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가 즐기는 보드 게임 중 젠가라는 게임이 있다. 직사각형 나무 블록을 3장씩 엇갈려 쌓아 올려서 밑 블록을 빼고 넘어 뜨리지 않는 게 룰이다. 그렇게 빼다 보면 중심이 점점 흔들리면서 어느 싯점에 무너지게 되는데 빼다가 무너뜨리는 사람이 술래가 되는 게임이다. 나름 긴장감도 넘치고 어른들도 즐기기에 건전한 게임이다.
게임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성경 해석과 조직 신학에서 역사적 특정 해석을 버릴 때, 발생하는 위기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다. 당장에는 흔들리지 않는 거 같아 보이고 나름 거기서 발생하는 긴장과 스릴도 있지만 그렇게 자꾸 밑장을 빼다 보면 어느 지점에 임계점에 다다르게 되고 결국 붕괴를 초래한다.
성경은 하나의 완결된 체계다. 신자는 사실 이 사실을 믿어야 한다. 실제로 그렇기도하다. 그래서 어떤 해석은 그 해석으로 끝나지 않고 전체 체계와 맞물리게 된다. 이것을 흔들 때, 생기는 긴장은 해석과 목회 현장에 생기를 불어 넣는 거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 타짜에서 말하는 거처럼, 윗장을 빼는 것과 밑장을 빼는 것은 눈으로 알아 보는 건 거의 불가능이다. 그러나 윗장을 빼는 것과 밑장을 빼는 건 근본적으로 소리가 다르다. 밑장 빼는 게 현란한 기술일지 몰라도 상대를 속이는 일인 거처럼 완결된 체계로서 역사적 해석들보다 뭔가 새로운 해석에 현혹되고 그런 것이라도 발견했다치면 전체적 구조나 파급 효과는 생각하지 않고 도입하기 바쁘다. 그건 목사가 아니고 타짜들이 하는 짓이다.
설혹 그것이 정당하더라도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하는 것이지 그냥 마구 떠들 일은 아니다. 교회를 생각한다면, 더 그럴 수 밖에 없다. 특히나 건축물에 기초가 될만한 것들은 함부로 손대지 않는 게 좋다.
2014.03.12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