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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

목사가 지닌 한계와 그 너머 노승수 목사 교회는 원리적으로는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공동체여야 하지만 현실 교회들은 지역적인 색깔이나 계층적인 색깔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목회하는 목사들은 대부분 자신이 목회하는 사람들의 집단에 영향을 받습니다. 이런 현상을 벤게메렌은 "현실정치"라고 했습니다. 선지자의 메시지에 백성대중의 목소리가 덧입혀지는 현상을 두고 한 표현입니다. 예를 들어서, 가진 자들이 많은 지역에서 목회하면 가진 자의 편으로 더 기울게 되고 가난한 자들이 많은 지역에서 목회하면 더 가난한 자의 편으로 기울어지는 사고를 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맑스는 물적 토대가 우리 사고를 지배한다고 했습니다. 유물론에서 비롯된 통찰이지만 놀랍지 않습니까? 그가 처한 현실이 그의 생각을 지배해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 더보기
애로스와 추동 플라톤의 향연에도 추동에 관한 성찰이 가득하다. 은 비극작가 아가톤의 경연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아가톤의 집에서 잔치를 하면서, 소크라테스를 비롯해 모인 사람들이 에로스에 대해 말한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이 사랑은 주로 갈망이라 표현되었으며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이다. 소크라테스와 그 시대는 동성애가 만연했던 시대다. 특히 이 시대의 동성애는 주로 나이 많은 자에 의한 소년에 대한 사랑, 이를테면 소아성애같은 류이다. 엄밀하게 아주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구도로 이뤄져 있다. 청년 알키비아데스는 소크라테스를 유혹한다. 물론 소크라테스는 그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의 사랑은 아름다움 자체를 향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보통 플라톤의 사랑을 플래토닉 러브라고 해서 육체적 사랑이 없는 것처럼 생.. 더보기
무엇이 인간의 변화를 가능케 하는가? 개통령 강형욱의 "개는 훌륭하다"를 보면 개들은 여지 없이 변한다. 개들은 애착과 추동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포유류다. 주인과의 유대를 통해서 거기에 적응하는 존재다. 선지자 이사야도 이르기를 "소는 그 임자를 알고 나귀는 그 주인의 구유를 알건마는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도다 하셨도다"(사 1:3)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에게 전한다. 이 말은 포유류의 행동이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유비적으로 보여준다는 말이기도 하다. 강형욱씨가 개입되자마다 개들의 행동은 변한다. 이 말은 개들의 행동의 대부분이 주인의 행동의 반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며 동시에 개들은 추동과 애착에 의해서만 자기 행동을 결정짓기 때문에 금방 변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주인의 변화, 혹은 가르치는 자의 변화.. 더보기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에 나타난 행위언약과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행위 언약을 부정하는 분들이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가 진실한 장로교회의 신앙고백서라면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부정하면서 이를 회중파의 신학으로 치부하는데요. 그럼 그들의 말대로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는 과연 행위 언약을 부정할까요? 아래는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 15장입니다. 우선 논지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의 달아 둔 #해시태그 와 거기 매겨진 1-8의 번호를 따라서 읽으시기를 바랍니다. 1. 율법의 온전히 지켜질 때, 영생과 영원한 복을 주시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고백한다고 말합니다. 이게 뭘까요? 행위언약이란 용어를 안 썼지만 순종을 조건으로 영생을 말하는 행위언약 조건의 구체적 내용입니다. 2. 행위언약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호도하는 것이 있는데 행위언약을 강조하는 개혁파 신학이 .. 더보기
목사가 지닌 한계 목사들은 대부분 자신이 목회하는 사람들의 집단에 영향을 받습니다. 이걸 벤게메렌의 "현실정치"라고 했죠. 가진자들을 목회하면 가진자의 편이 되고 가난한 자를 목회하면 가난한 자의 편이 됩니다. 그러나 목사는 가진자의 편이나 가난한 자의 편이 아니라 하나님의 편이 되어서 성경의 메시지를 선지자적으로 세상에 선포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벤게메렌이 말하는 현실정치의 성경의 버전은 예레미야를 들 수 있습니다. 예레미야서를 보면 예레미야의 메시지는 "까불지말고 바벨론에게 포로로 가라. 그게 하나님이 정하신 것이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수의 민족주의를 표방하던 거짓 선지자들은 하나님이 유다와 그 선민된 백성을 버리실 리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에 관점으로보면 예레미야는 마치 적국의 편을 드는 것처럼 보이며 매.. 더보기
사랑과 윤리 상담을 하다보면 누군가 타인의 마음을 만난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은 저마다 각자의 세계 속에서 사는 것처럼 느껴져요. 동일언어 동일문화 속에서도 바벨탑이 상존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적어도 제 눈에는 그렇게 비칩니다. 설혹 어떤 팬덤이 만들어져도 그것마저도 자기 욕망의 투영같다고 느꼈어요. 마치 고대 신화적 세계 속에서 사람들이 우상에게 자기욕망을 투영하면서 종교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서로를 묶어내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기독교 신앙과 공동체는 그런 게 아니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것은 순전히 이상에 가깝죠. 그걸 현실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나마 우리가 삶에서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사랑이란 게 인간의 육체와 DNA 속에 일부 남아 있다는 것이죠. 원래 창조의 원.. 더보기
신약에서 주일에 관한 용례와 그 신학적 의미 신약에서 주일에 관한 용례와 그 신학적 의미 노승수 목사 신약 성경에 주일을 표현한 관용적 표현은 μιᾷ τῶν σαββάτων으로 안식 후 첫날이라고 주로 번역되었다. 우리말 성경으로 읽을 때, 안식일 다음 날이라는 뉘앙스를 갖지만 사실상 이 표현은 의역에 가깝다. 바우어 사전에 의하면, 여기에서 사용된 안식일이라는 단어의 용례는 '1주일'을 의미한다. 단수형이나 복수형을 통틀어서 이 용례는 모두 주님의 부활을 가리키는 날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그 용례들은 다음의 구절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 Mt 28:1 Mk 16:2; Lk 18:12. Lk 24:1; J 20:1, 19; Ac 20:7; 1 Cor 16:2) μιᾷ τῶν σαββάτων이란 표현에서 사용된 안식일을 의미하는 τῶν σα.. 더보기
고대적 세계관과 성경의 세계관 한자의 기원에 해당하는 갑골문자는 사실 문자로서 기능했다기보다 점술로서 기원했다. 적어도 한자의 경우는 소통의 언어가 그 출발점이 아니라 제의의 언어가 그 출발점이다. 중국의 고대 왕조인 상과 은의 흔적이라고 해서 은허라고도 한다. 여기서 갑(甲)이란 거북의 배딱지(腹甲)를 의미하며 골(骨)이란 짐승의 앞다리와 만나는 어깨빼(獸骨)를 일컫는다. 이 견갑골이나 거북의 배딱지를 불어 구워서 그것이 갈라지는 방향을 보고 점을 친 것이다. 처음에는 순전히 점술로서만 기능하다가 후에 여기에 초기 문자라 할 수 있는 상형문자를 새기고 그것을 불에 던져 그것이 갈라지는 방향으로 하늘의 뜻을 묻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성경의 제사장의 예복에 등장하는 우림과 둠밈과 같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럼 왜 하필 거북의 배딱지를.. 더보기