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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하나님의 작정에 대한 단상

하나님의 작정에 대한 단상


노승수 목사


하나님의 작정과 우리의 자유의지는 사실 이것을 우리 스스로 조화롭게 생각한다는 것은 인간의 이성의 한계 상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문제의 해답이 한 가지 일 것이라고 가정하는 경향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풀리지 않고 고민스럽지 않은가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러나 신학자들은 조금 다른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이래서 신학자들이 필요하겠지요. 
예컨대, 윌리엄 트위스는 하나님의 작정에는 세가지 겹(layer)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필연적(necessary), 우유적(contingent), 자유로운(free) 것이 그것입니다. 작정이 필연적이라 함은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시는 작정과 같은 것에 해당하겠지요. 그러나 우리 삶에 일어나는 대부분의 우연적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작정은 섭리라는 모습을 하고 나타납니다. 이 때, 작정은 초월에 속한 것이요. 섭리는 시간에 속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것이 시간 속에서 실현되기 전 곧 가능성으로 남아 있는 동안에는 사실 하나님 외에 그 누구도 그 작정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시간 속에서 그것이 실현된 후에야 하나님의 작정을 깨닫을 뿐이지요 이 우연적(contingent) 요소를 말할 때, 하나님의 작정을 첫 원인(first cause)으로 그리고 인간의 선택을 둘째 원인(second cause)으로 설명하고 이 둘 사이의 신적 일치(Divine concurrence)가 작정의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예컨대, 전장에서 아합이 죽게 될 것은 하나님의 작정이었습니다.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남 유다의 여호사밧을 왕복을 입게 하고 자신은 변장을 하였지만 이 작정은 아합의 변장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이 우연히 쏜 화살에 맞아 죽고 맙니다. '한 사람이 우연히 활을 당기어 이스라엘 왕의 갑옷 솔기를 쏜지라'(왕상 22:34) 또한 전장에서 벗어나기위한 그의 힘겨운 노력은 전장의 치열한 전투로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한 사람에 대한 작정은 한 사람과만 관계해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나비효과'처럼 이것은 저것에게 저것은 또 다른 무엇인가에 영향을 주고 받는 것이지요. 인생이 언제고 내 뜻대로 된 적이 있던가요? 다른 일들을 고사하고 내 마음조차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이처럼 우연적으로 보이는 일들도 모두 하나님의 창세 전의 작정 가운데 들어 있음을 알게됩니다. 
문제는 세번째인데요. 작정에 있어서 자유로운(free) 요소입니다. 구원을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인간의 반응의 중요성이라는 점에서 자유로운 선택의 작정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즉, 인간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작정하셨다는 것이지요. 이런 작정도 사실 생각할 수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이 전능자이시니 못할 이유가 없지요. 작정을 지나치게 경직되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우리는 우리 신앙과 행위에 관한 우리의 의지를 사용하여서 자유로운 결정을 합니다. 이런 우리 자신의 선택에 대한 매일 반복되는 경험을 뒤로한 채 모든 것이 하나님이 결정해두고 우리는 꼭두각시 인형과 같다고 생각할 이유는 전혀없습니다. 우리는 자유로운 선택을 하지만 하나님은 반드시 당신의 구원을 이루십니다. 
대개 이런 질문의 배후에는 인간의 자기 중심성 때문에 우리는 작정과 자유의지의 충돌의 문제를 나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컨대, 내가 오늘 뭘 하기로 했다면 그건 자유의지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작정인가? 뭐 이런 식이지요. 그러나 성경은 우리의 이런 질문에 대해서 답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구원 역사라는 관점에서 작정을 설명하고 그 작정이 사회나 자연 혹은 환경 또는 다른 사람들의 우연한 결정들을 통해서 우리 삶에 이루어지는 과정들을 설명합니다. 위에서 이미 설명드린 것처럼 하나님의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하는 작정은 필연성을 담보합니다.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섭리 곧 우유적(contingent)인 것들은 우연히 당긴 화살처럼 복합적인 것들 속에서 하나님의 작정을 실현합니다. 이처럼 경우에 따라서 하나님의 작정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나의 자유의지, 특별히 구원 문제에서의 자유의지와 하나님의 작정이 사람들의 관심사인 것 같습니다. 분명한 것은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예정과 작정의 문제는 동양적인 운명론이나 스토아적인 숙명론과는 다른 것입니다. 하나님이 미리 다 정하셨으나 이것이 우리의 자유의지에 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구원을 이루어가는 성화의 과정에서 우리가 자유의지를 사용하도록 작정하셨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경험을 통해서 매일의 선택들을 통해서 자명하게 아는 것들입니다. 그것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우리가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것은 우리가 성경을 통해서 믿는바 우리의 신앙의 명제임이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 매일의 경험들에도 불구하고 이런 질문을 하는 기본 동기는 이 모든 문제의 책임을 하나님께 전가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적 죄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아담이 자신의 선택의 책임을 하와와 하나님께 전가하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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