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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건강한 사람

건강한 사람 


노승수 목사 


우리는 건강을 몸의 건강에만 초점 맞추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건강은 몸 만이 아니라 정신적이며 영적인 영역까지도 해당한다. 98년 1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건강을 정의함에 있어서 “영적(靈的)안녕(Spiritual well being)”과 “역동적인 개념(dynamic concept)”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영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인가? 가장 중요한 점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현실을 현실로 인식하는 능력이 있다. 현실검증능력이 영적이며 정신적인 건강의 척도이다. 보통 이 현실인식을 방해하는 것이 감정인데, 보통 사람도 화가 나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감정에 휩싸여서 잘못된 행동이나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런데 건강치 못한 사람은 단순히 화가 났을 때만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자신의 어린 시절에 해결되지 못한 감정에 얽매여 있어서 다른 사람의 의도와 관계없이 무시당한다고 생각하거나, 상대가 나를 배척한다고 느끼거나, 나만 늘 억울한 일을 당한다고 느끼거나 하는 등등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 이것을 흔히 콤플렉스라고 하고, 이런 콤플렉스는 현실을 제대로 현실로 인식하는 것을 방해한다. 
그래서 정신적이며 영적인 건강의 가장 기초는 정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가 아무리 학문이 높고 세상에서 많은 공부를 했더라도 아동기의 정서적으로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가 제대로 건강하게 이루어지지 못했을 때, 이런 정서적 왜곡 현상이 두드러지고 영적이며 정신적인 평안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 건강한 사람의 특징은 직장생활에서나 인간관계에서 시킨 대로 일을 잘하고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는 사람이다. 보통 사람들이 잘 물어보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정서적 왜곡 때문에 물어볼 때 여러 가지 긴장이 유발되기 때문에 그것을 차일피일 미루게 된다. 결국 상사가 시킨 대로 일을 처리하지 않고 자기 식대로 해서 나중에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물어보는 것을 귀찮아하는 것도 건강치 못함의 증거이다. 보통 아이들이 인지가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건강한 아이들은 질문이 많아진다. 이건 뭐예요? 저건 뭐예요? 그런데 엄마가 건강하지 못하면 이런 질문들을 견디지 못하고 윽박질러서 아이로 하여금 질문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린다. 이런 데서 건강하지 못한 성격이 형성된다. 보통 신입사원이나 신병들이 실수를 많이 하는 이유는 묻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건강한 사람의 특징은 인사를 자유롭게 잘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사람은 잘 알지 못하는 사이에서 거의 인사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외국에 가보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도 금방 인사를 주고받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럼 왜 인사를 힘들어할까? 원래 한국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아마도 일제와 해방,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사회적 신경증이 심화된 듯하다. 보통 건강치 못한 사람들은 인사를 했다가 상대가 인사를 받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감정들을 견디기 힘들어 한다. 그래서 인사에서 소극적이 된다. 교회에서 예배가 끝나고 나가는 사람들과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누다 보면, 밝은 얼굴과 미소로 다가와 인사를 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의도적으로 눈길을 피하고 피해서 내려가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밝은 인사는 건강한 자신감과 자존감에서 나오는 것이다. 기본적 대인관계능력의 결여가 결국 현실인식의 왜곡을 가져온다. 
또 다른 건강한 사람의 특징은 관심은 많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심과 간섭에 관해서는 은혜 마당 지난 호를 참조하기를 바란다. 사랑은 상대에게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관심은 사람의 많은 부분을 기억하게 하고 기억한다는 것은 관심의 증거이다. 필자가 청년 시절의 경험을 보면 관심이 있는 여학생의 전화번호는 지나가는 말로 들어도 기억이 되는데, 관심없는 후배의 이름은 소개를 몇 번했는데도 기억치 못했던 경험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경험이지만 이처럼 관심은 그 사람의 건강의 정도를 말해준다. 이에 반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간섭을 많이 한다. 자신의 욕구를 관철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상대방을 조정하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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