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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일기

십 년 전 일기

십 년 전 오늘 일기다. 믿고 싶은 게 아니라 이젠 사실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이 땅에 아버지들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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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들 녀석이랑 설 맞이 목욕을 함께 갔다. 모든 중년 남자들에게 아들이랑 목욕하러 가는 로망이 있다(?) 더니... 아버지의 부성애에 대해 아들 선민이를 보며 많이 느낀다. 그러면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도 이러하실 것이라고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사랑을 미루어 짐작해 볼 뿐이다. 동시에 나의 아버지는 어린 나를 보며 나와 같은 마음을 가졌을까? 아니면 내가 기억하는 것처럼 아버지에게 귀찮은 존재였을까? 때론 우리의 기억의 왜곡이 우리 삶의 경험들을 왜곡할 때가 있는 거 같다. 나는 아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부성애가 우러나온다. 아들의 몸짓 손짓 눈짓 하나가 다 사랑스럽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사소한 것들, 그리고 그렇게 나와 함께 하길 기뻐하는 아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그 따뜻함 만큼이나 따듯한 온기가 느껴지는 그런 사랑을 경험한다. 아마도 나의 아버지도 이러 했으리라 그렇게 믿고 싶다. 단지 그 삶이 각박해서, 여유를 잃었을 뿐이라고....



2008.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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