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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신학/해석학자료

Muller의 종교개혁 해석학 이해

Muller의 종교개혁 해석학 이해
성경 해석학에 있어서 중세와 르네상스, 종교개혁, 그리고 후기 종교개혁 사이를 선명하게 구분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다. 종교개혁 시대의 성경 해석학을 탐구하는 스타인메츠의 열 가지 주장은 다음과 같다.
1. 성경 텍스트의 의미는 저자의 원래 의도에 의해서 다 파헤쳐 지는 것은 아니다. 
2. 성경적 전통의 가장 원시적인 의미가 필연적으로 가장 신뢰할 만한 것은 아니다. 
3. 교회를 위한 구약의 중요성은 하나님의 백성의 역사상의 연속성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그 연속성은 이스라엘 민족과 교회의 불연속성에도 불구하고 지속된다. 
4. 구약은 신약의 의미를 풀어주는 해석학적 열쇠이며 그것을 떠나면 신약은 잘못 이해될 것이다. 
5. 교회와 비인간적 경험은 기독교 해석가와 성경적 텍스트 사이의 중간적인 용어이다.
6. 복음과 비율법은 성경적 텍스트의 중심 메시지다. 
7. 복음과 율법의 긴장을 상실하면 복음과 율법 모두를 상실한다. 
8. 설교를 저자의 원래 의도에 제한하는 교회는 구약을 유대인의 고유한 책으로서 거절하는 교회이다. 
9. 가장 신뢰할 만한 것으로서 성경적 전통의 가장 원시적인 의미에 설교를 제한하는 교회는 신약에서 어떤 것도 설교하지 않는 교회이다. 
10. 교회의 석의적 전통을 아는 것은 성경을 해석하는 불가피한 도움이 된다.

