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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목회칼럼

핵심감정 성화 서문

핵심감정 성화 서문

 

조선의 사대부는 사단칠정의 사상 때문에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삼갔다. 광대가 천한 직업이었던 것은 감정을 드러내는 직업이었기 때문이다. 사대부들의 초상은 한 자락도 미화가 없이 그대로 본연을 가감 없이 그리는 것도 이런 연유다. 현대인들이 사진에 포토샵을 하는 것은 이런 감정들의 발로다. 핵삼감정은 감정을 다룬다. 그런데 core 란 단어를 쓰지 않고 nuclear 란 단어를 쓴다. 근원적인 욕구와 맞물려 있는 사랑과 미움의 두 감정의 핵융합을 이끌어내는 공부라는 함축이 담겼다. 생각과 지성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 융합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지성은 매우 추하게 작동한다. 프로이트는 감정을 1차 사고, 지성을 2차 사고라고 설명했다. 이 둘은 따로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감정 위에 지성이 서 있다. 그래서 감정이 미숙하고 융합을 이루지 못한 사람은 매우 똑똑하고 지성적이더라-대개 그렇지 못하긴 하지만-감정 때문에 지성이 뒤틀린다. 조선의 체면은 긍정적으로 보면 이 감정을 다스리는 나름의 방식이었을 것이다. 동일한 방식으로 죄가 자기 밖에 있다 믿었던 바리새인들은 율법의 외향만 추구해서 회칠한 무덤이라 주님께 비판을 받았다.

 

핵심감정은 이렇게 은밀한 핵인 감정을 융합함으로 지성으로 상승하는 온전한 힘을 만든다. 참된 하나님이해와 자기이해로 나아가게 한다. 핵심감정의 힘은 단지 감정을 다루는 데 있지 않다. 진정한 지성과 기독교 윤리를 실천할 내적 동력을 얻는 데 있다. 오늘 지식은 많으나 감정적으로 미숙한 신자가 많다. 그런데 진정한 신앙은 바로 감정의 발원지인 이 내적 추동이 그 방향을 바꾸는 데서 시작되는 것을 겉으로 신앙과 신학적인 지식은 있어 보일지 몰라도 이 이 부분은 결국 감출 수가 없다. 바리새인과 헤롯당이 그날에 한편이 되어 자기 욕망 때문에 예수를 음해하고 제거하는 협잡으로 투영되는 것은 오늘도 흔히 발견하는 일이다. 감정을 융합해서 2차 사고로 나가지 못한 지성을 조선의 선비들은 소인배라 지칭했다. 우리 주님은 독사의 새끼라 하셨다. 사랑은 심판과 구원, 저주와 축복, 자비와 정의가 만나는 십자가에서만 이뤄지는 것이다. 사랑과 미움이 융합할 때 비로소 십자가의 진정한 사랑을 만난다. 핵심감정 공부는 이것을 돕는 내적 공부다. 평화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핵심감정-성화는 대요리 문답을 중심으로 풀었다. 우리 감정과 욕망의 근원에 있는 죄로 기울어진 성향을 7가지 죄로 기울어진 성향을 통해서 살피도록 기획되었고 실제 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1부 대요리 문답과 연관된 부분은 자칫 어려울 수 있다. 요리문답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거나 신학적인 소양이 없으신 분들은 2부부터 읽으실 것을 권한다. 2부를 읽다가 1부의 내용을 찾아보는 방식이 독서에 더 유익할 것이다. 이 책을 대하신 분이 목회자인 경우는 1부부터 읽으시는 것을 권한다. 성화가 실제로 목회 현장에서 일어나는 방식에 관해서 장로교회의 표준문서인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을 기준으로 제시를 했다. 목회자라 하더라도 요리문답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은 2부부터 읽으실 것을 추천 드린다. 이 책이 한국 교회와 개인의 성화 있는 삶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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