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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미크바, 정결례

유대인들에게는 미크바(מִקְוָה)라는 전통이 있다. 여성의 경우 생리 중 1주일과 생리 후 1주일을 미크바를 통해서 정결케 하는 정결례다. 원래의 뜻은 "물을 받다"라는 의미지만 미크바는 태초 상태의 회복을 의미한다. 아마도 구약의 정결례에서 유래해서 중간기 동안 완성된 전통인 듯하다.
이 전통이 기독교에 와서 세례가 되었다.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이 비둘기같이 임하시는 장면을 신약은 묘사하는데 이는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혼돈과 공허의 상태인 물을 새가 날개를 덮는 듯한 상태로 묘사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여기서부터 창조 세계가 열리듯이 그리스도가 물에서 올라오실 때 비둘기 같은 성령의 내리심은 바로 새로운 창조를 보여주는 것이다.
미크바는 통상 고인 물이 아닌 흐르는 물, 곧 자연 상태의 물에서 씻는 정결례로 유대 여성들은 미크바를 하기 전에 자신의 손톱 밑의 때까지도 다 정결하게 한 채로 미크바에 임한다.
그런데 개신교 신학자들 중에서 그리스도의 세례를 이런 관점에서 해석하는 이가 내가 찾아 본 바로는 없는 거 같다. 가톨릭 신학자들 중에는 있다. 이 지점도 특이한 부분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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