많은 학자들이 칼빈의 성경 해석학을 오해한다. 즉 그들은 칼빈의 해석학적 전통이 20세기 성경 해석학과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칼빈이 그리스도 예수를 성경의 핵심으로 여기고, 신약을 구약의 성취로 여기고, 성경을 교회에 주어지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여기고, 성경의 권위는 스스로 증거하며 성령의 조명을 통해 독자에게 알려지게 된다는 등등 칼빈의 석의적 작업이 갖는 다양한 신학적 측면들은 텍스트의 문자적 의미(literal sense)와 통합되어 있다. 이는 칼빈이 중세적 성경 해석학과 연속선 상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칼빈은 성경 텍스트를 주석할 때 그것의 문자적 역사적 의미(literal or historical)에서, 우리가 무엇을 믿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소망해야 하는지(what we ought to believe, do and hope for), 즉 풍유적 의미(allegorical)와 교훈적인 의미(tropological)와 영적인 의미(anagogical)를 찾았다.
니콜라스 라이라(Nicholas of Lyra)가 말하는 사중적 의미(quadriga)는 다음과 같다. 문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가르치고, 풍유는 무엇을 믿어야 할지를 가르치고, 도덕은 무엇을 행해야 할지를 가르치고, 신비는 어디로 가야 할지를 가르친다(Littera gesta docet, quid credas allegoria, moralis quid agas, quo tendas anagogia).
구약은 신약의 그림자요, 신약은 앞으로 도래할 것의 그림자다. 구약이 신약에서 성취된 것을 가리킬 때 그 의미는 풍유적이다. 신약이든 구약이든 성도들이 마땅히 행해야 할 것을 가르치고 있다면 그 의미는 교훈적이다. 그리고 텍스트가 하늘의 영광을 암시하고 있다면 그 의미는 신비적이다. 문자적 역사적 의미는 해석의 다른 모든 차원들이 산출되는 토대를 제공하기 때문에 아퀴나스는 문자적 의미를 텍스트의 유일한 의미라고 말하였다. 여기서 문자적 의미는 신적인 저자의 의도와 인간적인 저자의 의도에 의해서 규정된다. 예언의 의미는 그것의 성취가 될 것이다.
칼빈이나 루터처럼 중세 주석가들도 하나님을 성경의 제1 저자로 보았으며 인간은 성경의 도구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이차적 저자라고 보았다. 그러나 일차적인 저자와 이차적인 저자 사이에 충돌이 있다고 본 것은 아니다. 사중적 의미(quadriga)에서 보다 단순화된 형태들이 중세 후기에 나왔다. 그러나 학자마다 다양한 발전의 형태가 있었다. 니콜라스 라이라는 이중적인 문자적 의미를 주장했고, 파버 스타플렌시스(Faber Stapulensis)는 성령에 의해 의도된 단일한, 전적으로 영적인 문자적 의미를 주장했다.
칼빈은 하나님의 왕국에 대한 구약 예언의 문자적 의미를 포로귀환 이후의 이스라엘 민족의 재건을 뜻할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구속적 사역 속에서 이루어질 왕국의 건설까지 의미하는 것으로 보았다. 나아가 16세기 교회의 개혁에서 나타날 왕국과 그리스도 예수께서 다시 오실 때에 완성될 왕국의 최종적인 승리까지 그 예언의 문자적 의미에 포함시켜 이해했다. 이는 중세 주석가의 사중적 해석의 기본적인 틀이 칼빈의 해석학에 나타나고 있다는 증거이다.
주석가의 직무는 텍스트의 단순한 문법적 의미를 넘어 교리와 도덕과 소망까지 이르는 것이었다. 루터의 경우, 그의 주석에는 언제나 믿음과 도덕이 언급된다. 그는 표준주석(Glossa ordinaria)이라 불리는 교부들과 중세적 전통을 탐구하고 그것과 대화하는 식으로 성경을 주석했다. 종교개혁 시대의 성경 해석학은 믿음과 도덕과 소망이 문자 자체에 내재되어 있다고 보았다. 사중적 의미에서 하나의 단일한 문자적 의미로의 해석학적 전환은 16세기 성경 해석학과 그 이전 최소 4세기 정도의 해석학적 전통과의 연속성을 잘 증거한다.
중세의 성경은 라틴 벌게이트였다. 그러나 종교개혁 시대의 개신교 진영에서도 벌게이트 역본은 성경의 표준 번역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그때 사용되던 성경은 벌게이트 역본이며, 더 중요한 것은, 참조할 수 있었던 표준주석과 다른 주석들도 벌게이트 역본에 기초한 라틴어 문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헬라어 성경을 자신의 라틴어로 직접 번역하며 주석했던 칼빈도 벌게이트 역본을 늘 참조하며 주석을 했다. 베자도 그의 주석 성경에서 벌게이트 역본을 계속 언급하고 있다.
종교개혁 시대의 성경 해석학이 중세가 구별되는 것이 있다면 르네상스 인문주의 운동이 해석사에 미친 영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문헌학과 수사학의 전문성이 인문주의 운동과 함께 본격적인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 텍스트를 선별하고 원어의 문법과 구문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종교 개혁자들의 해석학에 아주 기본적인 작업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2) 단순한 표준주석(Glossa) 형태가 중요한 주제별 교리에 대한 확장된 주석 (Scholia) 형태로 발전하고 본문 전체에 대해 주석을 다는 것이 루터의 글에서 발견된다.3) 벌게이트 역본도 신약의 경우 에라스무스와 베자의 라틴어 역본으로 점진적인 대체가 이루어 졌다.
이런 인문주의적 문헌학과 수사학은 부쩌와 불링거와 멜랑톤과 칼빈에 의해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고 수용되었다. 부쩌는 주석가의 작업을 네 가지로 구분한다: metaphrasis, enarratio, interpretatio, observatio. 불링거와 무스쿨루스와 버미글리 주석에서는 Glossa-Scholia 방식도 여전히 보이지만, 주석에 교리적 논쟁을 삽입하는 형태도 관찰된다. 멜랑톤의 경우에는 수사학적 명료성을 강조하며, 성경의 권별 주장과 경향에 대한 분석을 제공한다. 성경 텍스트로부터 교리를 뽑아내는 그의 방법은 주석에서 신학으로 이동하는 패턴을 제공한다. 칼빈도 이러한 배경에서 주석과 기독교 강요를 저술한 것이다.

Biblical Interpretation in the Era of the Reformation (Grand Rapids: Eerdmans, 1996), 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