의 뉴노멀을 무엇이어야 할까? 코로나-19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뉴노멀이 되었다. 극장도 개장하고 얼마 전 "악에서 구하소서"가 200만을 찍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며칠 전 방문한 백화점에는 사람이 가득하다. 공연, 극장, 식당, 등에서 클러스터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 교회는 왜 계속해서 확진의 클러스터가 되는 걸까? 이것은 마치 서양인들의 마스크 인식과 같은 노멀과 뉴노멀의 경계 어딘가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계속 보고되는 확진에서 교회만의 특징이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인 거 같다. 1. 비말의 확산의 원인이 되는 찬송 2. 바이러스 감염을 부추기는 부페형 식사 패턴, 3. 폐쇄되고 환기가 열악한 공간 환경 등이다. 이 세 가지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좋은 환경이다.

문제는 식당이나 공연장 극장 등은 뉴노멀에 빨리 적응하지만 교회는 이전의 노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적응만 중요한 상업적 환경은 유연성이 높은 반면 교회는 상업적 환경이 아니라 신학적 이해가 그들을 묶어 두고 있기 때문에 변화에서 더딘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도 1347년 제노바에서 발발한 유럽의 패스트는 50년 간 10년 간격으로 계속 발병을 반복하면서 유럽 인구의 절반이 감소했다. 이 감소는 노동력의 가치를 증가시켰고 예술을 대중화시켰으며 유럽 교회 지도자들의 질을 하락시켰다. 이런 환경이 르너상스나 과학 발전의 동기가 되었고 새로운 길(via moderna)로서 종교개혁의 길이 등장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같은 방식으로 코로나-19는 계속 변종을 일으키고 있고 판데믹에 준하는 전염병이 등장하는 주기가 계속 짧아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 대한 적응은 불가피하다. 이전의 환경으로 돌아갈 것을 자꾸 마음에 두기 보다 현재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를 더 고민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특히, 찬송은 교회의 주요한 신학이자 문화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이 새로운 판데믹 환경에서 적응을 이뤄내기가 쉽지 않다. 식사 문화는 생각해보면 이것이 이런 식의 정착을 한 지 이제 30여 년에 불과하다. 내가 고등학생 때만 해도 교회에서 식사하는 교회는 거의 없었다. 이런 문제는 얼마든지 돌아 갈 수도 있고 탈력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 문제는 찬송이다. 비말에 의해 감염력이 높은 전염병이 계속 나돌 때 찬송을 하는 신학적 이해를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도 교회사 속에 대답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북한 지하교회가 모여서 찬송을 하는 방식이라든지 로마의 카타콤 성도들이 찬송하던 방식등 뉴노멀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의 경배와 찬양 패턴은 아마도 유효기간을 다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적어도 그럴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찬송에 대한 신학적 이해와 예배 예전적 방식에 대한 새로운 고려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

물론 예배 공간에 대한 판데믹 환경을 고려한 신학과 설계도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다. 중세 로마네스크 양식은 성경에서 흑암 중에 계시는 하나님에 대한 이해를 수도원적으로 해석한 건축 양식이다. 그래서 빛이 들어오지 않는 예배 공간과 그런 예배 공간은 엄밀하게 자신을 신 앞에선 단독자로 느끼게 만드는 특징이 있었다. 그 후 등장한 고딕양식은 빛의 예술이었다. 빛 가운데 계신 하나님에 대한 성찰과 이해가 반영되었다. 스탠글라스와 채광, 거룩하게 들리는 찬송 등이 예배 공간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되었다.

현대의 예배 공간은 그저 실용주의에만 기대어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판데믹 환경을 고려해서 신학을 반영한 예배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도 필요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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