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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아인슈타인의 가정은 우리가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빛의 속도는 절대값이라고 했다. 이는 스위스 CERN 입자 가속기에서 빛의 속도에 99.995%까지 가속에 성공했으나 그 이후 아무리 에너지를 더해도 빛의 속도를 넘을 수 없는 데서 증명이 되었다. 즉 광속은 고정값인 셈이다. 그리고 이 사실은 여러 SF 영화들에서 말하는 시간 여행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문제는 이것, 곧 광속에 가까워지면 시간이 느려지는 것을 현실에서 입증해야 하는데 이것을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걸을 입증할 방법은 양성자가 핵융합을 하는 과정에서 파이온 중간자가 붕괴할 때 발생하는 뮤온에서 답을 찾았다. 뮤온은 그 수명이 매우 짧아서 0.0000022초에 불과하다. 파이온 중간자는 태양으로부터 지구로 광속으로 날아오다가 지구대기와 부딪히면서 붕괴되면서 뮤온을 방출한다. 그런데 대기 상층부에서 지표면까지 뮤온이 닿는 시간이 0.0002초로 뮤온의 수명보다 긴 시간이 걸려야 닿을 수 있다. 그런데 지표면에서 뮤온의 입자가 관측이 된 것이다. 즉, 광속 상태에서 시간 지연을 지표면에 닿은 뮤온 입자가 입증을 해준 셈이다. 게다가 관측된 뮤온 입자의 속도는 광속의 99.5%였고 뮤온 입자의 수명은 0.0002178초였다. 광속이 시간을 지연하는 효과가 정지 물체에 비해 99.0025배 발생했다는 사실이 관측된 것이다.

이것은 시공간에서 모든 물체가 빛의 속도를 지닌다는 사실을 증명한 아인슈타인의 수학적 공식과 일치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블랙홀 인근 행성에 다녀왔을 때 시간 지연 효과가 난 것은 바로 이런 중력 가속도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을 인간의 인식의 범주로 생각한 칸트의 철학적 이해는 사실이었던 셈이다. 빛의 속도가 불변이라면 자연히 시간이 상대적이라는 의미며 이것을 칸트의 관념론 체계가 잘 설명해내었다. 이 말은 시간이 존재의 영역이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이는 어거스틴의 성찰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 어거스틴은 시간을 환상이라고 보았다.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시간은 흐름을 의미하는 크로노스가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 삶에 개입하는 수직적 시간 곧 카이로스만 경험한다고 했다.

모든 물체가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면 과거 현재 미래가 사실상 성립하지 않는다. 즉 시간이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빅뱅으로부터 우주 종말까지 우리는 빛의 속도로 이동 중이며 우리는 그 단면을 연속을 시간이라고 지각하는 것이다. 이것은 사실 예정을 설명할 수 있는 사고의 단초가 된다. 그것이 인터스텔라에 주인공 조셉 쿠퍼가 중력 가속도의 정점인 블랙홀에 들어서 모든 시간의 단면과 접촉이 가능한 이유가 된다. 이 지점은 신의 영역과 같은 초월이 지닌 위치를 가늠케 해준다. 영화에서는 거기 아무것도 없다고 했지만 아인슈타인이 맞다면,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우리는 빅뱅에서 우주 종말의 한 단면을 시간으로 경험하고 있고 우주는 창조에서 종말까지 정해진 순서와 작정을 따라 진행된다는 점을 설명해줄 수도 있다.

창세기 1장에 창조의 첫 부분이 빛의 창조라는 점도 이런 사실을 신학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게 한다.

 

https://www.facebook.com/DoyouknowLewis/posts/2437714146547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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