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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자기 십자가를 지고 자기를 부인함에 관하여...

자기 십자가를 지고 자기를 부인함에 관하여...


노승수 목사


예수께서 돌이키사 제자들을 보시며 베드로를 꾸짖어 가라사대 사단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하시고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막 8:33-35, 개역)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자기 십자가는<하나님의 일>을 이루는 데에서 치뤄야 하는 댓가 같은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암 투병>이나<자녀나 사업으로 인해 겪는 고난>을 십자가로 생각하지만 이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입니다. 
만약 그렇다면<암투병>이나<가정이나 직장에서 여러가지 우환>겪는 불신자도 다 십자가를 지는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본문이 나오는 막 8장을 보면 예루살렘에 올라가 십자가를 지실 것을 고지하십니다. 이 말씀을 듣고 베드로 주님을 강하게 책망합니다. 개역성경에는 간한다고 나오지만 원문의 의미는 책망한다는 뜻입니다. 이 베드로의 책망을 들으시고 주님이 답변하시는 과정에서 나온 본문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주님이 베드로를 책망하시면서,<하나님의 일>을 생각지 않고<사람의 일>을 생각한다고 하십니다. 그리고는 바로 질문하신 구절의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므로 문맥으로 보면<자기 십자가>는 신자가<하나님 나라의 일>을 행하다가 세상에서 치르게 되는 정신적 신체적 물리적 댓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자기 부인도 상당히 오해되는 개념입니다. 자기 부인을 무슨 불교식의 무념무상처럼 근본적으로 우리가 가진 자아 자체를 부인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큰 오해입니다. 존 오웬은 자기 부인을 다른 말로<죄 죽이기, mortification of sin>이라 했습니다. 위의 내용으로 설명하자면,<사람의 일>을 행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베드로가 사람의 일을 생각하면서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시지 말도록 주님을 책망하는 이와 같은 것들이 인간의 이기심과 죄성에서 나오는 것들입니다. 이와 같은 것들을 부인하고 삶에서 죽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지. 인격적 특성으로서 자아가 없어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로마서 8장에 보면 신자의 사고방식을<영적 사고 방식>이라 했는데요.<하나님의 일>을 생각하는 것이 흥하여 지고<사람의 일>을 생각하는 것이 죽어지는 것이 바로<자기 부인>입니다. 보다 실제적으로는 오웬이 말하는 것처럼<죄가 죽어지는 것>이 곧<자기부인>입니다. 자기가 부인되는 동안에도 우리의 인격적 주체로서 자아의 개념은 더 또렷하고 오히려 분별하는 상태를 갖추게 되지 내가 없어지는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런 개념으로 자기부인을 이해하게되면 기독교는 상당히 신비주의적으로 이해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대표적인 사람이 워치만 니였습니다. 그는<자아의 파쇄>가 거듭난자의 특징으로 보았습니다.
이는 대단히 체험적이며 자신의 체험을 일반화 한 것이지 성경자체가 증거하는 방식과는 다릅니다. 자기 부인을 한다고 신자의 인격적이며 주체적인 특징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사고와 삶 자체가<사람의 일>이 아니라<하나님의 일>을 생각하는 것으로 바뀌는 것이지요. 신자가<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해야>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그래서 신자의 기도를 보면 그가 자기부인이 된 사람인지 아닌지를 금방 알 수 있는데,<사람의 일, 곧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을 구하는지<하나님의 일>곧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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