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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자료실/동양고전학

포정와 문혜왕의 대화

포정와 문혜왕의 대화
장자<內 篇>養生主 ....중에서 
庖丁爲文惠君解牛 
한 백정(포정)이 문혜왕(전국시대 양나라 혜왕)을 위하여 소를 잡은 일이 있었다. 
... 手之所觸, 肩之所倚, 
足之所履, 膝之所기, 
획然嚮然, 奏刀획然, 
莫不中音. 合於桑林之舞, 乃中經首之會.
그의 손이 닿는 곳이나. 어깨를 기댄 곳, 발로 밟은 곳, 무릎으로 짓누른 곳은 
슥삭슥삭 (푸덕푸덕)하는 소리와 함께 칼이 움직이는 대로 
뼈와 살이 떨어져 나가는 소리(嚮然)가 났는데.
음률에 맞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의 동작은 상림의 춤(탕임금이 만들었다는 춤)과 같았고, 
그 절도는 경수(요임금의 음악인 함지의 악장)의 음절에도 맞았다. 
文惠君曰:『희, 善哉! 技蓋至此乎?』
문혜왕이 말하였다.
"아아, 훌륭하도다. 그 기술(재주/솜씨)이 어떻게 그와 같은 경지에 이를 수 있느뇨?" 
庖丁釋刀對曰:『臣之所好者道也, 進乎技矣, 
백정은 칼을 놓고 대답하였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도(道)로써 재주보다 앞서는 것입니다. 
始臣之解牛之時, 所見无非牛者. 三年之後, 未嘗見全牛也. 
처음 제가 소를 잡을 때에는 보이는 것이 소가 아닌게 없었읍니다. 
3년이 지나자 소가 온전한 모습 그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方今之時, 臣以神遇而不以目視, 官知之而神欲行. 
지금에 이르러서는 소를 마음으로 만나지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눈의 감각 기능을 멈추고 마음의 눈에 따라 손을 놀립니다.
依乎天理, 批大却 導大관因其固然, 技經肯계之未嘗微애, 而況大고乎! 
저는 천리를 따라 큰 틈새와 빈 곳에 따라 칼을 놀리고 움직여 
소의 본래의 구조 그대로를 따라갈 뿐 입니다.
그 기술의 미묘함에 아직 한번도 힘줄이나 질긴 근육을 건드린 일이 없사온데,
하물며 큰 뼈야 다 말할게 없습니다.
良포歲更刀, 割也. 族포月更刀, 折也. 
솜씨 좋은 백정은 1년에 한번 칼을 바꾸는데, 그것은 살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백정들은 달마다 칼을 바꾸는 데, 뼈를 자르기 때문입니다.
今臣之刀十九年矣, 所解數千牛矣, 而刀刃若新發於형. 
彼節者有閒, 而刀刃者無厚. 以無厚入有閒, 恢恢乎其於遊刃必有餘地矣.
지금 제 칼은 19년이 되었으며, 수천마리의 소를 잡았으되, 
칼날은 방금 숫돌에 간 것 같습니다.
소의 뼈마디에는 틈이 있는데 칼날에는 두께가 없습니다.
두께가 없는 것을 틈이 있는 곳에 넣기 때문에 
칼을 휘휘 놀려도 항상 여유가 있는 것입니다.
是以十九年而刀刃若新發於형. 
雖然, 每至於族, 吾見其難爲, 
출然爲戒, 視爲止, 行爲遲. 動刀甚微, 
그래서 19년이 지났어도 칼날은 새로 숫돌에 갈아 놓은 것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뼈와 살이 엉킨 곳에 이르게 되면, 
저도 어려움을 느껴 조심조심 경계하며 눈길을 거기에 모으고 
천천히 손을 움직여서 칼의 움직임을 아주 미묘하게 합니다.
획然已解, 如士委地. 提刀而立, 爲之四顧, 爲之躊躇滿志, 善刀而藏之.』
그러면 살이 뼈에서 발려져 흙이 땅 위에 쌓이듯 쌓입니다. 
그리고 나면 칼을 들고 서서 사방을 둘러보며 만족스러운 기분에 잠깁니다. 
그러고는 칼을 닦아 챙겨 넣습니다." 
文惠君曰:『善哉! 吾聞포丁之言, 得養生焉.』 
문혜왕이 말했다.
"훌륭하구나. 나는 백정의 말을 듣고 양생(養生)의 도를 터득했도다." 
출처 : 莊 子『莊子今註今譯』, 陳鼓應, 中華書局(香港),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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