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로그/목회일기

사랑과 냉정

그런 사람이 있다. 사랑으로 대하다가 자신의 뜻과 맞지 않으면 혹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주지 않으면 냉정해지는... 난 개인적으로 이런 부류가 가장 힘들다. 왜냐하면 나의 어머니가 이런 분이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시절 내 정서는<거절에 대한 두려움><사랑이 외면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었다. 
그러나 누구나 그렇듯이 그것은 어린 아이가 알아차릴 수 없는 것이었다. 그저 이게 뭐지? 하면서... 그렇게 살 뿐이었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나의 대인관계 패턴, 젊음과 지성의 향연에도 불구하고 나는 철저히 비이성적인 내 정서들에 기원한 대인관계 양식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어머니로부터 기원한 것들이다. 
그것을 의식의 영역에서 각성하게 된 것은 첫 연애를 경험...하면서였다. SFC 자매 였는데, 그녀가 먼저 다가왔고 나에게도 호의적 감정이 있어서 시작된 관계는 그 관계의 소중함 만큼이나<거절에 대한 알수 없는 두려움>과 그<사랑이 외면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의해 지배를 당했다. 이 전혀 현실과 동떨어진 감정들에 시달리면서 나는 관계를 정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때 밀려드는 안도감이라니.... 그것에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나는 거기에 묶여 있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나는 나를 보다 더 하나님 앞에서 인식하는 훈련을 거듭하게 된 거 같다. 자유롭다고 믿는 우리지만 때론 전혀 다른 곳에서 우리의 묶임이 드러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2012.02.27 00:31 

'블로그 > 목회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18.02.03
환자에게 배우기  (0) 2018.02.03
십 년 전 일기  (0) 2018.02.02
homo unius libri  (0) 2018.02.02
벌써 11년 전이다.  (0) 2018.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