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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세익스피어와 흑사병, 그리고 한국 기독교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세익스피어는 평생을 흑사병과 싸우며 희곡을 써내려갔다. 그의 나의 28세였던 1592년부터 2년간 유럽은 흑사병이 창궐했고 런던의 극장들은 모조리 폐쇄되었다. 조연급 배우였던 세익스피어는 설 무대가 없어지자 작가로서 역량을 발휘하는 계기가 되었다. 세익스피어의 명작들은 이렇게 세상에 나오게 된다.

흑사병이 런던으로 거리는 황량해졌고 배우로서 일자리를 잃었고 막내 아들인 헴넷(Hamnet)도 흑사병으로 죽는다. 이 때를 세익스피어의 잃어버린 시기라 일컫는다. 셰익스피어는 집에 틀어박혀 글을 썼는데 이때 쓰여진 작품이 '리어왕' '로미오와 줄리엣' '맥베스'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을 썼고 자신의 아들의 이름을 딴 '햄릿'도 이 때 썼다. 그의 대표적 비극을 이 시기에 나왔다. 아들은 잃은 고통을 잊기 위해서 글을 썼을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들에는 전염병에 대한 경고와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대표적으로 로미와 줄리엣도 사랑의 메신저가 흑사병을 인해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다. 그는 "서로에게 진실하지 못한 행동을 할 때 흑사병은 더 거세진다"는 말을 남겼다.

코로나-19의 상황에서 총회들이 보이는 성명서들은 참 유감이다. 지난 5월 미국의 애틀란틱(The Atlantic)이란 잡지에서 "한국의 코로나-19 예외주의 이면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What's Behind South Korea's COVID-19 Exceptioalism)라는 기사를 냈다. 원래 예외주의는 미국이 자신에게만 적용하던 말이다. 자발적 민주주의와 청교도 정신에 바탕한 이타적 문화는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게 했고 그 기조를 담은 용어가 예외주의였다.

이 예외주의를 한국의 코로나 방역에 적용해서 설명한 것이다. 사실 전 세계에서 가장 방역을 잘 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 아닌가? 이런 상식에 반하는 태도를 교회가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들이 방역을 허물어 뜨리고는 그 책임을 나라에 떠넘기고 있다. 세익스피어의 말처럼 교회의 진실하지 못한 행동이 역병을 더 거세지게 만들고 있다.

미국은 가장 많은 코로나 감염자가 나왔다. 방역에 실패했다. 지난 2분기 미국의 GDP는 -32.9프로로 73년만의 최저를 기록했다. 감염자 500만명 사망자 16만명이 발생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런 예외주의적 방역으로 인해 GDP가 -3.3프로와 사망도 300명에 그쳤다. 그런데 이 번 교회발 감염 확산으로 다시 PC방, 극장, 학원 등의 주요 사업장들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것을 누가 초래했나? 전광훈씨를 지지하고 뒤에서 지원하고 응원하던 한국교회가 아닌가? 각 교단의 지도자가 광화문 집회의 주요 인솔자라는 보도가 나왔다. 확산세는 신천지 때와 비교되지 않게 전국적 확산세가 되었다. 정은경 질병본부장은 이 상태가 지속되면 의료붕괴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료붕괴는 더 많은 사망자를 낳을 것이고 미국과 같이 대량의 실직을 부를 것이다.

이사야는 이렇게 말한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너희의 무수한 제물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뇨 나는 숫양의 번제와 살진 짐승의 기름에 배불렀고 나는 수송아지나 어린 양이나 숫염소의 피를 기뻐하지 아니하노라 너희가 내 앞에 보이러 오니 이것을 누가 너희에게 요구하였느냐 내 마당만 밟을 뿐이니라 헛된 제물을 다시 가져오지 말라 분향은 내가 가증히 여기는 바요 월삭과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그러하니 성회와 아울러 악을 행하는 것을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 내 마음이 너희의 월삭과 정한 절기를 싫어하나니 그것이 내게 무거운 짐이라 내가 지기에 곤비하였느니라 너희가 손을 펼 때에 내가 내 눈을 너희에게서 가리고 너희가 많이 기도할지라도 내가 듣지 아니하리니 이는 너희의 손에 피가 가득함이라 너희는 스스로 씻으며 스스로 깨끗하게 하여 내 목전에서 너희 악한 행실을 버리며 행악을 그치고 선행을 배우며 정의를 구하며 학대 받는 자를 도와 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 하셨느니라(사 1:11-17)

이웃을 돌보지 않는 예배는 가증하다고 말한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을 핑계대지 말자. 하나님은 그런 예배 안 받으신다고 말씀하신다. 싫어하는 무거운 짐이라고 말씀하신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그 손에 피가 가득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신다. 지금 예배를 빌미로 그 이기심으로 교회가 코로나의 배양장이 되어 전국으로 코로나가 퍼져 나가고 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이 생업을 잃게 되고 생명을 잃게 될 것이다. 그런 행동을 무분별하고 무지한 교회들이 한 것이다. 그것이 정말 누구를 위한 예배인가 정말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목적인가?

이사야 말고도 구약의 곳곳에 이런 메시지는 넘쳐난다. 정말 우리가 성경을 정직하게 읽고 반응하고 있는지 돌아봤으면 한다. 교회의 진실하지 못한 행동과 무례한 행동이 이웃의 생명을 해하고 있다. 역병은 우리의 진실하지 못한 행동으로 더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