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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신학/해석학자료

칸트의 세 비판서와 4중적 성경 해석

칸트의 세 비판서와 4중적 성경 해석
우병훈 목사
칸트의 세 비판서는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 『판단력비판』이다. 오트프리트 회페는 『임마누엘 칸트』에서, 이 세 비판서의 주제를 각각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아래와 같다고 하였다.
『순수이성비판』—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실천이성비판』— 우리는 무엇을 행해야 하는가?
『판단력비판』— 우리는 무엇을 희망할 수 있는가?
그런데, 교부 시대부터 종교 개혁기까지 지속되어 오던 성경에 대한 4중적 해석을 위의 내용을 함께 생각해 보면 흥미로운 것을 관찰할 수 있다.
4중적 해석이란, 성경의 문자적 의미, 풍유적 의미, 도덕적/영적 의미, 추구적/종말론적 의미이다(literal, allegorical, spiritual, anagogical meaning).
이 중에서 문자적 해석은 다른 세 가지 해석의 기본이 되는 것으로서, 텍스트 자체를 역사적, 문법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 문자적 해석에 근거하여, 다른 세 가지 해석이 이뤄졌는데, 그 각각은 아래와 같다.
풍유적 해석 — 문자적 해석에 따르면,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도덕적/영적 해석 — 문자적 해석에 따르면, 우리는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가?
추구적/종말론적 해석 — 문자적 해석에 따르면, 우리는 무엇을 희망할 수 있는가?
이렇게 보자면, 교부/중세/종교개혁기의 4중적 성경 해석은 칸트의 세 비판서의 주제들과 정확하게 겹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지점이 아닐 수가 없다.
[참고] 이상의 내용은 리처드 멀러 교수님이 “칼뱅의 신학” 강의 때, 중세의 4중적 성경해석을 설명하자, 수업을 듣던 어떤 독일인 목사님이 칸트의 세 비판서와 짝을 지으면서 설명한 내용이었다. 그것을 듣던 멀러 교수님은, “역시 우리는 여전히 중세의 영향권 내에서 살고 있군!”이라고 말씀하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