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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지, 정, 의 인격론이 문제점

지, 정, 의 인격론이 문제점


노승수 목사


한국교회에 만연된 이론 가운데 한 가지가 인격을 지, 정, 의로 보는 견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성경적이지도 신학적이지도 않습니다. 이것은 인간 구성에 관한 견해 중 삼분설로부터 파생된 견해입니다. 보통의 정통 신학에서는 인간을 영혼과 몸으로 이루어진 존재로 설명합니다. 그런데 삼분설은 인간을 영과 혼과 몸으로 이루어진 존재로 설명하면서, 혼의 세 가지 구성 즉, 지, 정, 의를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인간의 구성에 관한 인간론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역시 우리가 참 하나님이요 참 사람이라고 신앙 고백을 하기 때문에 기독론에도 심각한 오류를 가져오게 됩니다. 
통상 기독교회에서는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을 한 인격에 두 품성을 가진 분으로 고백합니다. 즉, 삼위일체의 두 번째 위격(인격과 같은 말입니다. 단지 신격이기에 높여서 위격이라고 부릅니다. 영어에서는 둘다 person이라고 하며 대, 소문자로 시작하는 차이를 갖습니다)이신 성자께서 인간의 품성 즉, 영혼과 몸을 취하심(assumption)으로 참 사람이 되셨다는 교리를 고백합니다. 근데 이때, 두 품성을 가지셨다는 말을 보다 구체적으로 묘사하면 그리스도는 두 가지 의지와 두 가지 지성을 가지셨다고 고백합니다. 예컨대, 피곤하여 뱃머리를 배고 주무시는(인간의 의지) 동시에 깨어서 '잠잠하라 고요하라' 명하시니 바다가 잠잠해(신적 의지)졌고, 마지막 때는 아버지만 아신다고 하시고(인간의 지성) 또한 모든 것을 체휼하여 아신다고(신적 지성) 말합니다. 만약 지, 정, 의, 인격론 대로라면 예수에게 두 가지 지성과 두 가지 의지가 있는 것이므로 그리스도는 두 인격을 소유했다고 말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는 451년 칼케돈에서 확정된 한 인격에 두 품성의 교리를 위반하는 네스토리우스라는 이단이 됩니다. 이 네스토리우스파는 우리나라 신라시대에 유래되어서 실제로 다보탑에서 마리아상이 출토되기도 했었습니다. 아무튼 네스토리우스는 두 인격에 두 품성의 교리를 주장했고, 인간의 인격이 지, 정, 의, 라고 말하면 결국 그리스도는 인간의 인성 뿐 아니라 인간 인격까지도 취했다고 말해야 하고 그것은 네스토리우스의 교리가 됩니다. 
정통적 기독교 교리에 의하면 인간 영혼에 두 가지 기능(facuties)이 있는데 첫째는 인식과 사유할 수 있는 기능, 즉 사물을 분별하고 바라보며 판단할 수 있는 기능으로서 지성(understanding)이고, 둘째는 사물을 단순히 인식하고 지각하는 것을 넘어서, 인식하고 지각하는 사물에게 어떤 식으로든 끌리게 되는 기능 즉, 성향(inclination)이라하고 성향이 활성화 된 상태를 감정(affection)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성향이 활성화 된 감정이 행동으로 표현되면(inclination expressed in action)이를 1)행동을 결정하고 지배하기 때문에 의지(will)라고 하고 정신으로 표현되면(inclination expressed in the mind)이를 이 기능의 행사와 관련하여서는 2)정신(mind)이나 3)마음(heart)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정통기독론에서 예수의 두 가지 지성과 두 가지 의지에 대한 논의는 있어도 감정에 대한 논의가 없는 까닭도 여기에서 기인합니다. 다시 말해서 흔히 말하는 지성과 의지는 인간 영혼의 두 가지 기능이 활성화된 결과들입니다. 이 활성화 된 상태를 감정이라고 설명합니다. 지, 정, 의를 인격으로 취급하면 우리는 그리스도에게 두 인격이 있다고 말해야 하는데 그것인 451년에 이미 교리로 확정 되었고, 우리가 사도신경에 '거룩한 공회'를 믿는다고 고백하는 것은 이들 공교회의 신앙고백을 우리의 신앙고백으로 받는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면 신학적 관점에서 인격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인격은 이성(reason)을 부여받은 완전한 실체를 뜻합니다. 그럼 왜 이성일까요? 여기서 이성은 “이성적 기능”이라는 뜻이 아니라 “이성적 주체”를 뜻합니다. 즉,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적 주체(a responsible subject)를 뜻합니다. 도덕적 주체라는 의미를 담습니다. 인격은 인간 본성의 본질적(essential), 필수적(integral)부분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는 인격이 결여된(impersonal) 인간의 몸과 영혼을 취하셔서 거기에 2위격인 성자의 인격이 내인격화(inpersonal : 인격없는 몸과 영혼에 성자의 위격이 들어옴으로)함으로 성육신하셔 참 사람이 되셨다고 설명합니다. 
이 개념적 구분은 삼위일체 교리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것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할 때 삼위일체 교리의 오류를 낳는 여러 이단적 교리가 생성됩니다. 이것은 삼위일체 교리를 설명하면서 다시 구체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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