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비극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분별에 주는 유익 중 한 가지는 그리스인들의 만연한 히브리스(hybris)에 관한 것이다.
히브리스는 인간의 오만함을 일컫는 것으로 하나님의 영역을 넘보거나 자신과 타인에 대한 난폭함, 즉 지나침을 가리키는 말로 타인에 대한 경우에는 그것은 오만, 무례함, 인격적·신체적·성적 폭력을 가리키며 자신과 관련해서는 무절제한 행위들과 같이 자기 절제력을 잃어버리고 자신을 방탕에 방임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영어에서 동의어로 hubsis로 번역되며, 한글에서는 오만이나 교만으로 번역된다.
히브리스는 기본적으로 탁월함(Arete)를 배경으로 한다. 이것은 그가 실제로 가진 자질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탁월함과 다른 지점은 그 탁월함이 거친 행동(Ate)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마치 하늘을 날던 이카루스는 아버지 다이달로스의 경고를 무시하고 경계를 넘어서 태양 가까이 날게 되면서 추락이라는 징벌(Nemesis)를 맞이하게 된다.
개혁신학은 탁월함을 추구하는 특징이 있고 그런 특징 때문에 이런 히브리스의 문제를 안고 있다. 무례하고 폭력적이며 안하무인이 되거나 더러는 성적 문제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문제들에는 히브리스의 문제가 기본으로 깔려 있다.
개혁신학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탁월함에 대한 모방(mimesis)은 반드시 내적인 결함 역시 같이 떠오르게 한다. 그리스 비극에서 이 내적 결함은 자기 책임으로 가져가는 숭고함을 보이지만 히브리스는 오만하고 무례한 행동을 정당화한다. 결함에 대한 자기동일성이 훼손되고 탁월함에 대한 자기동일성이 강화되면서 탁월함은 무례함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진정한 탁월함이란 자기 경계를 잘 아는 것이다. 고성능 차일수록 제동장치가 더 중요해지는 법이다. 제동장치 없는 고성능차는 재앙인 것처럼 히브리스로 가득찬 탁월함은 재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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